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캘리포니아 낚시동호회 해프데이 ‘정출’ 동반기

2008-03-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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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는 운’...못잡아도 go~

“아빠! 또 스콜피온 피시가 잡혔어요!” “와~ 여기 좀 와 보세요! 큰놈이 올라와요!” 지난 주말 생전 처음 바다낚시를 따라 나섰다. 낚시의 ‘낚’자도 모르는 터이지만 가끔 피어 낚시를 나가는 남편이 낚시를 왜 좋아할까 궁금하기도 해서 부부가 함께 ‘캘리포니아 낚시 동호회’(California Korean Fishing Club)의 해프 데이 정출에 따라 나섰던 것. 바다와 낚시에 푹 빠진 한인 강태공들이 모여 온라인에서 탄생된 캘리포니아 낚시 동호회는 지난 2006년 초에 결성돼 온 오프 모임을 활발히 갖고 있는 낚시 동호회다. 총 등록 회원은 456명. LA는 물론 오렌지카운티, 밸리, 멀리는 테메큘라에서 사는 회원들이 모여 바다낚시, 민물낚시 등 낚시를 통해 돈독한 정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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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처음 아빠 김신제씨와 함께 나온 데이빗 김군.


지난 3월8일 가진 모임은 올 들어 3번째 큰 정출(정기출조) 모임. 매달 갖는 정출에는 대개 30~40명이 모이지만 이날 정출에는 회원 27명이 다소 쌀쌀한 봄바람 속에 바다로 나갔다. 샌피드로 항에서 탄 매트 월시(Matt Walsh) 호는 작지도 크지도 않은 배로 총 65명이 승선할 수 있는데, 동호회 회원들 외에도 여러 낚시꾼들이 함께 동승했다.
보통 낚시하면 혼자 하는 레저활동 내지는 자아를 찾거나 ‘사색의 시간’을 위해 강태공이 되어보는 취미활동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낚시 역시 여럿이서 함께 물고기를 낚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동호회의 매력녀 캐티씨(32)는 “혼자 낚시를 다니다가 동호회에 가입했는데, 사람들과 함께 모여 고기 낚는 즐거움도 나누고, 재미나게 수다도 떨고, 물고기 잡는 재미 외에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낚시는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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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초 시조회에서 모인 캘리포니아 낚시 동호회 회원들. 바다낚시, 민물낚시 고루 즐기는 동호회다.
<사진 제공 캘리포니아 낚시 동호회>

초보 넘으면 손맛에 ‘푹’~
부부-3대가 함께‘강태공’

자연과 하나되며 사람 사귀는 매력
초보가 대어 낚고 20년꾼이 빈손도

보트가 있는 회원들도 있고, RV를 이용해 낚시 여행을 떠나는 회원들도 있다. 7세부터 아버지를 따라 붕어낚시부터 배웠다는 클럽장 전성민씨(46)는 “다양한 직업에서 각자 살고 있다가 낚시라는 한가지 매력에 금방 친구가 되는 것이 동호회의 장점”이라며 “특히 낚시 동호회는 자연과 더불어 사람 사귀는 매력이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의외로 놀라웠던 것은 가족단위로 배를 탄 회원들이 많았던 점. ‘어르신’ 아버님을 모시고 온 회원들도 있었고, 특히 아빠와 함께 나들이 삼아 배를 탄 회원들이 적잖이 눈에 띄었다.
작년에 이어 이날 또 아들과 함께 바다에 나왔다는 제프 최(48)씨는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게 뭐 없을까 찾다가 지난해 처음 아이를 데려왔는데 저보다도 아이가 낚시에 푹 빠졌어요. 날 풀리면 낚시 또 가자는 약속을 오늘 지켰죠. 낚시하는 법도 아이에게 가르쳐 주면서 아이와 많이 얘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아요”라며 가족 낚시를 적극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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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카바존 물고기를 낚은 표세준씨가 잡은 물고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클럽에서 일명 ‘레니 아빠’로 통하는 정연구씨(41)는 아들 레니가 낚시에 빠진 지 벌써 3년째라고 자랑했다.
삼대가 함께 낚싯대를 펼치고 여자들은 구경하는 가족도 있었다. 친구 덕에 이날 처음 동호회 모임에 참여했다는 잭 황씨(37)는 부모님, 아내와 아들 해리(11)까지 대동하고 나왔다. 아버지 황종학씨(67)는 “한국에서도 낚시를 즐겼는데, 손자도 좋아하고, 한국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며 즐거워했다.
이날 해프 데이 바다낚시는 살아있는 앤초비, 오징어 등 호화로운 미끼들을 썼다.
샌피드로 항 LA 하버 스포츠피싱(Los Angeles Harbor Sportfishing)에서 35달러에 표를 구입하면 배에서 낚시할 수 있는 위치가 적힌 승선표를 나눠주는데, 30~40분 정도 바다로 나가니 첫 번째 지점에서 배가 멈춘다. 매운탕 감인 꽤 큰 락카드가 잡혔지만 시즌이 아니라 잡히는 대로 안타깝게 놓아준다. 락카드 시즌은 4월부터다.
지느러미에 독이 있다는 스콜피온 피시는 낚을 때마다 배의 도우미가 다니면서 지느러미를 잘라줬다. 잘못 독이 있는 부분을 잡으면 손에 잠시 마비가 생길 수도 있어 처리에 주의해야 한다.
이날 피싱 포인트는 모두 4곳. 롱비치 근해에서 선장이 물고기가 잡힐 만한 포인트로 이끌었다. 클럽에서 ‘어두일미’란 아이디를 쓰는 노준호(55)씨는 부부가 함께 낚시를 다니는 매니아이자 낚시 고수. 초보를 ‘꾼’으로 만들어 준다는 노씨는 매주 낚시를 나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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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낚시 동호회 회원들이 각각 잡은 물고기들을 들어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낚시를 오래 다니다 보니, 어떤 배를 타면 좋은지, 어떤 선장이 좋은지도 자연스레 알게 된다”며 “특히나 아이들과 함께 나오면 새로운 세계에의 도전과 독립심, 책임감을 길러주는데 좋다”고 조언했다.
이날 잡힌 어종들은 대개 락피시. 지난 2일부터 락피시를 잡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바다 온도는 3개월 늦다. 땅은 봄 맞을 채비를 하고 있지만 바다는 아직 겨울바다다. 하지만 이날 꾼들이 획득한 어종은 고등어, 스콜피온, 카바존, 새몬 그루퍼, 울프 장어까지 다양하게 잡혔다. 사이즈가 작은 어종이나 시즌이 아닌 물고기는 놓아주고, 집에 가져갈 잡은 생선은 배에서 내리기 전 선장이 하나하나 회를 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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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미큘라 거주 박상순씨가 바다장어 대어를 낚고 즐거워하고 있다.

이날 잡힌 녀석들 중에서 생각지 않게 잡힌 바다 울프 장어는 51인치짜리 대어. 대어를 낚은 행운은 테메큘라에서부터 낚시하러 온 박상순씨(40)에게로 돌아갔다. 또 어종을 정하고 미리 상금을 걸어 가장 무게가 많이 나가는 물고기를 낚은 낚시꾼에게 돌아가는 잭팟의 행운은 미국에 온지 6개월 정도된 어바인 거주 표세준씨로 표씨는 카바존이란 생선을 잡았다.
바로 옆에서 취재해 본 바다낚시의 즐거움은?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다. 물론 물고기 낚는 재미다. 하지만 그저 바다가 좋아서 바다낚시를 즐기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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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즐거워요.” 제프 최씨와 아들 케빈군.

“낚시는 운이죠. 초보가 대어를 낚기도 하고, 20년 넘게 경력이 있어도 한 마리도 못 잡는 허탕을 치기도 해요. 안 잡히면 약도 올라요. 집에서 기다리는 식구도 많은데, 안 잡히면 걱정돼요. 못 잡은 날은 마켓에서 횟감이라도 사가야 한다구요.”
낚시의 묘미를 알 듯 모를 듯싶다. 초보라서일까? 남편이 말한 그 ‘감’은 낚싯대를 잠시 들고 있어봤지만 당초 오지 않았다. 배 타기 전에는 6시간 바다 위에서 대체 뭘 하나 걱정했었지만 ‘기다림’과 낚는 재미를 구경하는 재미가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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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오렌지카운티, 샌디에고, 밸리 등 각 지역에서 온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걱정했던 뱃멀미도 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배에 승선하기 전 전성민 동호회 회장으로부터 건네 받은 멀미약 2알은 효과가 아주 좋았다.
덧붙이는 한마디. 큰일 났다. 골프공이 요즘 잘 안 맞는다고 골프 치기 싫다는 남편, 이제 바다낚시에 폭 빠질 태세다. 남편은 오랜만에 나가는 낚시가 즐거웠던지 43달러에 1년치 낚시 라이선스를 구매했다. 참고로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당일 스포츠 피싱 라이선스는 12.60달러다.
트가 있는 회원들도 있고, RV를 이용해 낚시 여행을 떠나는 회원들도 있다. 7세부터 아버지를 따라 붕어낚시부터 배웠다는 클럽장 전성민씨(46)는 “다양한 직업에서 각자 살고 있다가 낚시라는 한가지 매력에 금방 친구가 되는 것이 동호회의 장점”이라며 “특히 낚시 동호회는 자연과 더불어 사람 사귀는 매력이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의외로 놀라웠던 것은 가족단위로 배를 탄 회원들이 많았던 점. ‘어르신’ 아버님을 모시고 온 회원들도 있었고, 특히 아빠와 함께 나들이 삼아 배를 탄 회원들이 적잖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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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낚시 동호회 회원들이 샌피드로 항에서 지난 8일 3월 정기 출조 모임을 위해 배에 승선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이날 또 아들과 함께 바다에 나왔다는 제프 최(48)씨는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게 뭐 없을까 찾다가 지난해 처음 아이를 데려왔는데 저보다도 아이가 낚시에 푹 빠졌어요. 날 풀리면 낚시 또 가자는 약속을 오늘 지켰죠. 낚시하는 법도 아이에게 가르쳐 주면서 아이와 많이 얘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아요”라며 가족 낚시를 적극 추천했다.
클럽에서 일명 ‘레니 아빠’로 통하는 정연구씨(41)는 아들 레니가 낚시에 빠진 지 벌써 3년째라고 자랑했다.
삼대가 함께 낚싯대를 펼치고 여자들은 구경하는 가족도 있었다. 친구 덕에 이날 처음 동호회 모임에 참여했다는 잭 황씨(37)는 부모님, 아내와 아들 해리(11)까지 대동하고 나왔다. 아버지 황종학씨(67)는 “한국에서도 낚시를 즐겼는데, 손자도 좋아하고, 한국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며 즐거워했다.
이날 해프 데이 바다낚시는 살아있는 앤초비, 오징어 등 호화로운 미끼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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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낚시를 즐겼다는 캐티씨가 새몬 글루퍼 를 자랑하고 있다.

샌피드로 항 LA 하버 스포츠피싱(Los Angeles Harbor Sportfishing)에서 35달러에 표를 구입하면 배에서 낚시할 수 있는 위치가 적힌 승선표를 나눠주는데, 30~40분 정도 바다로 나가니 첫 번째 지점에서 배가 멈춘다. 매운탕 감인 꽤 큰 락카드가 잡혔지만 시즌이 아니라 잡히는 대로 안타깝게 놓아준다. 락카드 시즌은 4월부터다.
지느러미에 독이 있다는 스콜피온 피시는 낚을 때마다 배의 도우미가 다니면서 지느러미를 잘라줬다. 잘못 독이 있는 부분을 잡으면 손에 잠시 마비가 생길 수도 있어 처리에 주의해야 한다.
이날 피싱 포인트는 모두 4곳. 롱비치 근해에서 선장이 물고기가 잡힐 만한 포인트로 이끌었다. 클럽에서 ‘어두일미’란 아이디를 쓰는 노준호(55)씨는 부부가 함께 낚시를 다니는 매니아이자 낚시 고수. 초보를 ‘꾼’으로 만들어 준다는 노씨는 매주 낚시를 나선다고.
“낚시를 오래 다니다 보니, 어떤 배를 타면 좋은지, 어떤 선장이 좋은지도 자연스레 알게 된다”며 “특히나 아이들과 함께 나오면 새로운 세계에의 도전과 독립심, 책임감을 길러주는데 좋다”고 조언했다.
이날 잡힌 어종들은 대개 락피시. 지난 2일부터 락피시를 잡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바다 온도는 3개월 늦다. 땅은 봄 맞을 채비를 하고 있지만 바다는 아직 겨울바다다. 하지만 이날 꾼들이 획득한 어종은 고등어, 스콜피온, 카바존, 새몬 그루퍼, 울프 장어까지 다양하게 잡혔다. 사이즈가 작은 어종이나 시즌이 아닌 물고기는 놓아주고, 집에 가져갈 잡은 생선은 배에서 내리기 전 선장이 하나하나 회를 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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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를 잡으면 배에서 내리기 전 선장이 직접 회를 떠 주거나 부위별로 손질해 준다.

이날 잡힌 녀석들 중에서 생각지 않게 잡힌 바다 울프 장어는 51인치짜리 대어. 대어를 낚은 행운은 테메큘라에서부터 낚시하러 온 박상순씨(40)에게로 돌아갔다. 또 어종을 정하고 미리 상금을 걸어 가장 무게가 많이 나가는 물고기를 낚은 낚시꾼에게 돌아가는 잭팟의 행운은 미국에 온지 6개월 정도된 어바인 거주 표세준씨로 표씨는 카바존이란 생선을 잡았다.
바로 옆에서 취재해 본 바다낚시의 즐거움은?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다. 물론 물고기 낚는 재미다. 하지만 그저 바다가 좋아서 바다낚시를 즐기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
“낚시는 운이죠. 초보가 대어를 낚기도 하고, 20년 넘게 경력이 있어도 한 마리도 못 잡는 허탕을 치기도 해요. 안 잡히면 약도 올라요. 집에서 기다리는 식구도 많은데, 안 잡히면 걱정돼요. 못 잡은 날은 마켓에서 횟감이라도 사가야 한다구요.”
낚시의 묘미를 알 듯 모를 듯싶다. 초보라서일까? 남편이 말한 그 ‘감’은 낚싯대를 잠시 들고 있어봤지만 당초 오지 않았다. 배 타기 전에는 6시간 바다 위에서 대체 뭘 하나 걱정했었지만 ‘기다림’과 낚는 재미를 구경하는 재미가 의외였다.
걱정했던 뱃멀미도 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배에 승선하기 전 전성민 동호회 회장으로부터 건네 받은 멀미약 2알은 효과가 아주 좋았다.
덧붙이는 한마디. 큰일 났다. 골프공이 요즘 잘 안 맞는다고 골프 치기 싫다는 남편, 이제 바다낚시에 폭 빠질 태세다. 남편은 오랜만에 나가는 낚시가 즐거웠던지 43달러에 1년치 낚시 라이선스를 구매했다. 참고로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당일 스포츠 피싱 라이선스는 12.60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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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낚시 동호회 회원들.

캘리포니아 낚시 동호회
2006년 초에 결성 등록회원만 456명

연령 다양, 40~50대 주류
초보엔 기초부터 가르쳐
광어시즌 6~9월 정출 늘려
20인승 전용보트 곧 구입

매달 정출을 나간다. 6~9월의 광어 시즌에는 월 2회까지도 정출 모임이 열린다. 계획 없이 매주 ‘번개팅’ 하듯이 만나는 모임은 ‘번출’이라 부른다. ‘어두일미’ ‘창천백운’ ‘꾸도리’ ‘링카드’ ‘항상월척’ ‘Hookup’ 등 온라인 상에서 다양한 닉네임으로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고정 회원 연령층은 40~50대.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층은 다양하다. 여성멤버들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낚시 동호회는 사람 중심으로 현장에서 자연을 접하는 즐거움과 함께 육체적, 신체적 건강을 얻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보라도 고수들이 낚싯대 고르는 법부터 하나하나 찬찬히 가르쳐 준다. 매달 다른 테마로 낚시를 즐기고 있으며 팀장들이 모임을 준비해 가는 독창적으로 운영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앞으로 클럽 전용 20인승 보트도 구입할 예정. 유튜브(youtube.com)에도 동영상을 올리고 있는데 ‘hookup fishing’ 또는 ‘California Korean Fishing Club’을 검색어로 치면 관련 영상물도 찾을 수 있다.
문의 (714)469-7408, naking 007@hotmail.com

<글·사진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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