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한에서 종교활동은 반역”

2007-09-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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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지, 비밀 예배 지하교회 실태 보도

북한의 기독교인은 약 10만명으로 추산되며 이들은 성경책을 비닐로 감싸 뒷마당에 묻어놓거나 일부는 중국에 있는 선교사와 셀폰을 통해 예배도 한다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9일자로 발간된 뉴스위크는 ‘평양의 기도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북한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사형선고를 받은 손종남(49)씨 사건을 계기로 북한의 지하교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기사의 요약문.
손종남은 북한 군부 실세의 아들로 걱정을 모르고 자랐다. 어른이 되어서 그는 김정일의 비밀보안대 소속으로 신임을 받았다. 그러나 1997년 손종남의 임신한 아내가 북한의 기근에 대한 김정일의 실정을 비판했다가 체포돼 심문중 배를 걷어차여 유산하고 말았다.
손종남은 아내와 어린 딸과 함께 중국으로 날아갔지만 아내는 곧 사망했다. 그곳에서 기독교를 접한 그는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북한으로 돌아갔으나 스파이 혐의로 평양에서 체포돼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북한에는 로마 가톨릭 교회와 러시아정교회, 두개의 개신교 교회가 있다. 그러나 김정일이 하나의 국가적인 종교로 신성시되는 북한에서 종교를 갖는다는 것은 위협으로 간주된다. ‘순교자의 목소리’의 토드 네틀턴은 “종교를 갖는 것은 그들의 정치체제를 전면 부정하는 반역으로 비친다”고 말한다.
19세기만 해도 평양은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렸다. 빌리 그레이엄의 부인 루스 그레이엄은 1920년대 평양의 기독교계 학교기숙사에 다니기도 했고 김일성은 독실한 기독교 가정 출신이었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기독교인 500만명이 남쪽으로 피난하고 김일성 정권이 집권하면서 핍박이 심해졌다.
북한의 지하교회 신도들은 당국의 GPS 추적장치를 피하기 위해 5∼10분 정도의 짧은 예배를 갖고 있으며 성경 구절을 읽고 병자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 국무부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지하교회 신도들은 체포 구금되는 것은 물론 고문 살해되고 있다. 손종남의 경우 몇달째 소식을 알 수 없으나 구명을 위해 활동하는 이들은 그를 구해냄으로써 탄압받는 믿음을 위한 작은 싸움의 승리자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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