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조서 작성ㆍ경영권승계 의혹 추궁…재소환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안 희 이한승 기자 =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28일 이재용(40) 삼성전자 전무를 소환, 14시간여 동안 조사를 벌인뒤 귀가시켰다.
이 전무는 이날 오전 9시10분께 출석해 밤 11시20분께까지 각종 의혹에 대해 피의자 또는 참고인 신분으로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e삼성 고발’ 사건의 피고발인인 이씨를 상대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했으며,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배임 사건 등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전반과 관련된 여타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인 이 전무는 에버랜드와 서울통신기술, 삼성SDS 등 계열사 지분을 정상보다 싼 가격에 탈법적으로 넘겨받아 그룹 지배권을 승계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자신이 사업을 주도했다가 200억원 이상 적자를 낸 e삼성의 손실을 계열사들에 떠넘긴 의혹이 제기된 `e삼성 사건’의 피고발인이다.
이 전무는 본격 조사에 앞서 30분 가량 조준웅 특검과 면담한 뒤 분야별로 수사를 나눠 맡은 특검보 3명과 파견 검사들로부터 차례로 조사를 받았다.
특히 e삼성 사건과 관련해서는 윤정석 특검보가 직접 조사하면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했다.
특검팀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서울통신기술 CB 저가발행, e삼성 지분 매각 등 4건의 고소.고발 사건을 중심으로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을 집중 조사했다.
또 그룹 차원의 공모ㆍ지시가 있었는지, 이 전무가 지배권 불법승계 과정에 직.간접으로 관여했는지 여부와 계열사 지분 인수자금의 출처ㆍ조성 경위 등을 캐물었다.
이 전무는 계열사 지분 인수과정에서 그룹의 조직적 개입이나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을 대부분 부인했으며, 본인은 경영권 승계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전무는 `알면 안다, 모르면 모른다’는 식으로 성실하게 답변하고 있다면서도 답변 내용은 우리한테는 좀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다고 조사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별도로 제출받은 자료는 없다며 이 전무는 필요하면 특검팀에 다시 출석할 수도 있다고 말해 재소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전무는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아는 대로 성실하게 답변했다고 짧게 말한 뒤 곧장 귀가했다.
특검팀은 `에버랜드 사건’ 피고발인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에게도 다음주 초까지 출석하도록 통보한 상태이며, 1차 수사기한(60일)이 열흘 밖에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아직 소환 통보하지 않은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등 `삼성 일가’에 대한 소환 조사도 잇따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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