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우방들 전방위 노력 결실

2007-08-29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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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어떻게 나왔나

미국·아프간 ‘비타협’원칙 고수에
탈레반 ‘죄수 맞교환’ 포기 결정적
‘금전지원’등 물밑거래 가능성도

한국인 인질 19명 전원 석방은 당초 예상보다 약 1개월이나 빠른 국면전환으로 한국 정부의 집요한 협상 노력과 미국, 아프간 등 우방국의 지원, 이슬람권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비난 여론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협상 타결의 결정적 요인은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 카드를 꺼낸 탈레반이 이를 포기한 점이다. 탈레반은 인질 납치 초기부터 줄기차게 맞교환을 요구했지만 실질적인 수감자 석방권을 쥔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테러범과 협상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자 사실상 인질 카드를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탈레반은 이 때문에 한국 정부 권한 밖의 일 대신 다른 협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슬람 원리주의자인 탈레반은 라마단을 앞두고 선의를 베푼다는 원칙과 함께 이교도를 아프가니스탄에서 몰아낸다는 명분을 이번 협상을 통해서 얻어냈다.
또한 탈레반은 인질사건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건재하다는 것을 전 세계에 과시, 이미 인질을 통한 소기의 효과를 거뒀기 때문에 한 발 물러섰다는 관측이다.
미국과 아프간 정부의 강온 전략도 협상 타결의 주요 원인으로 평가된다. 테러 세력과의 ‘비타협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탈레반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는 등 ‘창의적 외교’로 물밑 교섭을 벌인 흔적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한 이슬람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네시아의 측면 지원도 무시할 수 없다. 인도네시아는 협상의 최종 증인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한국과 탈레반을 연결해 주는 고리역할을 하는 등 원활한 협상을 도왔다.
그러나 한국과 탈레반의 공식 발표와 달리 물밑에서 거래가 오고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타결 내용은 이미 한국 정부가 인질사태 초기부터 공표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탈레반에 대한 금전적 지원 등 ‘플러스 알파’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돈을 지불하고 인질 석방을 이끌었을 경우에는 테러범과 돈을 매개로 협상했다는 일부 국제사회의 비난도 면키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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