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양키즈의 자랑’

2008-03-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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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한 양키즈 강타자 루 게릭의 삶
평범해도 진솔하게 그린 흑백 걸작

후에 루게릭병이라 명명된 신경조직 붕괴병에 걸려 요절한 양키즈의 강타자 루 게릭의 삶을 그린 준수한 흑백걸작. 샘 우드 감독의 1942년작.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착한 루 게릭(레리 쿠퍼)은 컬럼비아대에 다니면서 부모의 뜻대로 엔지니어가 되려고 한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방망이 솜씨가 뛰어난 루는 틈만 나면 야구장에서 산다. 그리고 루의 솜씨를 간파한 스포츠 기자 샘이 루를 양키즈에 소개한다. 처음에는 입단을 거절하던 루는 어머니가 갑자기 입원하는 바람에 치료비 조달차 계약을 맺는다.
그의 선수생활은 1925년 6월부터 시작된다. 첫 게임은 시카고서 열리는데 루는 이 경기를 보러 온 청순미가 가득한 엘리노어(테레사 라이트)를 사랑하게 돼 그녀를 아내로 맞는다. 루는 전성기 때 엄청난 타력을 발휘, 양키즈를 월드 시리즈 챔피언으로 끌어올리는데 큰 기여를 하나 1939년 갑자기 슬럼프에 빠진다. 루게릭병 때문이었다.
그는 팀에서 물러나면서 양키즈 구장에서 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고별인사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불운을 맞았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나 자신을 이 지구상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영화에는 루와 쌍벽을 이루던 강타자 베이브 루스와 명캐처 빌 니키 등 여러 명의 실제 양키즈 선수들이 출연했다.
이 영화의 장점은 유별나게 뛰어나거나 눈부신 점이 없다는 것이다. 매우 평범하고 솔직하며 유머가 있고 또 자연스럽고 아늑해 정이 간다.
MGM은 야구시즌을 맞아 이 영화와 함께 다른 2편의 야구영화를 DVD로 출시했다. ▲‘불 더램’(Bull Durahm)-섹스와 스포츠에 관한 삼삼한 코미디. 노스캐롤라이나 마이너리그의 두 선수와 팀의 광적인 여성팬 간의 삼각관계. ▲‘8명 아웃’(Eight Men Out)-1919년 현금 대신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일부러 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블랙삭스’ 스캔들 실화. 각기 15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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