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큐티 하다보면 말씀이 삶 인도”

2007-09-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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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삶 편집장 이정엽 목사

기도·묵상 통해 하나님 기준 깨달아
방법론에 얽매이면 힘들어져
흥미 느껴서 생활화 하는게 중요

이정엽 목사(생명의 삶 편집장·두란노천만큐티운동본부장)는 온 종일 큐티(QT·Quiet Time·명상시간)로 생각하는 사람 같았다. 인터뷰 시간 내내 차분한 목소리에도 변함이 없다. 얼굴에서도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다 ‘큐티의 힘’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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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큐티한다고 생각해요. 저녁에 본문 읽고 다음날 새벽 기도에서 본문을 통한 설교를 들어요. 개인 기도와 묵상을 하면서 계속 본문을 되새김질해요. 그런 게 쌓이니 결정해야 할 순간이나 멈춰야 할 때에 하나님 말씀이 저를 인도하는 게 느껴져요.”
이 목사에게 큐티는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는 크리스천의 의무이자 권리’다. 주일에 예배 한번만 드리면 나머지 6일간은 세상 기준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다. 결국 세상이 원하는 사람으로 산다는 게 이 목사의 생각이다. 그런데 큐티를 하면서 내 관점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준으로 인생을 조망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세상은 만만하지 않죠. 생존 경쟁도 치열하고, 조직에서 줄서기도 해야 하고, 능력을 인정도 받아야 하고요. 이럴 때 가만히 있으면 세속적으로 살 수 밖에 없죠. 스스로 노력이 없다면 그저 우리는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지 못하고 떠돌 뿐이죠.”
아무리 큐티가 좋다고 해도 큐티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유를 이 목사는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죄책감과 방법론인 것 같다고 말한다.
“큐티를 하겠다고 결심을 하고서 매일 못 했다고 죄책감을 느끼시는 분이 계세요. 영적 허기를 느껴서 큐티를 매일 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매일 못 할 것 같아서 시작도 안 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또 큐티를 이렇게 하라고 가르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 방법론에 얽매여 현실에 적용하는 것을 어렵게 느끼는 건 좋지 못합니다. 방법에 매이기 시작하면 큐티 진도를 못 나갑니다. 묵상 방법이 아니라 묵상 자체가 중요한 거겠죠.”
큐티가 일상화 되기 위해서는 큐티에 흥미를 느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이 목사는 말한다. 큐티를 통해 작더라도 인격이나 습관에 변화가 생기는 게 보이거나, 큐티 모임을 통해 다른 사람과 재미를 나누다 보면 큐티가 몸에 익기 시작한다고.
“대부분 사람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급한 일에 쫓겨서 하루를 삽니다. 우리가 우선 순위를 정해서 사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마감이 닥쳐야 일을 하며 살 게 아니라, 의미와 영향력을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 말씀을 우리 삶에 최우선에 두는 게 곧 큐티의 본질이죠. 큐티가 모든 걸 하나님의 눈으로 보는 쪽으로 인도합니다.”
경북대 1학년 때부터 큐티를 하기 시작했다는 이 목사는 “큐티를 많이 하다 보니 집을 옮길 때, 언제 군대를 가야하는지 등에서도 하나님 말씀을 활용할 수가 있었다”며 “그렇다고 큐티를 미신처럼 해석하지는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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