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드사이드 한양 사장 본보에 전화

2008-01-05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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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덩이 빚 감당못해..피해입은 분들께 사죄

“저 때문에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받고 계신 분들께 백번, 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1일 돌연 영업을 중단하고 모습을 감춘 우드사이드 한양수퍼마켓과 퀸즈동양식품<본보 1월4일자 A1면 보도>의 임채현 사장이 4일 본보에 전화를 걸어와 ‘채권자들에게 깊이 사죄한다’는 심경을 토로했다.그는 “20년 전 이민와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 데 상황이 왜 이 지경까지 됐는지 저도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어떻게든 이 같은 모습은 피하려 했는데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할 따름입니다.”며 흐느꼈다. 다음은 임 사장과의 일문일답.

-갑자기 문을 닫고 자취를 감춘 이유는.
“지난 1989년 무리하게 빚을 내 인수한 뒤 비즈니스를 해오며 쌓여온 부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난 상황에서 채권자들의 빚 독촉을 피할 길이 없었다. 문을 닫기 전 식품을 납품해 오던 몇몇 업체들이 업소 내 물품을 거둬가는 바람에 더 이상 영업이 불가능했다. 물론 빚을 갚아 달라는 채권자들을 무조건 피했던 제 탓이 가장 클 것이다. 정말 볼 면목이 없었다.”


-부채 내용과 규모는 얼마나 되나.
“식품류를 공급받고 있는 10여 군데 이상의 도매상들에게 지불하지 못한 외상값과 매장 수리를 위해 모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그리고 개인적으로 빌려 쓴 사채, 밀린 매장 렌트(약 15만 달러)와 매장 유틸리티 등이다. 장사를 하면 할수록 빚더미는 더욱 쌓여갔다. 부채의 규모는 더 이상 버티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다.”

-파산을 고려 중 인가.
“어떻게 해야 되는 건 지 모르겠다. 가족, 지인들과 상의를 해봐야 하겠지만, ‘채권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게 제 생각이다.

-피해자들 가운데는 돈을 챙겼을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는데.
“결백하다. 페니 하나도 챙긴 것이 없다. 그런 말을 들을 때는 억장이 무너진다. 지난 달 그동안 살아오던 퀸즈 엘름허스트 아파트의 렌트가 밀려 퇴거 명령을 받고 쫓겨 나온 상태다. 내 가족들이 빼돌렸다는 소문도 있는 데 그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모든 가족이 이 지경이 된 상황을 가슴 아파하고 있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그동안 빚으로 근근이 살아온 처지에 빼돌릴 돈이 어디 있었겠는가.”

-지금 어디에서 지내고 있는가.
“뉴욕 모처에 기거하고 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현재는 나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당황스럽고 죄송하고 부끄러울 뿐이다. 조만간 생각을 정리 한 뒤 채권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지금의 솔직한 심정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빚을 갚겠다는 것이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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