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 들여다보기 - 현대인들의 불안장애

2008-01-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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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강한 심리증세 중 하나가 불안증이다. 전쟁의 소식, 테러리스트들의 무차별 습격 등 범정치적인 이슈에서부터 각종 강력범죄와 사고, 이혼, 문제 자녀, 난치병과 경제적 생존 등 수많은 문제들이 신체적 정신적인 위협으로 다가와 끊임없는 긴장과 불안에 시달리게 한다. 그래서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을까, 사장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불안감으로 긴장을 풀 수가 없다. 가히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끊임없는 걱정과 불안으로 신경이 예민해지고, 짜증스럽고 초조하며 불면의 밤을 지내면서도 사는 게 그냥 그러려니 하며 그것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필요 이상의 불안증세로 고통당하는 범 불안장애증을 가지고 살아간다. 범 불안장애는 무엇인가에 끊임없이 불안하고 걱정하며 긴장함으로 근육의 경직, 자동적 두려움 반응, 두통, 빠른 심장의 고동, 어지러움증, 불면증 등을 동반하는 정신장애를 말하는데. 이러한 불안증을 간과하면 다른 합병증세를 가져온다.
그래서 기분 나쁜 생각이 거듭 떠오르고 그것을 없애기 위해 자꾸 손을 씻는다든지, 넘버를 세거나, 잠근 문을 수없이 확인하는 등 어떤 특정한 행동을 계속 반복하는 집착강박증 등이 생기기도 하고 공황장애, 사회성/대인 기피증과 우울증 등으로 심화되기도 한다.
범 불안장애는 약물치료로 몸에 오는 공황 증상 같은 것을 조절할 수 있지만 약물은 단기사용으로 한정하지 않으면 의존성을 가져오기 쉽다. 불안은 환자의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병이 아니다. 육체의 병과 마찬가지로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정신의 장애가 있는 상태를 말해주는 것이다.
프로이드는 불안을 정신세계를 열어볼 수 있는 열쇠라고 했다. 하지만 그 불안감은 우리의 직감과 무의식이 더 큰 불행의 가능성을 예감하고 그것을 막기 위해 보내는 메시지인 것이다.
문제 있는 부부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라. 지나치게 먹고 마시고 피우는 무절제한 삶을 정리하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로 변화하라. 가족과 시간을 함께 보내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비즈니스를 하라.
불안감은 없애버려야 할 우리의 적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가도록 보여주는 빨강파랑 신호등으로 생각할 수 있다. 불안감 때문에 열심히 집중하여 일하게 되기도 하고, 불안감 때문에 말과 행동을 삼가고 조심하여 안전하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반면 과거의 여러 가지 충격과 상처를 받아 과장되고 자기 파괴적인 불안증으로 끊임없는 걱정과 긴장의 삶을 산다면 전문적 심리치료를 통해 다른 합병증으로 심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늘 우리에게 다가오는 불안감과 위기감이지만 그것을 성숙하고 건설적인 삶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213)500-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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