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시 경제 속으로’
창‘보수 텃밭으로’
<이명박 후보>
“당 내홍 고비 넘겼다”
민생탐방 발걸음 재촉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당 내홍사태의 고비를 넘기고 다시 ‘경제모드’로 전환할 태세다.
아직 `BBK 의혹’이라는 최대 장애물이 남아있으나 이에 개의치 않고 과감하게 여의도 정치판을 벗어나 민생경제를 챙기는 것이 가장 ‘이명박다운 모습’이라는 판단하에 현장정치에 진력키로 한 것.
<대구를 방문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구지하철 2호선 반월당역에서 승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이는 지난 대선 때와는 달리 `서민행보’를 보이고 있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견제하는 동시에 아직도 통합 논의로 분주한 범여권 대선주자들을 멀찌감치 제치고 대선가도를 줄달음질 치겠다는 의도로 여겨진다.
이 후보의 경제행보는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는 이명박”이라며 사실상 지지 선언을 한 이튿날인 13일(이하 한국시간) 바로 시작됐다. 이회창 후보의 출마선언 직후 계속된 `장고’로 허비한 시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오전 신라호텔에서 열린 `SBS 미래한국리포트’에 참석한 뒤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작지만 강한 기업,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중소기업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며 “차기정부에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규제는 적게, 지원은 크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날 오후 인천 부평에서 열리는 `국민성공 대장정 인천대회’에 앞서 인천항만을 찾아 자신의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비롯한 물류정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 핵심측근은 “이 후보가 대권도전 이후 스스로 신바람나고 여론지지율도 상승곡선을 그렸던 때는 민생탐방을 하면서 경제대통령의 이미지가 부각됐을 때”라며 “최근 불가피하게 여의도 정치에 매몰됐으나 앞으로는 가능하면 경제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당분간 `당내 정치’에는 신경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이 후보측은 가능하면 후보 등록일(25~26일) 이전에 강재섭 대표를 매개로 한 박 전 대표와의 `3자 회동’을 추진하는 한편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을 선대위에 추가 배치함으로써 화해 제스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창 후보>
박정희 생가 방문 등
한나라 대북정책 비판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대전에 있는 하나빛 어린이집을 방문해 어린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3일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이틀째 민생행보를 이어간다.
전날 자신의 고향 대전·충남을 찾은 이 후보는 TK 지역 첫 일정으로 경북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참배한다.
이어 이 후보는 대구로 이동,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리는 월남참전전우회 초청 강연을 통해 대북정책을 밝히며 보수세력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강연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이념에 대해서는 좌파나 우파, 색깔논쟁을 떠나서 분명한 철학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며 “북핵 폐기와 북한체제의 개혁개방의 두 원칙을 기조로 한 대북정책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또 “한나라당이 발표한 평화비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사실상 계승한 것으로 하나도 바뀐 게 없다”며 “이명박 후보도 처음에는 평화비전에 찬성하더니 보수층의 반발이 일자 뒤늦게 말을 바꾸고 있다”고 비판할 것으로 전해졌다.
DJ“범여 대선 집중하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대전 평송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대전·충남북 선대위 출범식에서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2일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및 후보단일화 선언과 관련, “잘 되기를 바란다. 이제 모든 것을 대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측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전 대통령이 신당-민주당의 합당선언을 보고받고 난 뒤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올들어 `단일정당, 단일후보론’을 내세우며 줄기차게 범여권 대통합을 강조해 왔던 만큼 “모든 것을 대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김 전 대통령의 언급은 일대일 양대정당 대결구도로 연말 대선에 적극 임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 양당의 합당 움직임과 관련, 여러 경로를 통해 물밑조율 상황을 전해듣고 언론보도를 주시하는 등 관심있게 지켜봤다는 후문이다.
국민의 정부시절 한 인사는 “양당이 대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공통된 생각과 민주정부 수립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었던 만큼 때가 돼서 합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출발점은 달라도 공통분모를 가진 정치세력들은 정상이 가까워지면 다 모이는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한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과 한화갑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 등 동교동계 인사들은 통합을 위한 양당간 물밑조율이 진행되던 지난 10일 골프회동을 갖고 정국현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민감한 시기에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 모임을 취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