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23일 BBK 의혹의 핵심인물 김경준씨 가족들이 `BBK는 이명박 소유’라는 내용이 담긴 `이면계약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대해 검찰이 다 밝힐 것이라며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당사 집무실에서 엽소문 중국국가종교사무국 국장(장관급)을 면담한 후 `김씨 가족이 갖고 있다는 이면계약서가 가짜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들은 나한테 물어보지 말라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내가 (BBK 의혹에 대해) 무슨 말을 하겠느냐. 검찰에 물어봐야지라고 말한 뒤 웃는 얼굴로 조금 기다려보라고 당부했다.
김씨의 어머니가 이면계약서를 가지고 왔다고 주장하면서 이날 오전 귀국한 뒤 나온 이 후보의 이 같은 언급은 `이면계약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후보는 또 선거가 얼마 안 남았는데 정치인들이 좀 조용히 해야지. 정치인들이 자꾸 뭐라고 얘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BBK 의혹을 겨냥해 연일 거센 공세를 펴고 있는 범여권을 에둘러 비판한 셈.
이 후보는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고 목소리도 많이 잠겨 있었으나 표정은 밝은 편이었다.
이 후보는 엽 국장과의 면담에서는 한중간 문화.종교 교류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엽 국장과의 면담은 최근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 사장 접견 때와 마찬가지로 무산된 4강 방문외교를 보완하는 차원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
이 후보는 이어 63빌딩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희망선포식에서 중소기업 지원책을 역설한 뒤 오후 국회에서 열리는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에 각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그는 특히 BBK 의혹 등을 에둘러 언급하면서 자랑스러운 한나라당의 후보로서 전혀 문제가 없다. 자신감을 갖고 선거운동에 임해달라고 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정기국회도 끝나가고 공식 선거전 시작도 얼마 안 남은 만큼 이 후보가 소속 의원 전체를 한 자리에서 만날 기회는 오늘 의총이 사실상 마지막일 것 같다면서 자신을 대신해 전국 각지에서 뛰어줄 의원들을 독려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저녁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반 고흐 작품전을 관람한 뒤 한 라디오 방송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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