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영중인 영화프로

2007-08-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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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영국이다’ (This Is England) ★★★★(5개 만점)

스킨헤드 갱 11세 소년의 성장기

영국 서민층들의 삶과 문화 조명
폭력적이지만 유머넘친 드라마


1980년대 초 스킨헤드 갱의 삶을 통해 영국 서민층의 문화와 남성적인 것을 탐구한 폭력적이면서 유머가 있는 드라메디다.
튼튼한 구성을 지닌 각본을 쓰고 연출한 영국인 감독 셰인 메도우즈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 상당히 사실적이다. 결말이 다소 상투적이긴 하나 매우 재미 있고 연기 좋은 영화로 서술방식이 대단히 유연하다.
1983년 7월 포클랜드 전쟁 직후의 영국의 한 해변 마을. 전쟁서 아버지가 전사해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11세난 소년 션(토마스 터구스)은 조숙하고 당돌한 아이. 션이 어느 날 시비를 거는 틴에이지 스킨헤드 갱에게 대항하면서 갱의 우두머리 우디는 션의 용감성에 탄복, 그를 갱의 일원으로 수용한다. 갱은 우디 외에 우디의 애인 롤과 흑인인 밀키등 몇명으로 구성됐다.
영화 중간부는 머리를 박박 깍은 션과 다른 스킨헤드들이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면서 장난을 즐기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션은 보이 조지 스타일의 소녀 스멜과 첫 프렌치 키스를 즐긴다. 션의 어머니는 처음에 션이 스킨헤드가 된 것을 보고 대경실색하나 우디등이 사악한 아이들이 아닌 것을 알고 아들을 용서한다.
그런데 교도소에서 우디 일당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인종차별주의자로 내면이 증오로 가득 찬 콤보가 출소하면서 갱은 양분된다. 하나는 우디가 이끄는 파요 다른 하나는 콤보가 이끄는데 션은 콤보의 설득력에 이끌려 그를 따른다. 그리고 콤보는 션의 대역 아버지 구실을 한다.
마치 어른이나 된듯 일당들과 으스대며 거리를 휩쓸고 다니던 션은 콤보의 광적인 폭력성을 목격하고 스킨헤드 노릇을 포기한다. 그리고 션은 이 경험으로 부쩍 성장한다.
뛰어난 것은 배우들의 사실적이요 강렬한 연기. 특히 예쁜 불독 모양의 비배우인 터구스가 너무나도 자연스런 연기를 한다. 대단한 연기력이다.
성인용. 9일까지 뉴아트극장(310-281-8223)

‘텐’(The Ten)

앙상블 캐스트가 나오는 스케치 코미디로 모세의 십계를 불경스럽지만 매우 우습게 해석한 영화다.
기독교인들이 보면 기분이 안 좋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는 신성모독까지는 가지 않는다. 터무니 없고 황당무계한 것과 시치미 뚝 떼고 사람 잡는 식의 코미디를 거의 초현실적으로 섞었다.
검은 사운드스테이지에서 호스트가 십계를 하나씩 소개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제1조는 낙하산 없이 공중낙하 하다가 땅에 허리까지 몸이 박힌 남자가 종교적 신봉의 대상이 되는 얘기. 이밖에 35세난 숫처녀 사서가 멕시코로 관광 갔다가 예수라는 이름의 막일꾼과 뜨거운 시간을 갖고 신부(위노나 라이더)가 첫날 밤 남편 대신 인형과 관계를 갖는 내용등이 있다.
R. 모니카(310-394-9741) 선셋 5(310-281-8233)등.

‘애담의 갈빗대’(Adam’s Rib 1945)

결혼한 두 법조인이 성의 전쟁을 침실에서 법정으로까지 옮겨 치르는 우습고 위트 있고 재미 있는 코미디로 캐서린 헵번과 스펜서 트레이시가 공연한다. 흑백으로 조지 큐커 감독. 약간 머리가 모자라는 금발 육체파 미녀(줄리 할러데이)가 바람 피우는 남편 살해미수 혐으로 기소된다. 검사는 애담. 이에 애담의 아내 애맨다가 피고의 변호를 맡기로 하면서 부부 법조인은 집안팎에서 팽팽한 대결을 한다. <사진>

‘연두교서’(State of the Union 1948)

프랭크 캐프라가 감독한 흑백영화로 역시 트레이시와 헵번이 공연한다. 자수성가한 백만장자가 대통령 출마를 결심하자 헤어졌던 아내가 남편을 도우려고 돌아온다. 3일 하오 7시30분부터 LA 카운티 뮤지엄 빙극장(323-857-6010) 동시상영.


‘가수’ (El Cantante)★★½

살사뮤직 창시자 푸에르토 리칸 헥터 라보 파란만장 삶 다뤄

제니퍼 로페스 출연… 뮤지컬이지만 리듬없는 타작

영화를 제작하고 출연한 제니퍼 로페스가 주인공역을 맡은 남편 마크 앤소니에게 아첨을 떨기 위해 만든 것같은 무미건조한 전기드라마다.
살사 음악을 만들어 낸 푸에르토 리칸 헥터 라보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뮤지컬인데 리듬이 없는 타작이다.
자전적 뮤지컬의 온갖 상투적인 것을 갖추었는데 로페스가 주인공인 앤소니 만큼이나 중요한 몫을 차지해 오히려 남편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 앤소니의 한심한 연기 때문에 끝까지 보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 살사 음악의 수퍼 스타로 코케인과 헤로인에 중독돼 파멸한 한 음악인의 삶을 모사하기엔 그의 연기력이 너무나 빈약하다.
영화는 헥터의 아내 푸치(로페스)가 자기를 인터뷰하는 사람들에게 과거를 얘기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중간중간 인터뷰하는 푸치를 흑백으로 보여주는 얘기 전개 방식은 영화의 맥만 끊어 놓는다.)
노래를 잘 부르는 헥터는 성공의 꿈을 안고 1963년 푸에르토 리코에서 뉴욕으로 온다. 그리고 그는 곧 브롱스 나이트클럽 무대에 서는데 여기서 춤을 추던 푸치와 눈이 맞아 둘은 연인 사이가 된다.
한편 헥터는 라틴음악 레코드 제작자 제리에게 발견되고 이어 뛰어난 트럼펫 주자인 윌리 콜론과 함께 재즈와 메렝게와 삼바및 다른 라틴음악을 짬뽕한 살사를 개발한다.
이 정열적이요 독특한 새 음악은 삽시간에 라티노뿐 아니라 미팝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으며 헥터는 수퍼스타가 된다(그는 80년대 중반까지 인기를 지속했다.) 그러나 헥터는 코케인과 헤로인에 손을 대면서 나락의 길로 접어든다. 이와 함께 그와 푸치의 관계도 거의 적대적인 것으로 변화 하면서 아들까지 둔 둘은 매일 같이 싸운다. 헥터는 에이즈로 46세로 사망했다.
인물이나 얘기가 제대로 개발되지 못한 엉성한 영화로 헥터가 왜 약물중독자가 되었는지도 분명치 않고 그가 살사 음악을 개발해내는 과정에 대한 묘사도 전혀 없다. 극적 높낮이가 없는데 로페스가 앤소니를 어떻게 해서든 스타로 만들어 놓으려고 안간힘을 쓴 흔적이 뚜렷하다. 하나 보고 들을만한 것은 살사음악.
감독 레온 이차소. R. 전지역.

‘전함 포템킨’(Battleship Potemkin 1925)

영화사에 길이 남는 불후 명작으로 한번 보면 결코 잊지 못할 거의 충격적인 감동을 받게될 소련의 무성영화.
세르게이 에이젠스타인 감독의 작품으로 제정 러시아 황제의 정권에 반대하는 일련의 봉기의 기폭제가 된 1905년에 일어난 소련 해군의 반란을 그린 것이다.
특히 영화 중 나오는 대학살 장면인 ‘오데사 계단’ 장면은 몽타주기법의 귀감으로 꼽힌다.
이번에 상영되는 프린트는 첫 개봉당시의 것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스탈린시대 검열관이 삭제했던 레온 트로츠키의 영화 소개가 포함됐다. <사진>

‘화성여행’(A Trip to Mars 1918)

우주선을 탄 지구인들이 채식주의자 미녀들이 사는 화성으로 여행을 간다. 덴마크 영화.
4일 하오 7시30분부터 빌리 와일더극장(310-206-8013) 동시상영.

‘끝이 안 보인다’(No End in Sight)

정보 테크놀로지의 전문가이자 브루킹스협회 회원인 찰스 퍼거슨이 부시 정부의 이라크전의 오류와 판단 착오와 우행 등을 조목조목 열거한 기록영화.
부시는 9/11 테러 직후 사담 후세인과 전쟁을 할 목적으로 국방정보부에 알-카에다와 후세인 정권과의 연관성을 확인하라고 지시하나 무관하다는 결과를 통보 받는다. 그러나 부시는 이미 전쟁을 결정, 이라크를 침공한다.
이라크-이란 전쟁 때 미국의 우방이었던 이라크와 미국의 관계가 언급되고 이어 사담 이후의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한심한 준비 부족이 열거된다. 또 이라크에 진을 친 미 정부 관리들이 수니파가 다수인 바트당과 이라크 군대를 해산함으로써 이들을 미국의 적으로 만든 우행이 설명된다. 일부지역.
선셋 5(323-848-3500), 원 콜로라도(626-744-1224).

‘로라의 미소’(Laura Smiles) ★★½

교외에서 남편과 어린 아들과 함께 남 보기에 부러울 것 없이 사는 가정주부 로라의 상처 받은 마음으로 얘기되는 가족 드라마이자 스릴러.
9년 전 자기가 보는 앞에서 약혼자가 교통사고로 죽은 경험을 가진 로라는 이제 보험회사 사장인 남편과 어린 아들과 넉넉한 살림을 하며 산다.
그러나 로라는 과거의 경험의 후유증에 계속 시달리며 자기를 사랑하는 남편을 거의 남처럼 여기며 산다. 과거의 죄책감에 시달리는 로라는 이런 좌절감을 타인과의 무작위 섹스로 푼다. 이런 행위의 상대방으로 남편의 친구인 폴과 관계가 깊어지면서 로라는 그 관계를 폭력으로 해결한다.
R. 뮤직홀(310-274-6829).

‘아빠와의 캠프’ (Daddy Day Camp)

어릴 때 여름 캠프에서 악몽같은 경험을 한 찰리와 필이 이번에는 자신들의 아이들을 데리고 캠프에 갔다가 일어나는 갖가지 해프닝과 모험을 그린 서푼짜리 코미디. ‘대디 데이 케어’의 속편.
찰리와 필이 오합지졸과도 같은 아이들을 인솔하고 자신들이 어린 시절 여름을 보냈던 캠프에 와 보니 캠프는 완전히 폐가가 된 상태.
찰리는 이 캠프 건너편에 과거 어렸을 때 자기를 괴롭힌 랜스가 세운 최고급 시설의 캠프를 보고 분기탱천, 허물어져 가는 캠프 재건 작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뭐 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자 찰리는 어릴 때 자기를 군인 졸병처럼 다루어 커서 관계가 소원해진 ‘영원한 해병’으로 이젠 제대한 아버지의 도움을 청한다. PG. 전지역.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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