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싼 음향기기도 사용하기 나름

2007-09-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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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학교 여는 장호준씨 “소리 기초·활용법 알면 예배 업그레이드”

마이크와 스피커, 앰프가 없는 교회를 오늘날 상상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런 음향 기기를 100% 활용하고 있는 교회는 또 얼마나 될까.
29일부터 5주간 매주 토요일 오후 1시30분부터 2시간반 동안 제3기 장호준 음향학교를 여는 장호준씨의 발걸음도 그런 물음에서 시작됐다.
“제일 좋은 엔진, 타이어, 트랜스미션 등을 샀다고 해서 우리가 최고 차를 조립할 수 있나요? 그건 아니죠. 음향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교회들이 좋은 소리를 만든다고 비싼 기기를 구입하지만 제대로 못 쓰고 있어서 안타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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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기술이 뛰어나면 싼 차도 잘 가듯, 음향의 기본을 알면 교회 내 소리가 달라진다고 강조하는 장호준(왼쪽)씨와 최남수씨. <진천규 기자>>


그래서 장씨는 음향에 관한 기초 지식을 알려줄 생각이다. 소리가 나는 물리학 등 기초 이론도 병행한다. 도대체 소리가 무엇인지, 소리를 전류나 전압으로 바꿨을 때 어떻게 달라지는 지도 다룬다. 그저 마이크를 스피커에 꼽고, 믹서에 연결하면,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줄 아는 교회 봉사자의 눈을 뜨게 하고 싶은 거다.
음향학교가 열리는 레이저비전의 최남수 실장은 “말, 찬양, 악기에 따라 소리 자체가 다르다. 같은 소리라도 어느 공간에서 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상황에 맞게 마이크는 얼마나 멀리 설치해야 하는지, 스피커는 어떤 각도로 배치해야 하는지 등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울링(howling·소리가 윙윙거리는 것)등 음향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실제 문제에 대한 대처법도 강의 주제의 하나다.
장씨는 음향을 또 한번 차에 비유했다. 자녀를 픽업하거나 장보는 데 주로 이용하는 차와 오프로드에 타는 차가 다르듯, 음향도 사용처에 따라 달라야 한다는 거다.
“미국의 대형 교회에 견학 다녀온 뒤 거기서 설치한 장비를 무조건 사는 교회도 있어요. 이건 자동차 면허는 땄지만 차는 잘 모르고 타는 거랑 똑같죠. 이렇게 음향 업그레이드에 몇만 달러씩 투자해도 효과는 제대로 볼 수가 없죠. 교회 필요에 맞게 음향에 써야 가치가 있는 거죠.”
최 실장은 “음향이 단지 소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영상과 인터넷 방송 등에 연결되면서 다른 매체와 만났을 때 주의해야 할 것이 더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음향학교 장소 1961 S. Vermont Ave., LA. 문의 (323)730-5050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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