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차 남북정상회담 - 김정일 3일간 언행

2007-10-04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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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변치않는 스타일

7년의 세월에 김정일 위원장의 외모는 변했지만 ‘예측불허‘ ‘거침없는’ 등의 형용이 붙는 스타일은 변함이 없었다.
김 위원장은 특히 3일 오후 2시45분 영빈관에서 속개된 2차 정상회담에서는 “내일(4일) 오찬을 평양에서 여유 있게 하시고 오늘 일정들을 내일로 늦추는 것으로 해 모레 서울로 돌아가시는 게 어떠냐”고 파격적인 전격 제안했다.
이 제안이 그냥 한번 던져본 것인지, 아니면 실제 연장을 생각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제안 배경이 획기적 내용의 합의 가능성이냐 단시간 내 해소하기 어려운 이견 때문이냐 등의 분분한 추측을 낳으면서 평양 남측 대표단과 서울의 지원팀을 긴박감 속에 몰아넣었다.
그러나 회담 말미에 김 위원장은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 해도 되겠다. 남측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본래대로 합시다”라며 자신의 제안을 철회해 긴장했던 만큼 김을 빼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전날 영접행사에서 보여준 딱딱하고 무덤덤한 표정 대신 이날 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시종 부드럽고 밝은 미소를 잃지 않고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농담을 던지는 등 자신의 개성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첫 회담에서 노 대통령이 체류연장 제안에 즉답하지 않고 참모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대통령께서 그걸 결심 못하십니까. 대통령이 결심하시면 되잖아요”라고 직설적으로 반문했다.
농담이든 아니든 ‘김정일 스타일’을 유감없이 보여준 화법이다.
김 위원장은 또 전날 딱딱했던 자세 대신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했던 것처럼 노 대통령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고 손짓을 섞어가며 말하는가 하면 심지어 노 대통령의 팔을 두어 차례 건드리면서 활기찬 대화를 나눴다.
노 대통령에 대한 김 위원장의 깍듯한 예우는 이날 정상회담에서도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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