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린 은혜로 사는 민들레”

2007-09-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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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 상처 치유‘민들레 동산’14일부터 베델한인교회

민들레의 꽃말은‘이별’이다. 그 기원은 노아의 대홍수 때로 거슬러간다.
온 천지에 물이 차자 모두 도망을 갔는데 민들레만은 발이 빠지지 않아 도망을 못 갔다. 거센 물결이 목까지 차오자 민들레는 그만 너무 무서워서 머리가 하얗게 세어 버렸다. 마지막으로 구원의 기도를 한 민들레를 하나님이 가엾게 여겨 그 씨앗을 바람에 날려 멀리 산 중턱 양지바른 곳에 옮겨 피게 해주었다. 민들레는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며 오늘날까지도 얼굴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며 살고 있다고 한다.

서로 고민 나누는 위로의 시간
홀로서기 속 주님의 사랑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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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동산에 참가한 싱글맘들이 기차놀이를 하며 일체감을 확인하고 있다.>

‘여성 민들레’가 갈수록 늘고 있다. 사별로, 이혼으로 인해 이별해 사는 여성이 많다. 그래서 올해 14회째를 맞는 베델한인교회의 ‘민들레 동산’(14∼16일)을 찾는 참가자도 계속 늘고 있다.
올해는 캐나다, 일리노이, 시카고 등에서도 참가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30명에서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민들레동산 사역팀장인 박병순 권사는 전한다.
민들레 동산에는 60세 이하 싱글맘이 참가한다. 배우자 없이 가계부양과 자녀교육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싱글맘이 모여 외로움과 상처를 치유하는 자리다. 그리스도 안에서 싱글맘이 건강하게 홀로 서는 게 행사의 목적이다.
베델한인교회의 담임인 손인식 목사는 “싱글맘이 점점 늘고 있지만, 가족이나 교회가 일일이 돌보아 주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밖으로 나서기를 주저하며 혼자 아파하는 싱글맘을 위로하고 사랑으로 품는 시간이 바로 민들레 동산”이라고 말한다.
민들레 동산에는 강의도 있다. 하지만 주로 싱글맘끼리 마음껏 터놓고 나누는 이야기다. 박 권사는 “참가자 모두가 혼자 있던 세월이 얼마나 후회됐는지 모른다며 기뻐서 돌아가는 곳”이라고 말한다. 서로가 아픈 가슴을 털어놓으며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자유를 누리고 간다고 한다. 박 권사는 몇 년째 이 행사를 이끌며 “평생 이때보다 더 운 적은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한 참가자는 이런 간증을 웹사이트에 남겼다.
“주님은 저를 품에 안으며 이렇게 말씀해주셨습니다. ‘내가 한번도 널 잊은 적이 없다. 앞으로도 결코 널 포기하지 않고 사랑할 거다. 나는 너의 아버지니라.’ 넘어야 할 산과 건너야 할 강을 이겨내며 힘겨운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고 돌아갑니다.”
민들레 동산 참가비는 항공료를 제외하고는 전액 베델한인교회에서 부담한다. 문의 (949)309-6311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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