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바니와 클라이드’

2008-04-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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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공황 시대 살인·강도행각 실화

과다한 폭력과 유혈 때문에 큰 논란거리가 되었던 워렌 베이티(제작 겸)와 페이 더나웨이가 주연한 1967년 작. 아서 펜이 감독한 폭력을 예술형태로 승화시킨 영화다. 1930년대 초 경제공황시대 미 남부를 휩쓸며 은행강도와 살인행각을 벌인 남녀 살인범 바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의 실화다. 한국에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제목으로 나왔었다.
바니와 클라이드는 둘 다 남부 출신 촌뜨기로 우연히 만나 은행 강도 겸 애인이 된다. 총을 마치 장난감처럼 여기며 으스대는 소년 같은 클라이드가 바니를 처음 만난 것은 클라이드가 남부의 한 작은 마을에서 바니 어머니의 차를 훔치려고 하면서였다.
이때부터 천생연분인 바니와 클라이드는 훔친 차를 몰고 다니며 은행을 털고 경찰을 사살하면서 전국의 탑 뉴스거리가 된다. 연인강도팀에 합류하는 것이 천진난만한 주유소 종업원 C.W. 모스와 클라이드의 형 벅(진 해크만)과 형수 블랜치(에스텔 파슨스가 오스카 조연상 수상).
악인은 지옥으로 간다고 결국 이들은 모두 경찰에 의해 사살된다. 특히 바니와 클라이드가 한적한 시골길에서 경찰의 기습총격을 받고 살해되는 모습을 슬로모션으로 찍은 라스트신은 장렬하고 충격적이면서도 아름답기까지 하다. 바니와 클라이드는 실제로 1934년 5월23일 타고 가던 차 안에서 모두 187발의 총알을 맞고 죽었는데 바니는 샌드위치를 입에 문채 죽었다고 한다. 또 영화에서는 클라이드를 성무 능력자로 만들었지만 실제로 그는 이성애자이며 동시에 호모 경향이 있었다고.
30년대 초 분위기를 잘 살린 촬영(오스카상 수상)과 의상, 소품 및 자동차와 음악 등이 모두 사실적이요 훌륭하다. 영화는 흥행에서도 성공, 당시로서는 엄청난 액수인 2,300만달러를 벌었다. 60년대 말 많은 미국인들이 느꼈던 시대상인 인간의 소외화와 비인간화의 상징적 인물이었던 바니와 클라이드는 허구가 사실을 극화해 만들어낸 스크린의 반영웅들이었다. 등급 R. 개봉 40주년을 맞아 디스크 2장짜리 특집판이 나왔다. 40달러. WH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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