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 일상, 깨달음

2007-08-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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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천국병원

이호성 장로님은 지난 9년 동안 암 투병생활을 통해 하나님이 인간에게 허락하시는 참된 평안과 진정한 삶의 의미가 무엇이라는 것을 체험으로 터득하신 분이다.
이 장로님의 암은 피부암의 일종으로 입술의 침샘 부위에서 시작돼 얼굴 신경조직을 따라 다른 신체기관으로 전이되는 의학적으로 아주 희귀한 암이다. 아직 50대 초반인 그는 지난 9년간 22번의 대수술을 받았으며 한동안 폐로 암세포가 번지면서 위기촉발의 순간을 넘기기도 했다. 고통스러운 키모테라피(항암치료)도 지금까지 6개월간에 걸쳐 3번을 받았으며, 불과 몇 주 전에는 얼굴부위 반쪽을 도려내는 대수술을 했다.
모든 암이 고통스럽지만 특별히 신경조직을 통해 전이되는 암의 고통은 도무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마약성분이 강한 진통제 주사를 계속 맞아도 뼈가 부서지고, 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져 ‘억’ 소리도 내지 못하고 실신했던 적도 여러 번 있었다.
한동안 이 장로님의 기도는 하루 속히 나를 천국으로 데려가서 이제는 더 이상 이런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해달라는 애절한 절규였다. 마약성분의 진통제를 오랫동안 맞으면서 우울증세 마저 생겨 그렇게 정성스럽게 헌신적으로 간호하는 아내와 두 아들에게 고함을 지르며 물건을 집어던지는 일까지 생겼다.
“하나님, 이제는 제발 제 영혼을 거두어 주옵소서.”
그때 그는 하나님의 선명한 음성을 들었다.
“내가 너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일들이 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인데 그날 이후 하나님께서는 매일같이 그를 찾아와 아픔을 위로해 주시고 또한 천국의 지혜를 부어주시고 있다. 너무 신비스러운 일이라 믿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어찌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지만, 하나님이 인간의 상식 선에서 일하시는 분이 아니신 것만은 확실하다. 하나님은 기적을 상식처럼 이루시는 기적의 하나님이시다.
이 장로님은 그 동안 하나님이 들려주시는 음성과 천국의 지혜를 그 때 그 때 노트에 기록해 왔는데, 이제 그 노트 기록들을 모아 ‘911 천국병원’이라는 간증 책자 발간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동병상련이라고 온라인에서 지금 암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하늘의 소망을 나누며 서로 위로하기 위한 ‘천국병원 웹사이트’를 제작할 계획이다.
죽으려 하면 살고, 살려고 발버둥치면 결국 죽게 된다. 이제 살고 죽는 것은 더 이상 그에게 문제가 아니다. 그를 대하다 보면 사람이 죽음의 두려움을 초월하게 될 때 얼마나 담대한 삶을 살게 되며, 투병의 고통 가운데서도 아름다운 여생을 누릴 수 있는 지를 목격하게 된다. 부활의 소망이 너무도 확실하게 믿어지기 시작하면 이 땅에서의 제한된 목숨, 물질의 소유에서 완전히 자유로워 질 수 있는 것이다.
병에서 치유된 간증은 참으로 귀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귀한 간증은 아직 병 가운데 있으면서 천국을 이 땅에서 소유하게 되고, 병이 결국 치유되지 않아도 죽는 날까지 감사할 수 있는 믿음을 소유하게 된 간증이라고 믿는다.
이호성 장로님을 통해 하나님이 이루시고자 하는 그 위대한 일들이 아름답게 열매를 맺게 되길 기도한다.
baekstephen@yahoo.com

백 승 환 (목사·예찬출판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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