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웰빙 이야기 - 수돗물과 친환경운동

2007-08-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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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 회사에서 나오는 병 물이 수돗물이라는 뉴스는 병 물이 수돗물 보다 깨끗하고 몸에 좋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충격적이다. 더구나 병물의 25% 내지 40%가 수돗물이라는 사실과 알래스카의 spring water가 산업 쓰레기장 옆에서 끌어 온 물이라는 것도 꺼림칙하다.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시 예산에서 병물 구입을 금했고, 미시간의 안아보는 시 행사에서 병물 파는 것을 금하는 결의안을 냈으며, 아칸소 주에서는 각 부서 과장들에게 사무실 내에서 병 물을 마시는 것을 금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이렇게 환경단체나 정부 기관에서 병물 반대 운동을 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1. 위생과 건강 면으로 따져 보면 수돗물은 환경보호국(EPA)의 감시 하에 매년 수질 검사를 보고해야 한다. 수돗물은 물자원에서 돌, 흙 같은 것을 걸러낸 후, 물에 녹아 있는 잡물은 화학품으로 침전시켜 걸러내고, 오존개스와 클로린으로 감염물질 혹은 박테리아를 죽인 뒤 다시 모래와 카본 여과 판을 거치는 등 여섯 번의 과정을 거쳐야 수돗물로 나올 수 있다.
병 물은 FDA 관할로 물에 대한 규칙이 허술하다. 무엇이 얼마만큼 들어 있는가에 관심이 있는 FDA는 아무것도 없어야 하는 물에는 너그러울 수밖에 없다. 또 일단 FDA를 거친 물이라도 그 속행이 어려워 미국에서 파는 병 물의 60-70%가 FDA 규칙을 거치지 않고 팔고 있다는 사실이다.
2. 경제적으로 지난 3년간 병물 소비가 10배가 늘었다. 수돗물보다 240배 내지 1,000배의 값을 더 지불하면서 마시는 병 물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2006년 병 물이 팔린 것이 26억 케이스로 돈으로 환산하면 150억 달러에 달한다. 사업가들은 병 물을 금과 오일 다음의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3. 환경 문제로 볼 때 병 물은 자원 낭비요 지구 온난화를 불러오는 화근이다.
물병은 우유병이나 다른 드링크 병과 달리 물에서 플라스틱 냄새가 나지 않도록 값비싼 PET (Poly ethylene terephalate)로 만든다. 2004년 물병을 만들기 위해 미국에서만 2,000만 배럴의 오일이 소모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물병의 재생은 10%이었다는 통계가 Harper 잡지에 실렸으니 90%의 이 아까운 병들이 쓰레기 매립지에 썩지도 않고 오래오래 뒹굴고 있을 것이다.
종합적으로 물 병 하나를 만들고 물을 채우고 마시고 버리는 쓰레기 처리까지 소비하는 오일의 양이 물병의 4분의 1을 채운다. 또 병 물이 가게로, 가게에서 소비자로 운반 될 때마다 소모되는 개솔린과 그에서 방출되는 공기 오염물질도 무시할 수 없다. 그뿐인가 병을 만들 때 식히는 장치로 소모되는 물이 엄청난 양이다.
병 물은 기분 좋고 편리하다. 아직도 수돗물 마시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Target 등에서 쉽게 살 수 있는 BRITA Pitcher에 수돗물을 걸러 병에 담아 마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겠다.

김준자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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