한국일보

먹는장사 이렇게 하라

2008-05-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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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무너지면 사업이 어려워진다

벌써 10년도 지난 일이다. 의욕적으로 식당을 개업했는데 나와 어머니는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무엇인가 잘못 되어가고 있으며 괜히 식당을 열었구나 하는 후회를 하기 시작했다. 우선 아침부터 저녁까지 움직여야 하는 가게 일이 너무나 힘들었다. 그리고 음식은 열심히 만들었는데 손님이 없을 때, 또한 일을 하다가 주인인 나와 어머니에게 괜한 짜증을 내면서 담배를 피우러 나가시는 주방장 아저씨를 볼 때마다 이건 아니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불과 몇 주 전에 가졌던 희망과 열정은 모두 상실한 채 깊은 패배의식에 어디로 도망가고 싶은 생각만이 간절했다. 마음이 무너지고 두려움과 후회만이 생기는 상태,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우울해진다.
이제는 제법 식당업에 성공했다고 인정받는 요즘 “식당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면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잘 관리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사실 많은 분들은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야 한다든지, 손님에게 특별하게 서비스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 생각을 하지만 마음이 무너져서 일에 대한 열정을 잃은 사람이 과연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런 마음 상태로 손님을 밝고 따뜻하게 대할 수 있을까? 나는 사업이 어려워져서 마음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사업이 내리막길로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분들은 사업이 어려워져서 의기소침할 때만 마음이 무너진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업이 너무 잘 돼서 손님이 넘칠 때도 마음은 무너질 수 있다. 내 경우도 가게가 어느 정도 안정되고 손님도 많이 오기 시작하면서 예전에는 마찰 없이 잘 대하던 까다로운 손님들과 언쟁을 자주하곤 했다. 그리고 그런 손님을 볼 때마다 마음속에서 너 안 와도 나는 먹고 산다는 아주 교만한 마음을 품기도 했다. 그리고 내 마음이 이렇게 변하면서부터 사업은 참으로 힘들고 어려워졌었다. 그러면서 나는 낙담과 후회와 함께 교만과 자만심도 똑같이 마음을 무너뜨리고 사업을 힘들게 만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마음이 흩트려져서 열정과 의욕을 잃은 분이 식당사업을 성공적으로 할 수는 절대 없다. 왜냐하면 식당은 사람과 계속 접촉해야 하는 서비스 사업이기 때문에 지치고 또는 교만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손님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식당사업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힘든 사업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그 힘든 일을 즐겁고 기쁘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이 장기적으로 식당사업에서 성공을 하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이것이 핵심!>
1. 후회, 두려움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지난 것은 잊고 눈앞에 있는 한 사람의 손님을 만족시키는 것에 열정을 가져라.
2. 잘 될 때 가지는 교만함과 자만심은 망하는 길의 시초라고 생각해라.
3. 마음 관리는 노력해야 한다. 어려운 상황도 늘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해석하도록 노력해라.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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