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타 인터뷰-틸다 스윈튼

2008-03-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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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회 오스카 여우조연상

기업 스릴러 ‘마이클 클레이턴’(Michael Clayton)으로 제80회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탄 틸다 스윈튼과의 인터뷰가 지난해 9월 토론토영화제 기간에 토론토의 포시즌스 호텔서 있었다. 스윈튼은 영화에서 거대 기업체의 부정을 비호하는 야심만만하고 냉정한 변호사로 나온다. 이 영화는 최근 DVD로 나왔다.

나의 삶은‘즐거운 난장판’


쌍둥이 엄마로 하루하루 계획 없이 살아
행복하고 안정된 가정 이뤄 자부심 느껴

-어떻게 역을 맡게 되었으며 영화 만드는 경험은 어땠는가.
▲스릴러 ‘제이슨 본’ 시리즈의 각본을 쓴 토니 길로이의 감독 데뷔작에 동참하고 싶었다. 나는 각본을 보기 전에 길로이를 만났는데 그는 탁월한 사람으로 그가 말해주는 이 영화 내용에 매료되고 말았다. 영화에 나오는 일이란 탐정 노릇을 하는 것과 같다. 나는 이 영화의 각본을 읽으면서 지적인 정치 스릴러 ‘시차 조망’과 ‘콘도르의 사흘’을 연상했었다.
-연기를 하기 전에 거울 앞에서 연습을 한다든지 하는 일은 없는가.
▲결코 없다. 난 외출할 때도 거울은 안 본다. 나는 그저 나 자신을 대변할 뿐이다. 진실을 말 할 수 있는 삶을 산다면 특혜 받은 삶이다.
-영화 속 당신 역인 캐런처럼 당신은 실제로 누군가에 좋은 인상을 주려고 해 본 적이 있는가.
▲고백하지만 영화에 나오기 전 콘돌리자 라이스의 많은 사진들을 봤다. 캐런의 큰 실수는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지 못한 점이다. 그랬다면 그녀는 보다 나은 인간이 됐을 것이다.
-캐런처럼 당신도 집념적인 사람인가.
▲완벽을 추구하고 뭔가에 집착하기엔 난 너무 오래 살았다. 쌍둥이 어머니인 나의 삶은 즐거운 난장판이다.
-이 영화로 대기업체의 세계와 변호사회사 고객의 구린 일들을 해결해 주는 ‘픽서’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는가.
▲그렇다. 북미 사람들은 유럽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이 소송과 법률회사의 일들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다. 그건 아마도 미국인들이 코트 TV 등 소송관계를 다룬 TV쇼와 접촉할 기회가 많아서 인지도 모른다. 이 문제에 관한한 유럽인들은 미국인들에 비하면 네안데르탈인이나 마찬가지다.
-당신의 야망은 무엇인가.
▲난 아무 계획 없이 산다. 하루하루 또 매 영화에 따라 일하고 있다. 진실로 행복하게 살고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며 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일하면서 산다는 것이 내 야망이다.
-권력이나 돈의 유혹을 받아본 적이 있나.
▲권력이란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다른 것이다. 난 내 삶이 행복하고 안정됐다는 사실 때문에 강력한 힘을 느낀다. 돈이 많아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 말을 내 에이전트에겐 하지 말아 주길 바란다.
-어디 사는가.
▲스코틀랜드 맨 북쪽에 산다.
-할리웃 영화와 유럽 영화에 어떻게 균형을 맞춰 출연하는가.
▲지난 몇 년간 할리웃에서 주로 일했는데 그건 단지 내게 역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난 유럽에서도 일한다. 이제 막 헝가리 감독 벨라 타르와 일했고 내년에는 이탈리아 영화와 스코틀랜드 영화에 나온다. 문제는 유럽에서는 미국만큼 많은 영화가 제작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난 인디영화에 많이 나왔는데 유럽에서 인디영화에 나온다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당신이 먼저 각본을 읽고 역을 맡겠다고 요구하는가, 아니면 감독들이 당신에게 접촉해 오는가.
▲과거 20년간 일한 것이 증거로 제작자와 감독들이 내게 접촉해 온다. 이 영화의 경우 내 에이전트가 내게 말해 줘 알았다. 그러나 나는 글보다 사람을 더 중요시 여겨 토니 길로이를 만나고 나서 역을 맡게 됐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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