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손맛으로 주류 입맛 사로잡겠다”

2007-08-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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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손맛으로 주류 입맛 사로잡겠다”

젊은 한인 셰프 3인방. 왼쪽부터 사라 정, 미켈 김, 강경희씨.

“한인 손맛으로 주류 입맛 사로잡겠다”

세밀하면서 고급스런 장식이 돋보이는 사라 정씨의 웨딩케익.

‘셰프 3인방’미켈 김·강경희·사라 정씨

참반가운 일이었다. 우연히 알게 된 유명 주류 레스토랑에서 한인 셰프를 세 명이나 발견했으니 말이다.
주인공은 베벌리 힐스의 인도·프랑스 레스토랑 ‘탄조어’(tanzore)에서 활약하는 미켈 김, 강경희, 사라 정씨 3인방.
미켈 김씨는 탄조어의 총 주방장으로, 강경희씨는 디저트와 핑거푸드 담당 파티셰로, 사라 정씨 역시 케익과 쿠키 전문 파티셰로 맹활약 중이다.
이들 세 명은 처음부터 아는 사이도 아니었다. 그냥 우연히 탄조어에서 일하면서 서로를 알게 됐다. 학교도 모두 패사디나의 ‘르 코르동 블루’를 졸업했다. 졸업 연도와 재학 시기는 모두 다르지만 한인 동문 셋이 인도 사람이 운영하는 인도 레스토랑에서 만난 것이다.
함께 일을 하면서 셋은 서로가 너무나 마음이 잘 맞는 동료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연이라고 보기엔 너무 신기한, 마치 이미 만나야 할 인연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기 위해 이들 셋이 드디어 일(?)을 저지른다. 세 명이 의기투합, 가장 세계적이면서도 한국적인 케이더링 사업을 8월 중순부터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결혼식 피로연에서부터 생일 파티나 소규모 프라이빗 파티까지 고급스러우면서 탁월한 맛의 케이더링 음식을 선보일 계획이다. 애피타이저와 핑거푸드는 강경희씨, 케익과 쿠키는 사라 정씨가 책임진다. 메인메뉴와 전체적인 음식을 구상하는 총지휘는 미켈 김씨가 맡게 된다.
한인 고유의 손맛으로 주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다지고 있는 젊은 한인 셰프 3인방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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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희씨가 선보인 군침을 돋우는 핑거푸드.


멋있는… 맛있는…
고급 케이더링
특별한 날 책임져요

의기투합‘한인 셰프 3인방’의 도전

세 명이 의기투합해 선보이는 요리는 기존 케이더링과는 다른 차원의 음식이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렇다고 한인 입맛에 전혀 맞지 않는 요리를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 한인과 주류 고객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요리가 선보인다.
예를 들어 바나나가 들어간 크리스피 프렌치 토스트, 가지와 포토벨로가 들어간 라자니아, 커리 소스와 구운 야채를 곁들인 스캘럽과 쿠스쿠스, 베지테리언을 위한 토티야 수프 등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고급스러운 요리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미켈 김씨는 “주류 사회의 굵직굵직한 행사를 도맡아 온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하우로 특별한 날 가장 고급스러우면서도 결코 잊지 못할 음식을 선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가격은 1인당 35달러 선이며 문의는 (310)633-3229.

<총 주방장-미켈 김씨>

“음식의 맛은 풍부하되 최대한 라이트 한 맛을 내는 것이 제 요리방식의 특징이에요. 늘 새로운 스타일의 음식을 개발하고 이에 만족하는 고객들을 볼 때 큰 기쁨을 느낍니다.”
탄조어의 모든 음식 맛을 총책임지며 케이더링 사업도 총지휘하는 미켈 김씨. 르 코르동 블루를 나와 볼프강 퍽, 샌프란시스코의 셰퍼니스 등 유명 식당에서 경험을 쌓았다. 체스 패니세에서 일할 당시 미 요리계의 선구자로 칭송받는 앨리스 워터스와 함께 일했다. 다양한 향과 재료를 사용하는 인도 요리에 매력을 느껴 보고 연구하고 싶은 마음에 인도 식당에서 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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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스페셜티는 프랑스 요리지만 한식과 아시안 퓨전 등 거의 모든 요리가 그 손안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감을 얻기 위한 음식 기행도 나선다. 프랑스 등 유럽은 물론 인도나 태국 등 아시아로 정기적으로 여행을 다닌다. 세계 각국 요리도 연구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웨스턴 식당 엑스포 요리 경연대회에서 전국에서 몰린 100여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했다. 아카데미 영화 시상식과 에미 어워드, 힐러리 클린턴 선거 파티, 유명 영화배우 프라이빗 파티 등 굵직굵직한 행사에도 그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요리들이 선보였다. 주류 고객들을 상대로 쌓은 경험이 앞으로 케이더링 사업을 이끄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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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익 담당-사라 정씨>

“언젠가 요리 대회에 나가고 싶은 꿈이 있어요. 누가 봐도 재미있고 테마가 있는 케익을 구워내는 것이 제 특기랍니다.”
각종 행사 케익과 쿠키 전문 사라 정씨.
르 코르동 블루를 졸업하고 빠리 바게뜨 등에서 근무했다. 고객들의 이름을 넣어 구운 반지모양의 쿠키 등 디저트 만드는 기술이 탁월하다. 동료들은 특히 그가 구워내는 쿠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맛있다고 칭찬한다. 달지 않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 쿠키가 특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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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또 다른 스페셜티는 신랑신부 혹은 결혼식 분위기에 맞게 테마를 정해 만들어 구워내는 웨딩케익. 때로는 알록달록하게, 때로는 드레스자락에 달린 레이스처럼 화려하게 펼쳐내는 그의 케이크 아이싱은 거의 예술작품 수준이라고.
정씨는 언젠가 유럽 스타일 디저트에 인도식 맛을 가미한 색다른 퓨전 디저트를 개발하고 싶다며 야무진 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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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 김씨가 선보인 메인요리인 사시미 메들리가 먹음직스럽다.

<파티셰-강경희씨>

“맛도 좋고 모양도 좋은 핑거푸드, 아시안 입맛에 딱 맞는 레서피로 만든 타르트 만들기는 누구보다 자신 있어요.”
핑거푸드와 디저트를 담당하는 강경희씨는 각양각색의 서양 디저트 레서피를 이용, 한인 입맛에 맞게 변형·개발해 업그레이드 시키는 신기한 노하우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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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게티를 곁들인 버터 포치 랍스터.

르 코르동 블루를 졸업한 뒤 아만딘 베이커리 & 페스트리, 비 딜리셔스 케이더링 등 에서 경험을 쌓았다. 강씨는 맛도 좋지만 보기에도 예쁜 디저트 만들기가 전문이다.
탄조어에서 만나게 된 미켈 김씨의 지도 아래 스페셜 메뉴와 음식 개발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강씨는 곧 시작할 케이더링 사업에서도 핑거푸드와 디저트를 담당한다.
“샐러드 드레싱 하나를 만들어도 신선하고 좋은 재료만을 사용하는 것이 요리철학”이라는 강씨는 언젠가 개인 카페를 갖고 직접 만든 페스트리와 샐러드, 샌드위치를 선보이고 싶은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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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감탄을 자아내는 먹음직스러운 핑거푸드.

글 홍지은·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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