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기지 융자받기 이렇게 어려워서야

2007-09-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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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융자받기 이렇게 어려워서야

신용경색 불똥이 부동산 시장에 튀면서 주택 바이어들이 융자를 받는데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사전 융자승인 받고
주택매입 에스크로중
렌더의 ‘날벼락’ 통지
“크레딧 점수 낮으니
다운페이 10% 더 필요
이자율도 올리겠다”

대출 심사 갈수록 엄격
주택시장 더 시들게 해

토랜스의 혼다 아메리카에 근무하는 패티 허트슨. 그는 지난 달 30년 만기 모기지 대출에 대한 사전 융자 승인을 받고 토랜스의 67만5,000달러 집을 매입하는 에스크로에 들어갔다. 하지만 새 집 마련의 꿈도 잠시. 에스크로를 오픈한 후 얼마 되지 않아 렌더가 크레딧 스코어가 낮다며 다운페이먼트를 당초의 5%에서 15%를 올리고 이자율마저 두 자릿수로 상향했다.
그는 “미리 융자승인까지 받고 가능한 모든 자료를 제출하는 등 제대로 절차를 밟았는데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느냐”며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황당해 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야기된 신용경색 불똥이 부동산 시장에 튀면서 에스크로 기간 중 모기지 금리가 조정되고 다운페이먼트 액수를 더 많이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바이어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신용경색 이후 모기지 대출규정은 ‘자고나면 바뀌는 달라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허치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최근 대부분 렌더들은 바이어의 크레딧 스코어를 크게 올리는 것은 물론 다운페이먼트와 은행 잔고도 상향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몇 달 전이라면 충분히 융자가 나왔을 크레딧 스코어와 확실한 고용 증명을 제시한 바이어들조차 모기지 대출에 애를 먹고 있다.
롱비치의 ‘센트리21 랜드마크 프라퍼티스’의 에이전트인 앨리슨 밴 윅은 “내 고객이었던 젊은 부부의 경우 6개월 전 융자 승인을 받고 롱비치 지역의 저소득층 대상 1베드룸 콘도미니엄을 보러 다녔는데 매번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을 때 마다 융자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바람에 수포로 돌아갔다”며 아쉬워했다.
물론 융자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단 예전보다 더 높은 크레딧 스코어, 확실한 인컴과 다운페이먼트 혹은 이 세 가지가 다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상한액이 41만7,000달러인 연방주택청(FHA)이나 패니매 등을 통한 정부 융자의 경우도 최소한 3%의 다운페이먼트만 내면 된다.
두 번째 집을 구입하는 경우라면 최소한 5%의 다운페이먼트가 필요하다. 첫 주택 구입자를 위한 정부의 다운페이먼트 보조도 아직 가능하다.

문제는 인컴이나 지역 등에 제한이 있다는 것. 글렌도라 ‘프로비던트 뱅크 모기지’의 앤소니 올라그 매니저는 “LA 일원에서 그 정도 가격대의 주택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41만7,000달러 이상인 ‘점보론’의 경우 예전과 달리 대부분 렌더에서 100% 융자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업계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비싼 남가주 주택시장의 매기를 더 시들게 하는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컬버시티의 모기지 렌더인 ‘원타임 캐피털’측은 “특히 65만달러 이상 융자의 경우 연 수입과 크레딧 스코어가 충족돼도 대출 받기가 무척 힘들다”며 “만약 이런 바이어가 지금 100만달러 대출을 원해도 예전의 90%가 아닌 80%정도의 파이낸싱만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00% 파이낸싱 시대는 사라졌다”며 “아마 웰스파고나 체이스 정도만 마지막 남은 렌더 중 하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기지 팁
▲수입증명
“데니스 식당의 매니저로 일하며 월 8,000달러를 번다고 말해 융자가 나온다”는 것은 6개월 전의 이야기다.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

▲크레딧 관리
크레딧 리밋이 얼마 남지 않은 백화점 카드라면 페이먼트를 페이오프하는 편이 좋다. 이 같은 노력이 크레딧 스코어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모기지 사기 주의
아직도 적잖은 렌더들이 소득 증명 등의 서류 없이 융자를 내준다고 말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말일 뿐이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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