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香, 거부할 수 없는 유혹

2008-01-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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香, 거부할 수 없는 유혹

명품 브랜드들이 출시하는 향수뿐 아니라 요즘은 크고 작은 브랜드와 화장품 업체들이 다양한 향수를 내놓고 있다.

香, 거부할 수 없는 유혹

겐조 플라워.

향수에 관한 모든 것

겨울은 향수 뿌리기에 좋은 계절이다. 보통 여름은 땀과 향이 범벅돼 오히려 향수 냄새를 역하게 만들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은 적당한 체온과 바깥 기온이 향을 은은하게 만들어 마음 놓고 뿌려도 향수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지난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남녀불문, 향수를 선물로 받은 이들도 많아서 다양한 향수를 시도해 보기에도 좋다. 올해 초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고 찾아가려는 이들에게는 자신만의 향은 필요충분조건이다. 오랫동안 자신이 뿌려왔던 향을 꼭 고집할 필요도 없다. 시즌마다 쏟아져 나오는 옷만큼은 아니더라도 유명 디자이너들이 최근 들어 다양한 종류의 향수를 런칭한 만큼 신제품 중 자신에게 꼭 맞는 세련된 향을 찾을 수도 있다. 올 겨울 자신만의 맞춤 향을 찾는 이들을 위한 향수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봤다.

천연과 인공의 꽃·과일 향에 두가지 절묘하게 블렌딩한 제품이 대부분
퍼퓸형 손목·팔꿈치 안쪽에, 스프레이형 스커트 밑단·스타킹에 뿌려


어떤 향들 있나

여성용 향수는 크게 꽃향기로 대표되는 플로랄 계열과 과일 향을 담은 시트러스(citrus) 계열, 또 사향 고양이 등의 분비물 등에서 채취한 동물성 계열로 나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향수 트렌드는 가벼우면서도 은은한 쪽이어서 진한 냄새를 동반하는 동물성 계열은 별로 인기가 없다. 대신 다양한 꽃향기와 과일 향이 인기인데 요즘은 이 둘을 절묘하게 블렌딩한 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래서 향수를 선택하기 위해 백화점 웹사이트 등에 가보면 자신이 원하는 향을 선택할 때 크게 네 가지 정도로 분류 돼 있다.
장미나 백합 등이 포함된 플로랄 노트(note), 시트러스, 그린, 워터(water) 등이 포함된 프레시 노트, 오리엔탈 향으로 대표되는 스파이시(spicy) 노트가 있다. 또 우드(wood) 노트 역시 선택 전 고려해야 할 향이다.
예전엔 향수라 하면 장미나 백합 등 향이 좋은 꽃의 추출물에서 원액을 얻었지만 요즘은 이렇게 비싼 원료대신 식물성 원액과 화학성분을 향수 원료로 많이 이용한다. 그래서 천연 향과 인공 향을 섞은 것이 시판되는 향수들의 대부분이라 보면 된다.
그렇다고 모든 향수들이 일괄적으로 꽃 아니면 과일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요즘 향수 마케팅의 추세는 테마가 있어 그 테마를 연상케 하는 무언가 아련한, 비밀스런 향을 제조하는 쪽으로 가는 중이다.
예를 들어 바닷가를 배경으로 남녀의 포옹을 광고에 담은 캘빈 클라인 ‘CK BE’는 사랑하는 연인들의 향을, 기네스 펠트로가 메인 모델인 에스티 라우더의 ‘플레저’는 꽃밭에 서있는 행복한 여인의 향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이처럼 어떤 향이 나느냐 하는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향을 어떻게 포장해 일반 소비대중들에게 어필 혹은 각인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향수란 결국 패션 전반이 다 그러하듯 이미지를 사고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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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는 향뿐만 아니라 용기도 마케팅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갈수록 화려해지고 예술적 경향을 띠는 향수병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살바토레 페레가모의 인칸토.

★ 내세운 향수들‘별로’
한 번 마음에 들면 바꾸지 않는 경향 짙어
테마가 있는 비밀스런 향 제조 추세
어디에 담느냐도 마케팅에 중요한 요소

스타들의 향수

요즘 좀 유명하다는 할리웃 스타들은 대부분 자기 이름을 내건 향수를 가지고 있다.
말 많고 탈도 많은 브리트니 스피어스 역시 최근 ‘큐리어스’라는 향수를 런칭한 바 있으며 사라 제시카 파커, 셀린 디온, 케이트 모스, 제니퍼 로페즈, 빅토리아 베컴, 패리스 힐튼 등 자칭타칭 할리웃 트렌드 세터라는 이들이라면 다 자기 이름이 박힌 향수 한 병쯤은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노골적이진 않더라도 비욘세는 최근 조지오 알마니와 함께 ‘엠포리오 알마니 다이아몬드’라는 향수 런칭 작업에 함께 했다. 마크 제이콥스가 탑 모델 제시카 스탐에게서 영감을 받아 ‘스탐 백’을 런칭한 것처럼 알마니 역시 비욘세에게 영감을 얻어 꽃과 과일, 바닐라 등의 향을 블렌딩해 다이아몬드를 연상시키는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스타 마케팅은 출시되는 제품과 양적인 면에 비해선 그렇게 큰 소득은 없어 보인다. 예전보다야 훨씬 대중화 됐다고는 하나 향수란 결국 자신의 현재 처지가 아닌 자신이 동경하는 그 무언가를 향에 담아 이미지화하고 싶다는 고전적인 명제에 따라 구매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결국 여성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그러면서도 핸드백이나 옷보다는 훨씬 더 값싼 가격에 소유할 수 있는 유명(명품) 브랜드 제품에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향수 이렇게 사용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상식처럼 향수는 보통 맥박이 뛰고 체온이 높은 곳에 바르거나 뿌리면 움직일 때마다 그 향이 퍼지는 효과가 있다.
향수는 원래 스프레이 타입보다는 손가락으로 찍어 바르는 퍼퓸 타입이 클래식인데 이는 손목, 팔꿈치 안쪽 정맥 위에 바르는 것이 정석이다. 이는 맥박이 뛸 때마다 향이 퍼져 좋다. 또 아킬레스 건 안쪽에 바른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흔하게 바르는 귀 뒤쪽은 너무 많이 바르면 오히려 민감성 피부를 가진 여성들의 경우 뾰루지가 나거나 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그러나 요즘은 이러한 고가의 퍼퓸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스프레이 타입을 많이 사용하는데 스프레이 타입은 몸 전반 혹은 옷에 넓게 뿌리는 것이 좋다. 이때 옷에 뿌릴 때는 스커트 밑단이나 스타킹 등에 뿌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향수 역시 옷과 마찬가지로 때와 장소, 시간(TPO)에 맞춰 뿌리는 것이 좋은데 여러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에서 일하는 경우에는 사향계열 같은 진한 향보다는 시트러스 계열의 가벼운 향이 좋다. 반대로 저녁 파티나 모임인 경우에는 오리엔탈 계열의 화려한 향을 뿌리는 것도 괜찮다.
그러나 이 역시 일반적인 상식일 뿐 결국은 자신에게 맞는 향을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체취에 따라 같은 향수를 뿌려도 다른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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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 블루.

어떤 향수 인기 있나

기존의 향수 브랜드들 역시 기존 제품뿐 아니라 꾸준히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역시 향수는 한번 마음에 들어 사용하기 시작하면 별로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어 스테디셀러가 많은 편이다.
예를 들어 샤넬 ‘넘버 5’는 마릴린 먼로의 유명세와 함께 수십 년간 향수의 다른 이름으로 불릴 만큼 사랑받아 왔다. 이외에도 젊은 층에서는 불가리 블루가 남녀 모두를 불문하고 인기를 끌고 있으며 불가리 베이비는 그 달콤한 향 때문에 젊은 여성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외에도 아시안 여성들의 체취와 잘 어울리는 탓인지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의 ‘로디세이’(L’Eau d’Issey)는 연령대를 불문하고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이외에도 이제 막 빨고 난 깨끗한 빨래 같은 상쾌함을 주는 카사렐의 ‘아나이스’, 향수병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겐조의 ‘플라워’ 등도 유난히 한인들이 좋아하는 제품들이다.
그러나 최근 신제품들의 약진도 거세다.
마크 제이콥스가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은 ‘데이지’, 유명 여성잡지들이 베스트 향수로 꼽은 주시 쿠튀르 향수, 프라다의 ‘프라다’ 등도 최근 신제품 중 눈길을 끄는 향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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