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무현 전 대통령 개성과 직위 맞지 않아 고생

2008-02-24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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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전·현직 인사들과 고별 만찬
25일 봉하마을로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노무현 전 대통령은 24일 이제까지 지켜왔던 자기 가치를 하루 아침에 부정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잇달아 열린 국무위원 고별간담회와 전ㆍ현직 장ㆍ차관급 인사 230여명이 참석한 이임 환송 만찬에서 패배를 받아들여야 민주주의가 이뤄지고, 정권교체는 자연스러운 정치적 현실이다.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하지만 지켜야 할 가치는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여러분이 서 있는 자리도 공격받는 자리였다. 가치의 어느 한 편에 서 있는 참여정부에서 일했기 때문이라며 다음 정부가 하는 일을 냉정하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패배를 인정할 건 인정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여대국회를 만들지 못해 여러분들이 일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지 못해서 미안하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준비했던 법안들은 거의 다 완결되었다. 여러분들이 애써주신 덕분이라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노 전 대통령은 25일 0시를 끝으로 16대 대통령으로서의 임기 5년을 끝냈다. 이명박 대통령 내외의 이사를 위해 22일 청와대를 나와 진해 군 휴양지에서 머물던 노 전 대통령 내외는 이날 귀경해 청와대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김영삼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에,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새 대통령 취임식 날 오전에 청와대를 떠났다. 노 전 대통령 내외는 25일 오전 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고향으로 향한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23일 MBC에서 방영된 ‘대통령으로 산다는 것’이란 특집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개인의 개성과 대통령직이 딱 들어맞지 않으면 5년간 불편할 뿐이다. 누구에게나 100% 다 맞지는 않겠지만 저는 그게 맞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수직적 질서에 의해 만들어놓은 많은 제도들이 불편하고 힘들었다며 대통령 직이 너무 수직적인 위치에 있거나 아니면 내가 너무 수평적 인간이어서 대통령직에 좀 안 맞았거나...어떻든 그 점이 제일 힘든 대목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퇴임 후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여행이라고 답한 뒤 시장이나 밥집에도 가고, 노는데도 가고 극장도 가고 싶다.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에 못 가는 게 제일 답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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