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대인과 불면증

2008-03-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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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들어 괴로운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국인 60% 정도는 일주일에 며칠씩 잠 못자서 뒤숭숭한 불면증을 겪는다. 수면제와 숙면을 돕는 이불, 소음차단 기구와 여러 가지 숙면 유도기 등이 날개 돋친 듯 팔리지만,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은 줄지 않는다.
24시간 돌아가는 현대인의 삶의 구조가 올빼미 스타일의 삶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TV와 컴퓨터에는 언제나 흥미롭고 자극적인 프로그램들이 돌아가고, 밤에도 대낮처럼 환하게 불을 밝히고 일을 하며, 여러 가지 오락에 몸과 마음을 빼앗기고 있으니 우리 안에 있는 생체시계가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사람의 생체리듬은 낮에는 밝게, 밤에는 어둡게 사이클이 돌아가도록 되어 있고, 어두움이 시작될 때 몸에서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시켜 몸과 마음을 안정시켜서 잠으로 유도한다.


그런데 지나치게 밝은 빛은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여 수면장애를 가져오는 것이다.
충분한 잠은 건강한 식생활과 운동만큼 중요하다.
잠을 잘 때 여러 가지 면역작용과 성장에 관련된 호르몬의 분비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뇌의 단백질 합성을 늘려서 전날 보고들은 정보를 정리하고 기억하도록 해준다.
그래서 새벽녘에 잠을 충분히 자야 학습능률이 오른다. 또 뇌의 삭제작용을 도와주기도 하여 전달 입력된 생각이나 느낌 중 필요 없는 부분들은 수면 중에 지워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자고나면 웬만한 기분 나쁜 일은 사라지고 다시 새롭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잠이 부족하면 머리가 띵하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몸이 축 늘어지고, 최면에 걸린 듯 멍하고, 우울하고 짜증스러우며 온몸이 뻐근한 증세가 나타난다. 그래서 필요한 수면보다 1시간 정도만 적게 자도 다음날 일의 능률이 30%나 떨어진다.

면역체계도 함께 졸기 때문에 각종 세균과 질환을 물리칠 힘이 부족하게 되어 병도 부채질되거나 악화된다. 그래서 잠만 충분히 자도 건강에 많은 치유효과가 있게 된다.

불면증은 주로 현대인들의 급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과 걱정이 많은데서 오는 라이프스타일 때문에 생긴다. 때문에 불면증의 치료는 의료적인 문제이기보다는 정신적인 문제로의 치료법이 더 효과적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약으로 빨리 쉽게 해결하려는 욕심 때문에 수면제 등을 복용하지만 약에 대한 의존성과 부작용 때문에 만성 불면증으로 더 시달리게 된다. 그래서 불면증의 근본치료는 자연스런 심리요법과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먼저 생활 습관을 바꾸어야 한다.
매일 밤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도록 하고, 오후 3시 이후에는 낮잠을 자지 말며, 오후 늦게부터는 카페인, 알콜, 니코틴 등을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적이되 잠자기 2~3시간 전에 해야 한다. 몸이 흥분상태가 되면 긴장완화에 방해가 되어 잠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녁식사도 잠자리에 들기 전 2~3시간 전에 해서 소화가 어느 정도 끝난 다음에 해야 한다. 침실은 어둡고 조용하게 하고 감각적인 자극에 민감한 사람은 눈 덮개와 귀마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적당히 햇볕을 쪼이는 것은 불면증에 아주 중요하다. 밤에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되어 숙면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우울증과 여러 가지 정신장애로 인한 불면증은 심리적인 치료와 함께 약물치료, 긴장 완화요법 등을 병행하는 전문가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213)500-0838
서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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