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레저가족 ‘가을이네’특별한 가을여행

2007-10-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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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친정부모 모시고 3대가 떠나요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생활에서의 활력소. 그것은 주말마다 가깝고 먼 여행지를 찾아다니는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특히나 가족 모두가 함께 떠난 여행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이달 초 2박3일간 피스모비치-시카모어온천-아빌라비치-포트 샌루이스 등을 다녀온 김홍(35·직장인), 권시내(33·주부) 부부는 친구 부부들 사이에서 ‘레저 전문’으로 통하는 신세대 한인 부부. 아버지 김종갑(65)씨, 어머니 김광자(62)씨, 장인 권방로(61)씨, 장모 박매자(65)씨, 아들 가을(4), 하늘(1)까지 3대가 왁자지껄 모여 신나게 가을여행을 다녀왔다. 큰아이의 어여쁜 한글 이름을 따 일명 ‘가을이네’로 통하는 이들 가족의 가을 하이킹과 온천 여행담을 소개한다.

김홍·권시내 가족 2박3일 여행기


야영기분 만끽하는 텐트형 숙박시설
샤워-욕조 달린 화장실, 미니부엌도

피스모 비치

다우니에 거주하는 가을이네는 3대가 함께 사는 우애 깊은 가족이다. 가족 모두가 떠날 수 있는 여행지를 찾다보니 아무래도 나이어린 아이들과 할머니, 할아버지 위주로 쉴 수 있는 리조트 여행지를 많이 가게 된다.
여행 전 인터넷을 통해 미리 예약과 철저히 정보를 수집한다는 김홍씨는 틈만 나면 인터넷을 통해 여행정보를 수집한다.
이제 11월에 만 1세가 되는 하늘이까지 동반한 여행이라 만전을 기했다. “연세가 있는 부모님과 아직은 꼬마들인 아이들을 위해 쉴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이번에는 아빌라비치의 시카모어 온천장을 고르게 됐다”며 “효도 여행이라기보다는 온 가족 모두가 즐거워하는 것으로 행복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여행 첫날 이른 아침 출발, 5번 프리웨이를 타고 북상해 101번을 갈아타 그대로 쭉 바닷가를 끼고 시원하게 달렸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엘캐피탄캐년’(El Capitan Canyon). 내년 여름 캠핑이나 봄나들이 코스로 찜해 둔 장소로 사전 답사 겸 먼저 들렀다.
엘캐피탄캐년은 1년 내내 오픈하는 고급 호텔형 사설 캠핑장. 친구들과의 여행계획을 도맡아 세우는 김씨의 사전 답사 겸 캐빈 모델하우스를 구경하기 위해 들른 것.
엘캐피탄캐년은 엘캐피탄크릭을 둘러싸고 있으며 역시 101번에서 내려 바로 찾을 수 있다. 자동차 프리존(car-free) 캐년으로 8가지 종류의 캐빈과 텐트 숙박시설이 마련돼 있으며 고급 호텔급에서부터 야영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텐트까지 다양하게 고를 수 있다.
텐트라고 해도 일반 텐트가 아닌 텐트형 숙박시설이다. 캔버스 사파리 텐트(canvas safari tents)는 가로 12인치 세로 14인치 규모의 나무 바닥 위에 철제 프레임 위에 대형 천막형 텐트가 쳐진 형태로 그 안에는 손으로 만든 인디언풍 침대와 가구가 놓여 있고 침실 세트와 타월, 조명 등이 구비돼 있다. 또한 캐빈 중에서 크릭사이드 킹 캐빈은 킹사이즈 베드에 파이어 플레이스, 샤워와 욕조를 갖춘 화장실, 전자레인지와 싱크대가 있는 미니 부엌까지 갖추었다.
가히 ‘럭서리 캠핑’을 하면서 계곡과 바닷가를 함께 즐기며 깨끗하게 호젓하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샌타바버라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LA에서는 2시간 정도 운전하면 도달한다.
자연 그대로의 삼림과 바닷가를 즐기며 호젓하면서도 편한 캠핑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주소 11560 Calle Real, Santa Barbara, CA 93117
문의 (866)352-2729
www.elcapitancany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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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모비치에서의 가을이네 가족. ATV를 탈 수 있는 샌드 듄이 펼쳐져 있다.

잠시 들른 엘캐피탄캐년을 나와 다시 101번을 타고 북상해 도착한 곳은 피스모비치.
피스모비치는 LA에서 북쪽으로 약 3시간30분 정도 떨어진 곳으로 조개를 채취할 수 있는 곳으로 한인들에게도 친숙한 곳이다. 한인들의 무분별한 채취 때문에 개체수가 줄었다고 하지만 10~11월은 조개채취 철이다.
피스모비치 역시 캠핑에서부터 카약, 서핑, 낚시, 승마, ATV와 허머 타기 등을 즐길 수 있는 레포츠의 천국이다. 10월까지는 날씨가 따뜻한 편.
특히 넓은 바닷가 모래사장에 차를 끌고 들어갈 수 있는 점이 피스모비치의 또 다른 매력이다. 캘리포니아에서 모래사장까지 차를 운전하고 들어가 볼 수 있는 곳은 피스모비치뿐이다. 넘실대는 바닷가 코앞에 차를 정차시켜 놓고 바다를 바라보는 것도 운치 있다. 김씨는 “첫날 가면서 들르고, 돌아오면서 다시 또 들렀어요.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운전하면서 바닷가 코앞까지 들어가 본다는 것이 색다른 감흥을 불러있으켰지요”라고 말했다.
피스모비치는 바람이 거세다.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 캠핑은 내년에나 할 계획. 피스모 비치는 낚시도 유명하다. 101(North)을 타고 가다가 1번으로 갈아타고 다시 남쪽으로 내려와 피스모비치 피어에서 내려 바닷가 쪽으로 향하면 낚시터 피어도 만날 수 있다. 피스모비치 피어에서부터 남쪽으로 1번 하이웨이를 타고 내려가 만나는 피스모비치 바로 아래 작은 글로버 비치(Glover Beach)의 그랜드 애비뉴에서부터 오시노(Oceano)의 피어 애비뉴까지 샌드 듄(Oceano Sand Dunes)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다 차량을 끌고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래언덕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차량을 끌고 갈 수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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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모비치 모래사장에서는 ATV 타기, 허머 타기 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사륜 모터바이크 ATV는 모래언덕에서 꼭 타봐야 하는 레저 스포츠. 사내아이들이라선지 특히 가을이가 샌드 듄에서 휭힝 달리는 ATV나 트럭, 사륜자동차를 보면서 즐거워했다고.
김씨는 “원래 타고 간 오딧세이 밴은 주차해 두고 장인의 도요타 타코마에 가족 모두 타고 모래사장을 달렸어요. ATV도 타보고 싶었지만 아이들이 있어서 구경하는 선에서 마무리 했죠.”
ATV는 약 8마일에 이르는 샌드 듄스를 달리며 즐길 수 있는데,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ATV를 가져가도 되고, ATV 렌트하는 곳에서 한 20분간 교육을 받고 타도 된다. 피스모비치 인근에는 ATV와 허머 렌탈 업소가 여러 군데 있다. 2시간 운전에 45~90달러선. 기종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명소-진미-온천 ‘3미 여행’
가족사랑 묻어나서 더 행복

포트 샌루이스

LA에서 다소 멀지만 한인들이 횟감을 구하기 위해 이곳 아빌라 비치 포트 샌루이스까지 여행 삼아 생선 마켓을 찾기도 한다. 김홍씨는 “포트 샌루이스 생선마켓(Port San Luis Fish Market)에서 갓 잡은 광어와 린카드 등 생선을 100달러어치 이상 사서 회를 실컷 먹었다”며 “미리 준비해간 도구로 회를 떠서 초장과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었는데 한국 횟집에서 먹던 맛”이라 설명했다.
이곳 아빌라 비치 인근에는 최근 새로운 단지와 호텔 등을 새로 짓고 있어 샌프란시스코 같은 정경을 구경할 수 있다.
한편 시카모어 온천장 부근에는 가까운 마켓이 없다. 김홍씨는 “간단한 요기를 위해 가지고간 노트북 컴퓨터로도 패스트 푸드점이나 마켓 등을 찾았지만 가장 가까운 맥도널드는 60마일이나 떨어져 있었다”며 “아예 타운 쪽에서 먹거리 레스토랑을 찾거나 피스모 비치 또는 아빌라 비치 쪽에서 식당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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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빌라비치 시카모어 온천장 내에 마련된 사색과 명상의 장소인 ‘미궁과 정원’.

온천 싫증나면 아이들과 테마 하이킹
100달러로 온가족 싱싱한 회맛 즐겨

시카모어 온천장과 아빌라 비치

가을이네가 여장을 푼 곳은 유명한 아빌라 비치 시카모어온천장이다. 아빌라비치 근처에 자리한 이곳은 유황온천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빌라비치는 피스모비치 바로 위에 자리한다. 사실 LA에서는 다소 먼 곳이지만 이곳에서 횟감을 사가는 한인들도 많다.
시카모어 온천장은 주변 경관이 빼어나기로 소문난 곳이다. 여러 산책로가 마련돼 있는데, 가을이네가 인상적이었던 산책로는 호텔 내 마련된 ‘미궁과 정원’(Labyrinth & Gardens) 산책로와 바닷가로 이어지는 마일 길이 산책로.
명상과 사색을 할 수 있게 꾸며진 ‘미궁과 정원’은 아이들도 신나게 뛰어다니며 즐거워했던 장소다.
조약돌처럼 생긴 돌멩이가 가지런히 놓여있는 미궁은 사색을 하면서 걸을 수 있게 꾸며진 장소. 한눈에 보기에는 길이 여러 갈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끝에서 중앙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길이 하나인 ‘단방향’(unicursal)식 미궁이다. 권시내씨는 “명상과 사색하기 딱 좋은 곳으로 어른들도 참 좋아하셨던 장소”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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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빌라 비치 시카모어 온천장 입구.

미궁을 돌아보고 시카모어온천장 뒤에 있는 시카모어 크레스트 트레일(Sycamore Crest Trail)도 등산하듯 하이킹에 나섰다. 산 정상까지는 약 30~40분 정도 거리.
가을이 할머니 김광자(62)씨는 “둘째 날 아침에도 산책로를 따라가 만난 산위에서 바닷가를 바라다보았지요. 힘들게 걸어 올라가 산 정상에서 본 아빌라비치 경치는 그야말로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동적이었어요”라며 감탄했다. 트레일 끝에서는 아빌라베이와 포트 샌루이스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산등성이에서는 피스모비치도 보인다고.
바닷가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자전거까지 빌려 타고 하이킹했다는 권시내씨는 “자전거 하이킹 길도 참 좋았어요. 리조트에 묶는 경우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데, 평소 자전거를 잘 타지 않아서였던지 약 5마일 길이를 왕복 1시간 운전해 바닷가까지 가는데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오랜만에 자전거도 타고 바닷가를 만나니 너무나 기억에 남는 자전거 하이킹이 됐지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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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하이킹에 나선 권시내씨. 시카모어 온천장에서 아빌라비치까지 이어지는 하이킹 길이다.

시카모어 온천장에서는 숙박객을 위한 자체 하이킹 가이드와 함께 하면서 야생 식물 및 지역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듣는 하이킹 프로그램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가이드 투어 하이킹 프로그램은 종류별로 8가지. 시카모어 정상에 오르는 코스, 일출/일몰을 구경하는 코스, 올빼미 나이트 워크 등 코스가 있다.
객실에 마련된 핫텁 온천물은 그야말로 뜨끈뜨끈. 할머니 할아버지 4명과 손자들은 연신 뜨거운 물에 들어갔다가 나왔다가를 계속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권씨는 “유황 온천이라 달걀 썩는 듯한 냄새가 나긴 했지만 너무 좋았다”며 “팜스프링스에도 가족 모두 갔었는데, 그때와는 또 다른 유황온천을 즐겼다”며 자랑했다.
샌루이스 오비스포 인근 아빌라비치에 자리한 시카모어 온천장은 고풍스러우면서도 멋진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곳으로 참나무 숲 골짜기에 자리한 리조트. 1900년대 초부터 가족단위의 통나무 온천탕이 산등성이에 계단을 사이로 양쪽으로 20여개가 칸막이와 함께 자리한다.
객실마다 패티오에 개별 핫텁이 설치돼 있으며 객실 내 핫텁 온천물은 밤 12시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또 계곡 느낌을 살린 ‘오아시스’ 핫텁은 시간당 30명 정도 수용할 수 있으며 예약은 밤 9시45분 전까지 할 수 있다.
객실 요금은 하룻밤에 200~400달러선. 객실에서 묵게 되면 요가, 필라테스, 타이치 등 클래스와 하이킹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가할 수 있고, 자매 온천장으로 캐빈, RV, 텐트 캠핑이 가능하고 수영장 규격의 대형 유황 온천풀이 있는 아빌라 핫스프링스(www.avilahot springs.com 805-595-2359) 온천장에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온천장 인근에는 아기자기한 아빌라비치 골프 코스(Avila Beach Golf Resort. 805-595-4000)도 있다.
시카모어 온천장은 객실에 꼭 묵지 않아도 20여개 가족탕은 미리 예약하면 사용할 수 있다. 입장료는 시간당 20달러선. 5~12세는 시간당 6달러다. 하지만 5세 이하 어린이는 뜨거운 욕조에 들어갈 수 없다. 매일 오전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이용 가능하며 마지막 예약은 새벽 1시까지 받는다.
예약 문의 (805)595-7302
주소 1215 Avila Beach Dr. San Luis Obispo, CA 93405
문의 (805)595-7302, (800)234-5831
www. sycamorespring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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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모어온천장에는 객실마다 핫텁이 마련돼 있다. 온가족이 함께 유황온천을 즐기는 모습.

■정보 웹사이트

피스모 비치
www.pismobeach.com
www.pismochamber.com
www.classiccalifornia.com

파소 로블스 상공회의소
www.pasorobleschamber.com

샌 루이스 오비스포 상공회의소
www.slochamber.org

아빌라 비치
www.visitavilabeach.com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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