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영중인 영화프로

2007-08-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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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The Nines)★★★>

세명의 배우가 엮는 세가지 이야기

같은 세 명의 배우가 이어지는 세 가지의 얘기에서 각기 다른 인물들로 나오는 여러 층의 얘기를 서로 교차한 독창적인 드라마다.
할리웃의 내막에서부터 형이상학적인 것까지를 취급한 실존주의적 영화라고 하겠는데 내용이 복잡해 도전하는 식으로 봐야 한다. 맨 끝에 가서야 세 얘기의 인물들의 관계가 암시된다.
제1부: ‘죄수’. 인기 TV 배우 게리는 자기 집 뒷마당에서 자기를 버리고 간 애인의 옷들을 불태운 뒤 술을 마시며 차를 몬다. 게리의 집이 몽땅 불에 타 게리는 재판 끝에 베벌리힐스의 빈 집에서의 주택구금형을 받는다.
할 일 없이 빈둥거리는 제리에게 다가오는 여자가 이웃집에 사는 성적으로 공격적인 새라. 그리고 집안에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난다.
제2부: ‘현실’. 베벌리힐스의 집은 실제 주인으로 성공한 각본가이자 제작자인 개빈이 소개된다.
그가 TV 배우로 오랜 친구인 멜리사를 위해 쓴 초자연적 드라마 ‘지식’의 파일럿 제작을 놓고 개빈과 멜리사와 드라마 개발담당 부사장 수전이 연결된다.
제3부: ‘지식’. 비디오게임 디자이너인 게이브리얼과 메리가 말 못하는 어린 딸과 함께 산길로 차를 몰고 갔다가 개스가 떨어진다.
게이브리엘은 개스를 얻으러 모녀를 남기고 동네를 향해 가다가 등산객 시에라를 만나면서 초사실적 일들이 일어난다.
성인용. 9월6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클림트’ (Klimt) ★★★(5개 만점)>

오스트리아 화가 클림트의 삶과 사랑 몽환적 이미지 향연

지난해에 LA카운티 뮤지엄에서도 그의 작품들이 전시된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삶을 환상적이요 상징적이며 또 몽환적이요 화려하게 묘사한 영화다.
클림트는 여인들의 초상화를 매우 감각적이요 인상파 수법으로 그린 화가로 그의 작품 중엔 여인들의 나체가 많다. 그의 그림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아트 누보’의 상징적 작품들로 취급된다.
지난해에 그의 그림 ‘아델레 블록-바우어 I의 초상화’가 단일작품으로서는 1억3,500만달러에 팔리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는 칠레 태생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징주의적 감독 라울 루이스가 연출한 비정통적인 클림트 찬양이다.
영화가 매우 환상적이어서 클림트 문외한들이 보려면 다소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한 번 도전해 볼 만한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모두 여인들을 위한 것으로 시대를 앞서 간 화가였는데 고향 비엔나에서보다 파리에서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의 모델들은 그의 뮤즈들이기도 했는데 클림트는 수많은 모델들과 사랑을 해 자녀가 대략 무려 30명이나 된다.
영화는 1918년 클림트(존 말코비치)의 죽음의 침상 장면으로부터 시작되면서 클림트가 자기 과거를 추억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시간이 마구 교차된다.
이어 1900년 파리에서 열린 세계 전시회의 오스트리아실에서 클림트는 금메달을 받는다. 그는 여기서 영화 마법사 멜리에를 만나고 그를 통해 자기의 환상적 뮤즈가 될 여인 레아 데 카스트로(새프론 버로우스)를 알게 된다. 레아는 클림트의 뮤즈이자 그의 에로틱한 이념과 육적 욕망의 현신이다.
영화에서는 레아 외에도 정체불명의 신비한 여인 세크리타리 등 몇 명의 여자가 클림트의 삶에 관여하는데 작품 속의 미술가와 모델과 연인들 중 일부는 실제로 생존했던 사람들이나 나머지 일부는 클림트의 상상의 산물이다.
클림트와 여인들과의 관계와 함께 그와 오스트리아 정부 간의 대결 및 우정과 당시 유럽 화단의 모습 등이 만화경식으로 그려진다.
성인용. 일부 극장.


<‘신입생 오리엔테이션’(Freshman Orientation)>

대학생들의 평상적인 장난과 로맨스와 시행착오의 정형에 도전하는 로맨틱 코미디 청춘물.
연애박사인 대학 신입생 클레이는 여학생 클럽에 가입하려는 예쁜 애만다에게 접근하나 퇴짜를 맞고 자존심을 크게 다친다.
그런데 애만다가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선 동성애 남자를 유혹해 사랑에 빠지게 해야 하는 조건을 제시 받으면서 클레이에게 기회가 온다.
클레이는 자신을 동성애자로 보이게 하려고 동네 바 주인으로부터 의상에서부터 팝문화에 이르기까지 게이에 관한 학습을 한다.
그런데 동성애자가 된 클레이의 옛 애인이 나타나고 클레이를 몰래 사랑하는 클레이의 룸메이트 맷이 클레이의 애정행각에 걸림돌을 놓으면서 문제가 복잡해진다.
R. 일부 지역.


<‘총알을 보내라’ (Send a Bullet)★★★½>

브라질‘현대병’파헤친 다큐


올 선댄스 영화제서 심사위원 대상 받아

세계 최대의 개구리 양식장과 부패한 정치인과 상우 파울루의 성형외과의 및 납치가 직업인 사람들을 주도면밀하게 연결시켜 현 브라질의 끊임없이 악순환하는 폭력과 부패의 실상을 불로 지지듯 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보여주는 기록영화다.
올 선댄스 영화제서 기록영화 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상영시간 85분 안에 이야기를 능란하게 압축시킨 시각적으로도 눈부신 작품.
브라질 피가 섞인 젊은 감독 제이슨 콘은 먼저 처음 부정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개구리 사육장의 주인 데니스를 만난다. 그러나 매우 사교적인 데니스는 스캔들 질문엔 대답을 회피한다.
이어 콘은 상원의원을 지낸 하데르 바르발호를 만난다. 바르발호는 의원 재직 때 아마존과 빈민지역을 위한 기금에서 수백만달러를 빼냈으나 현직 의원은 민간인 법정에 서지 않는다는 법 때문에 기소되지도 않았다.
이어 콘은 상우 파울루의 번잡한 도심과 시골 파라를 찾아 바르발호를 법의 심판을 받게 하려고 애쓰는 검찰총장s과 다른 사람들을 소개한다.
콘은 영화의 많은 부분을 브라질 대도시에서 번창하는 납치산업의 주인공들에게 할애한다.
귀가 잘린 전 희생자와 납치를 직업으로 여기는 범죄자 그리고 잘린 귀 복원수술로 성공한 의사 및 부유층을 위한 개인용 헬기와 방탄자동차 사업 등이 소개된다.
콘은 브라질의 계급과 사법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한 이런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성인용. 로열(310-477-5581) 플레이하우스.


<‘자가 치료’(Self-Medicated) ★★★>

라스베가스 변두리 주택가에서 약물중독자인 홀어머니와 사는 17세난 앤드루는 자기를 사랑하던 아버지의 이른 죽음에 대한 슬픔을 견디지 못해 약물과 술과 폭력 등으로 날들을 보낸다.
뛰어난 지능을 지닌 앤드루는 여러 군데의 학교에서도 퇴학당하고 이제 완전히 자기 파괴의 상황에 이르렀다.
이를 보다 못한 앤드루의 어머니는 아들을 개인 정신병원에 강제로 감금시킨다.
반항적인 앤드루는 이 치료소의 육체적·정신적 학대에 맹렬히 저항하면서 서서히 내면의 각성을 경험한다.
앤드루는 이 치료소를 탈출, 다시 어머니에 의해 하와이로까지 압송되나 여기서도 탈출한다.
그리고 앤드루는 자신을 궁극적으로 구원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직접 자기 속 악마와 대결해야 함을 깨닫는다. 실화다.
R. 일부 지역.


<‘챔프의 부활’(Resurrecting the Champ)>

전 미들급 프로권투 강자로 술꾼 홈리스가 된 사람과 그의 얘기를 자기 출세의 계기로 삼으려는 스포츠 기자를 주인공으로 한 도덕극이지만 얘기가 특별히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공연히 감상적이다.
덴버타임스의 권투 전문기자 에릭은 우연히 불량배들에게 구타당하는 거지(새뮤얼 L. 잭슨)를 도와주다 이 거지가 왕년의 챔프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에릭은 챔프의 이야기를 신문의 잡지에 표지기사로 써 자기 이름을 전국적으로 알릴 계획을 마련한다.
그리고 에릭은 과거를 말 않겠다는 챔프를 설득, 그의 이야기를 받아 적어 출판,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그러나 본격적인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R. 일부지역.


<‘증정’(Dedication)>

책 서명회에서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는 없어”라고 말하는 과격하고 병적으로 특이한 성격을 지닌 베스트셀러 아동소설 작가의 참 사랑 찾기 드라마.
반사회적이요 성질 급하고 늘 불안한 작가 헨리는 함께 일해 온 삽화가 루디가 사망하면서 젊은 여류 삽화가 루시와 함께 억지춘향격 팀을 이룬다.
루시를 어떻게든 떼어놓으려고 수단을 쓰는 헨리는 자기도 모르는 새 루시를 사랑하게 된다.
로맨스 영화의 정석대로 둘은 사랑하다가 싸우면서 헤어진다.
그리고 헨리는 뒤늦게 루시가 자신의 진실한 여자임을 깨닫고 속죄하고 개과천선해 그 뒤로 내내 잘살았다고 한다.
R. 선셋 5 랜드마크(310-281-8233).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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