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경준 14일께 한국 송환’

2007-11-01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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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정국 뇌관 터지나

이명박 후보 관련 증언 여야 촉각

대선을 불과 48일 앞두고 한국의 정국이 미국발 ‘김경준 태풍’의 파장으로 요동치고 있다.
연방 국무부가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연루 의혹이 제기돼 있는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 조작 사건의 주범 김경준(41·전 BBK 대표)씨의 한국 송환 명령을 지난달 30일 전격 승인하면서 김씨의 귀국이 남은 대선 정국의 ‘태풍의 핵’이 될 전망이다.(본보31일자 A1면 보도)
특히 국무부의 승인이 예상보다 빨리 나옴에 따라 11월말께로 전망되던 김씨의 한국 송환 시점이 11월 중순 이전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여 대선 정국에 미칠 파장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
한국 법무부는 김씨의 송환 날짜를 향후 2주 전후로 예상한다고 밝히고 있어 이달 14일을 전후해 귀국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대선일(12월19일)을 1개월 이상 앞둔 시점이다.
김씨의 송환이 빨라졌다는 것은 그만큼 김씨 귀국 이후 벌어질 상황들이 대선에 영향을 미칠 기간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범여권의 집중적인 공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나라당이나 이 후보측으로서는 크게 달가울 리 없는 상황이 전개될 공산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BBK의 파괴력은 김경준씨가 한국 송환 뒤 쏟아낼 증언에서 어떤 새로운 사실들을 내놓을지, 또 그 주장의 신빙성과 객관성은 어느 정도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
이미 김씨는 지난 8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BBK 투자유치는 모두 이 후보가 한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가 증거를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김씨의 증언에 따라 이 후보의 지지층이 흔들리거나 보수세력의 동요가 있을 경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설도 더욱 힘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김씨가 귀국 이후 그동안 BBK와 전혀 관계가 없다던 이 후보가 한 말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것을 내놓느냐 아니냐에 따라 파장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씨가 내놓는 증거나 주장이 그동안 나온 정도의 수준이라면 `공방’ 수준으로 정국은 흘러가며 이 후보에게 별다른 타격을 주기는 어렵겠지만, 믿을 만한 새로운 의혹이나 확실한 증거를 제시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도덕성에 문제가 드러나도 이 후보 지지를 계속할 것이라는 응답이 높다는 측면에서 범여권의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는 `이명박 대세론’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이명박 후보는 박형준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김씨를 들어오게 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촉구해 왔으며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할 것으로 안다”며 “만약 부당한 정치공작이 있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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