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헬기 투어

2007-08-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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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구나, 하늘서 보니 참 좋구나!

낯익은 거리, 절경이 발밑에… 색다른 감동 한아름

한가지 사물을 볼 때 어느 쪽에서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하게 된다. 때로는 무엇을 본다는 자체보다도 어떻게 보느냐 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각도를 바꾸면 완전히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되는 것.
헬리콥터, 또는 경비행기로 LA와 인근 지역을 돌아보는 공중 투어는 다른 어떤 관광 프로그램이나 구경거리에 견주어 보아도 단연 특색 있는 체험이다. 차를 타거나 도보로 지나치던 도시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평면적으로 보이던 건물, 거리 등이 갑자기 큰 한 폭의 그림처럼 확대되고, 가까이에서 볼 수 없던 세밀한 부분까지 눈에 띄면서 색다른 매력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 공중 투어를 제공하는 회사가 의외로 여러 곳에 마련되어 있지만, 막상 평지를 벗어나 하늘로 오른다는 간단한 이유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없는 활동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여행객이 아닌 거주자들 중 상공에서 LA를 돌아본 사람은 흔치 않은 편이다.
헬리콥터 투어는 일상적인 생활 범주에서 벗어난 이색적인 활동인 만큼, 함께 경험한 사람들에게 뜻밖의 유대감과 추억을 남겨준다. 하늘을 날아서 기분 좋고, 이미 알고 있던 도시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아서 유쾌하며, 동행하는 사람과 더욱 친해질 수 있어서 기대되는 남가주 공중 투어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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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투어에 사용되는 비행기들이 모여있는 공항. 이곳에서 모든 헬리콥터 정비가 이루어지고, 투어 그룹이 탑승하도록 되어있다.

지역별 투어 종류

로스앤젤레스, 밴나이스 지역

■할리웃과 다운타운 LA
밴나이스 공항을 출발하여 30여분 정도 할리웃의 영화 로케이션, 게티 센터, 벨에어 맨션, UCLA 캠퍼스, 센트리 시티와 베벌리힐스를 지나고 다운타운 고층 건물과 스테이플스 센터 등을 돌아 다시 할리웃 사인을 향해 유니버설 스튜디오 창공으로 돌아오는 코스. 또는, 다운타운이나 호손 공항에서 출발하여 LA 시내와 할리웃 지역을 돌아오는 코스 등이 있다.
가격은 회사마다 소요시간에 따라 다양한데, 1인당 95달러부터 225달러까지 있고, 1인당 250달러에 식사와 리무진 사용을 포함하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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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운과 할리웃을 비행하는 그랜드 투어에서 촬영한 로스앤젤레스의 전경.

■도시·산·그리고 바다
50분~1시간이 소요되는 투어로서 밴나이스 공항에서 출발하면 할리웃에서 시작하여 LA 다운타운을 거치고, 호손 공항에서 시작하면 다운타운을 들러 할리웃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경로가 일반적이다.
밸리 쪽에서 시작한 경우는 샌타모니카 마운틴스와 말리부 캐년을 통해 퍼시픽 팰리세이즈를 거쳐 샌타모니카, 베니스, 마리나 델 레이까지 내려갔다가 내륙으로 돌아 올라가게 되고, 남쪽에서 시작하면 할리웃 다음으로 베벌리힐스를 거쳐 바닷가를 둘러본 뒤 말리부 캐년을 지나 남하하는 식으로 움직인다.
경험자들에 의하면 한낮이나 오후 보다는 아침 정경이 가장 신선해서, 산이 포함되는 투어는 특히 오전 비행을 권할 만 하다고 한다. 1인당 105달러에서 395달러까지. 오후 비행에는 저녁식사와 리무진 사용을 포함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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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타모니카 인근에서 방향을 돌리는 헬리콥터. 도시의 곳곳을 볼 수 있다.


■로맨틱 선셋 관광
주로 바닷가를 비행하는 코스로서 퍼시픽 팰리세이즈와 말리부의 고급 저택 위로 날아올라 석양이 지는 해변을 낮게 지나면서 즐기거나 말리부에서 시작하여 샌타모니카, 베니스 등까지 골고루 구경하는 코스가 있다.
해질 무렵 탑승하면 해안가 주택 및 식당들에 하나 둘씩 불이 켜지며 서쪽 하늘에는 오렌지색 노을이 펼쳐지는 환상적인 풍경을 누릴 수 있다.
1인당 105달러부터 시작되는데 대부분 식사를 포함하여 180달러선부터 최고 395달러까지 있다.

브라일스 윙 앤드 헬리콥터(Briles Wing and Helicopter): 877-TO FLY LA
할리웃 에비애이터스 (Hollywood Aviators): 818-994-2004
헬리텍 애비애이션 (Helitac Aviation): 310-679-2109
설레브리티 헬리콥터스 (Celebrity Helicopters): 877-999-2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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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함께 하는 헬리콥터 투어는 부모와 자녀간의 결속력을 다져주는 인상적인 경험이다.

롱비치 지역

롱비치 공항에서 출발하여 인근 지역만 비행하는 ‘롱비치 투어’, LA 다운타운을 포함하거나 더 넓게 오랫동안 관광할 수 있는 ‘스카이 투어’ 및 ‘그랜드 투어’,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도시를 내려다보는 ‘나이트라이프 투어’, 그리고 본인이 원하는 대로 헬리콥터 방향을 정할 수 있는 ‘커스텀 투어’ 등 이색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능하다.
가격은 25분에 1인당 145달러, 어린이 132달러로 시작하여, 1시간에 282달러까지이며, 1인당 293달러인 커스텀 투어는 시간이 자유롭고, 야행 투어는 50분에 199달러로 규정되어 있다.
로스앤젤레스 헬리콥터스 (Los Angeles Helicopters): 800-976-HELI, 562-377-0396

토랜스 지역

팔로스 버디스를 중점적으로 돌아보는 바닷가 투어와 LA 다운타운, 롱비치, 사우스베이 등지를 골고루 구경하는 LA 투어, 그리고 두 가지를 합하여 더 넓은 지역을 비행하는 얼티밋 투어 등의 패키지가 마련되어 있다.
어드밴스드 플라이트 (Advanced Flight): 310-908-8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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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투어는 도시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만으로 새롭게 볼 수 있어서 이색적인 매력의 여가 활동이다.

헬기 투어 때 알아둘 점

비행시간 분~1시간… 어린이 탑승 사전 문의토록

1.대부분 회사들에서 30분부터 1시간 정도 소요되는 로그램을 제공하는데, 30분짜리 짧은 투어는 어리둥절 탑승하여 비행 상태에 익숙해지다 보면 끝나는 식으로 다소 급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그보다는 느긋하게 45분 이상 1시간 정도 비행하는 투어가 바람직하다.
2.헬리콥터 종류는 6인승부터 25인승까지 투어별로 다양한데, 크기나 인원수는 비행 상태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비행기 자체 보다는 프로그램 내용을 고려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3.모든 코스는 2인 이상 예약해야 하며, 어린이가 탑승할 때는 연령제한 및 권장 비행시간을 회사 측과 상의하여 결정하도록 한다.
4.빗방울이 조금 뿌리는 것은 비행에 큰 방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무지개를 볼 수 있어서 인상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 날씨 변화가 우려된다면 회사측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5.카메라를 휴대할 때는 ASA/ISO 400이나 800 정도로 속도가 빠른 필름을 사용하고, 유리창 반사를 막아주는 편광 필터를 구해 가면 큰 도움이 된다.
6.물체를 좀더 가까이 보고 싶다면 간편한 망원경을 소지하는 것도 좋다. 망원경이 없을 시에는 디지털 카메라의 줌 기능으로도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7.사진이나 비디오 촬영에 지나치게 열중하면 오히려 멋진 정경을 놓치는 수가 생긴다. 눈으로 먼저 즐기고 여유가 있을 때 사진기나 비디오기를 사용하는 편이 현명하다. 아예 사진기를 가져가지 않고 헬리콥터 회사에서 제공하는 기념 촬영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도 아이디어. 예약시 미리 문의하도록.
8.그룹으로 갈 때는 비행시간과 경로를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커스텀 투어를 고려하거나 탑승 전 파일럿에게 특별히 원하는 장소를 상의하는 것도 가능하다.
9.헬리콥터 투어는 고공비행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의외로 흔들림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멀미가 심한 사람은 탑승 1시간 전에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10.좌석 배치는 어느 자리에서나 비슷한 정경을 볼 수 있는데, IMAX 극장 분위기를 굳이 원한다면 맨 앞자리를 차지할 것.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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