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밥 없으면 허전한 당신 서양식은 어때요

2008-04-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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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이 워낙 토종이라 ‘밥’을 먹지 않으면 왠지 허전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어쩌다 서양 음식점을 가게 되면 뭘 시켜야 될지 고민하게 마련이다. 이때 위안이 되는 것은 서양 음식 중에도 한국식 밥과 비슷한 음식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스페인의 전통 요리인 빠에야(Paella)는 한국식 해물 돌솥 볶음밥과 꼭 닮은 꼴이다. 이탈리아식 리조또(Risotto)도 프라이팬에 쌀과 재료를 넣고 부드럽게 만든 볶음밥이다. 프랑스의 도리아(Doria) 역시 볶음밥 위에 치즈를 얹어낸 ‘치즈 볶음밥’

정도를 떠올리면 되겠다. 단 한국식 볶음밥은 꼬들꼬들한 질감이 특징이지만 이들 볶음밥은 약간 더 부드러운 질감이며, 주로 닭고기와 해산물을 재료로 사용한다.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별미 서양식 밥 요리에 대해 설명하고, 백지원 요리전문가의 ‘모락모락 밥 한그릇’이 선보인 서양식 밥 요리 레서피도 덤으로 소개한다.


리조또(Risotto)
생쌀·해물 넣고 볶은 이탈리아 북부식

빠에야가 스페인 요리라면 리조또는 이탈리아에서 애피타이저로 자주 이용되는 요리다. 나폴리나 시칠리아 등 이탈리아 남부는 토마토 소스를 쓰는 피자와 파스타가 발달했지만, 베네치아와 볼로냐, 밀라노 등 북부지역은 육류와 치즈, 쌀을 이용한 요리가 많은데, 대표적인 음식이 리조또다. 리조또는 볶음밥과 비슷하지만 이미 익힌 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프라이팬에 생쌀을 볶아 재료들을 넣고 함께 끓여서 익힌다. 주로 해산물을 듬뿍 넣고 만들며 부드럽고 담백하며 고소한 맛이다. 빠에야와 마찬가지로 사프란을 즐겨 넣거나 토마토로 색상을 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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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리조또>

▲재료: 쌀 2컵, 물 2컵, 새우 12마리, 양파 1개, 다진 마늘 1 1/3큰술, 양송이 버섯 5개, 버터 4큰술, 화이트 와인 3/4컵, 생크림 2/3컵,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파미잔 치즈 2/3컵, 다진 파슬리 1큰술

▲만들기: 쌀은 밥 짓기 1시간 전에 씻어 물에 담가 불린 후 체에 건져 물기를 뺀다. 새우는 꼬치로 등 쪽의 내장을 뺀 후 몸통의 껍질을 벗긴다. 양파와 마늘은 곱게 다진다. 양송이 버섯은 3mm 두께로 썬다. 달군 팬에 버터를 녹이고 양파와 마늘을 볶은 뒤 쌀을 넣고 투명하게 볶는다. 물을 조금씩 붓고 저으면서 쌀이 익기 시작하면 화이트 와인을 넣고 계속 섞는다. 윗물이 거의 다 없어지고 쌀이 익으면 생크림과 양송이 버섯, 새우를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파미잔 치즈와 다진 파슬리를 섞고 불을 끈다.


도리아(Doria)
그라탕에 치즈를 얹어 고소한 프랑스식

도리아는 프랑스 ‘도리아’ 지방식 그라탕을 말한다. 그라탕이란 다진 고기나 으깬 감자 등 위에 화이트 소스를 얹고 빵가루와 치즈를 뿌린 뒤 표면이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오븐에 구운 프랑스 요리다. 도리아 중 가장 유명한 요리는 토마토 소스와 닭고기가 들어간 치킨 도리아로 치즈의 고소한 맛이 더해져 더욱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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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도리아>

▲재료: 양파 1개, 닭고기 안심 6쪽(약 100g), 새우 100g, 버터 2 1/2큰술, 화이트 와인 1 1/2큰술, 토마토케첩 6큰술, 우스터소스 1큰술, 모짜렐라 치즈 적당량, 다진 파슬리 1큰술,
<밥> 밥 4공기, 버터 1 1/2큰술, 소금 1/3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화이트 소스> 버터 1 1/2큰술, 밀가루 2큰술, 우유 1 1/2컵, 시판용 고형 치킨스톡 1개(없으면 닭 육수 1컵).

▲만들기: 팬에 버터를 두르고 밥을 볶아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팬에 버터 2큰술을 두르고 잘게 썬 양파를 볶다가 닭고기를 넣는다. 여기에 새우와 백포도주, 토마토케첩, 우스터소스를 순서대로 넣어 볶는다. 버터에 볶은 밥을 넣고 같이 볶는다. 버터에 밀가루를 볶다가 불을 끄고 우유를 조금씩 넣고 저어 멍울이 생기지 않도록 풀어준 후 다시 불을 켜고 치킨 스톡을 넣어 화이트 소스를 만든다.

빠에야(Paella)
스페인 전통요리… 해물 볶음밥과 비슷

빠에야는 유럽에서 쌀 소비가 가장 많은 스페인의 대표적인 요리다. 넓은 팬에 닭고기와 양파, 마늘을 볶다가 쌀과 생선 육수를 붓고 해산물을 얹어서 만든 일종의 볶음밥이다. 원래 빠에야라는 말은 이 요리를 해 먹는 바닥이 넓고 얕은 뚜껑 없는 냄비를 가리킨다. 지금은 스페인뿐만 아닌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국제 요리가 됐다. 빠에야는 향신료 사프란(saffran)을 주로 사용하며 해산물을 넣은 요리가 많다. 과일주와 와인을 섞어 만든 ‘그랑셰리’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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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 빠에야>

▲재료: 쌀 2컵, 닭다리살 100g, 피망 1개, 토마토 3개, 오징어 1마리, 새우 6마리, 홍합 8개, 모시조개 8개, 올리브 오일 2큰술, 마늘 5쪽, 양파 1개,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시판용 고형 치킨스톡 2개(없으면 닭 육수 2컵), 물 2컵, 사프란(saffran) 약간

▲만들기: 쌀은 밥 짓기 1시간 전에 씻어 체에 건져 불린다. 토마토는 끓는 물에 데쳐 껍질을 벗기고 씨를 빼고 깍둑 썬다. 닭다리 살은 얇게 저며 썬다. 마늘과 양파는 곱게 다지고 피망은 작게 사각 썬다. 오징어는 내장을 꺼내고 껍질을 벗긴 뒤 둥글게 썬다. 홍합은 수염을 떼고 껍질을 솔로 문질러 깨끗이 씻는다. 새우는 등 쪽의 내장을 꺼내고 소금물에 씻어 건진다. 모시조개는 소금물에 담가 해감을 뺀다. 빠에야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얇게 썬 닭다리 살과 양파, 마늘을 넣고 볶는다. 토마토를 넣고 살짝 익힌다. 불린 쌀을 넣고 투명해질 때까지 볶은 뒤 물과 사프란 우린 물, 치킨스톡을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해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이고 쌀이 익으면 해물과 피망을 넣는다. 윗물이 없어지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뜸을 들인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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