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OC 올가을 행사 안내

2007-09-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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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페어 책가지고 재미있게 놀아보세

불과 수십년 전만 해도 책이라고 하면 정적이고 차분한 지식의 원천, 혹은 정보를 배포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었다. 그래서 독서는 조용한 실내에서 즐기는 여가, 또는 취미활동으로 간주되었고, 누구나 책을 읽는 것이 사고의 발달에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활자화된 언어의 성향이 실제 상황보다 더 비주얼해진 요즘, 책은 더 이상 흰 종이에 갇힌 사람들의 생각과 삶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움직이고 스스로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적극적인 매체로 둔갑했으며, 3차원, 4차원적인 다른 요소들과 경쟁해야 하는 부담까지 갖게 되었다.
픽션을 예로 들 경우, 많은 작품들이 지극히 시각적이고 입체적인 문체를 띠고, 주제와 이야기 전개 또한 다분히 삶과 직결된 사실주의와 팬터지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면서 문학은 기존 틀에서 탈피한 현대적인 성향을 갖게 되었다. 그런 배경 속에서 오디오, 비디오, 인터넷 서적이 발달되고, 픽션의 영화화, 드라마화, 그리고 캐릭터 상품화가 이루어지면서 책의 존재는 복합적인 지적 문화 상품으로 계속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책의 변화와 흐름을 부분적으로나마 이해하고 개인적인 시각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북페어다. 독서의 계절 가을이 다가오는 9월을 맞아 남가주 두 곳에서 각각 열리는 책의 잔치는 다양한 신간을 만나고, 작가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서 끝없는 책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는 자리.
여러 출판사, 도서관, 서점, 북클럽 및 비영리 출판 관련 단체들에서 참여하기 때문에 최근 문학계와 출판계의 트렌드를 배울 수 있고, 그런 복잡한 배경에 관심이 없더라도 단순히 많은 책을 만난다는 자체만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두 행사 모두 가족 위주 엔터테인먼트에 중점을 두어 퍼포먼스, 낭송회, 작가 서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였고, 페스티벌 분위기로 재미있게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아동서적 부스들은 화려한 디스플레이가 볼만하고, 아이들이 참여할 만한 액티비티와 등장인물들을 직접 만나는 인상적인 경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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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을 진열해놓은 북페어 부스. 오밀조밀한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끈다.


◆미국인들이 책을 구입하는 방법
대형 서점 체인 24.6%
북 클럽 17.7%
소형 서점 15.2%
인터넷 5.4%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책의 종류
픽션 53%
넌픽션 43%

오렌지카운티 아동서적 축제

활자 종이세상 떠나 입체적 행사 풍성

아이들과 함께 서점에 들러 서너시간 보내는 즐거움을 하루 종일 만끽할 수 있는 큰 잔치다. 책이 아니어도 단순히 놀거리를 찾아 방문할 만하다.
대형 서점에서부터 작은 책방까지 무수한 아동서적 관련 서점들에서 다양한 디스플레이로 신간 아동서적을 소개하고, 문구 전문점들이 학용품 및 아이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판매한다.
또한 이야기 시간, 토론회, 사인회 등을 통해 신간 아동서적 작가와 삽화가 다수를 직접 만나볼 수 있고, 메인 스테이지에서 치어리더 스콰드, 발레팀, 힙합 댄스팀, 어린이 마리아치 밴드 등의 공연도 보게 된다.
부스 사이사이에 아이들이 직접 만드는 아츠 앤 크래프츠 센터가 마련되고, 페이스페인팅, 광대 등 전형적인 축제 요소에 다양한 음식과 음악이 곁들여진다.
가장 기대되는 순서는 동물 관련 서적 소개를 위해 동물원 관계자들이 실제 동물들과 함께 출연하는 야생동물 쇼로, ‘와일드 애니멀 아레나’ 무대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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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오렌지카운티 아동서적 축제에서 많은 방문자들이 신나는 퍼포먼스를 구경하고 있다. 올해도 다양한 패밀리 엔터테인먼트가 마련된다.

Orange County Children’s Book Festival
일시: 9월29-30일
장소: Orange Coast College
2701 Fairview Rd.,
Costa Mesa, CA 92628
문의: www.kidsbookfestival.com

북 페어를 계기로 알아보는 출판계 정보


◆미국에서 가장 큰 출판업체 (뉴욕에 자리한 6대 출판 기업)
1위 랜덤 하우스 (Random House, Inc)
2위 펭귄 퍼트넘 (Penguin Putnam, Inc)
3위 하퍼콜린스 (HarperCollins)
4위 홀츠브린크 퍼블리싱 홀딩스 (Holtzbrinck Publishing Holdings)
5위 타임 워너 (Time Warner)
6위 사이먼 앤드 슈스터 (Simon & Schuster, Inc)
(6대 기업을 제외한 미국내 출판사 수는 약 90,000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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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카운티 아동서적 축제에 마련되는 부스들에서는 다양한 어린이 및 청소년 서적과 아이들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미국에서 책이 가장 많이 팔리는 도시
1위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지역
2위 뉴욕
3위 시카고
4위 보스턴
5위 워싱턴
6위 필라델피아
7위 샌프란시스코
8위 시애틀-벨뷰-에버렛 지역
9위 샌호제
10위 샌디에고

가장 인기 있는 픽션 종류는 미스터리/서스펜스물(19%)
픽션을 구입하는 독자는 55%가 여성, 45%가 남성.
미국인들이 하루 중 독서에 쓰는 시간은 평균 약 14분. TV를 보는 시간은 약 4시간. 라디오를 듣는 시간은 약 3시간.

(출처: Book Industry Study Group ‘Consumer Research Study on Book Purchasing 2001, Publishers Weekly 1997-2003, Christian Science Monitor 1997, Brenner Information Group ‘From a Survey and Special Report’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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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페어 부스에서 어린이들이 간단한 놀이를 통해 책을 무료로 받는 홍보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웨스트 할리웃 북 페어

작가 300여명 토론회 패널 참가
글쓰기 웍샵-희귀서적 판매도

매년 2만여명의 방문객을 기록하면서 짜임새 있는 구성과 유익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우수 북 페어로 지난 수년간 선정되어 널리 알려진 행사다.
6회째를 맞이한 올해도 작가 300여명이 12개 무대에서 열리는 각종 토론회 패널로 참가하며, 스토리텔링, 연극, 시낭독회, 퍼포먼스, 글쓰기 웍샵 등이 다양하게 준비되었다.
또한 지역 책방, 도서관, 비영리 단체 등에서 100여개 부스를 설치하고 서적 및 관련 상품 판매, 홍보 등을 할 예정.
어느 북페어든지 하이라이트는 일반 서점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독특한 서적, 특히 전문서적, 희귀서적 등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인데, 그런 면에서 웨스트할리웃 북 페어는 위치적 조건 및 참가자들의 성향이 이색적이고 창조적인 면을 다분히 강조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책에 관심이 있거나 재미난 구경거리를 원할 경우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만하다.
이번 행사에서 기대되는 순서 중 하나는 작가 지망생들이 출판사나 신문사 편집자에게 자신의 작품 기재 및 출판 문의를 할 때 편지 쓰는 방법을 지도해 주는 ‘쿼리 레터 및 북 프로포절 쓰기’ 시간 (‘How to Write a Query Letter/Book Proposal’).
실제 출판사에서 일하는 현직 편집자에게 본인이 준비해간 편지를 보여주고 상세한 평가를 받으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어린이들을 위한 인터액티브 부스가 여러군데 마련되어 간단한 놀이를 즐길 수 있고, 이색적인 아동 서적 디스플레이도 볼만하다.

West Hollywood Book Fair
일시: 9월3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장소: West Hollywood Park, 647 N. San Vicente Blvd.
문의: www.westhollywoodbookfair.org

■알 림 브라질리언 카니벌, 올해는 취소

9월7일자 위크엔드 섹션 2, 3면에 소개된 ‘제12회 브라질리언 카니벌’이 주최측의 사정으로 2008년 9월21일로 1년간 연기되었습니다.
해마다 롱비치 거리에서 카니벌을 개최해 온 ‘삼바 LA 프로덕션스’는 9월16일로 예정됐던 올해 퍼레이드가 롱비치 다운타운의 건축공사 붐으로 인해 진행이 힘들다고 판단, 행사를 취소했으며 내년부터는 장소를 영구적으로 옮겨 퀸 메리 이벤츠 팍(Queen Mary Events Park)에서 브라질 축제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밝혀 왔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착오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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