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제청소년 물리토너먼트 한국팀 준우승

2007-07-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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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영재교-경기과학고 연합팀..호주팀 우승

11일 경기도 성남시 경원대학교에서 열린 ‘제20회 국제청소년물리토너먼트(IYPT)’에서 한국과학영재학교와 경기과학고로 구성된 한국팀이 대회 2년 연속 준우승(2위)을 차지했다.

각국 예선을 거친 26개국 27개팀 130여명(참관 5개국 포함)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호주팀은 예선 성적 1위로 상위 3개 팀이 겨루는 결승에 올라 한국팀과 뉴질랜드팀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 옥종목.박성하.박지현(이상 3년).박장순(2년), 경기과학고 남윤수(2년)군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된 한국2팀은 이날 막판 역전을 노렸으나 아깝게 2위에 머물러 뉴질랜드팀과 함께 은메달을 받았다.

민족사관고 학생들로 구성된 한국1팀은 예선 성적 6위로 다른 9개팀과 함께 동메달(결승진출 3개팀 평균점수의 90% 획득팀)을 받았다.

3개팀이 치열한 논리대결을 펼친 결승전은 1년 전 출제된 정답이 없는 17개 문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실험결과를 발표하면 상대팀이 반론과 평론을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첫 발표자로 나선 호주팀 여학생은 두 개 물분사기가 다양한 각도에서 물을 분사할 때 충돌되는 현상에 대해 고속셔터로 촬영한 화면을 보여주면서 물줄기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물방울 모양에 대해 설명했다.

반론에 나선 한국팀 박지현 양은 장력에 치우친 호주팀 발표를 파고들어 파동 등에 대해 질문을 던졌으나 물방울이 잘라지는 현상을 더 집요하게 공략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첫 문제에 대한 각팀 성적은 1-2점차로 접전양상이 이어졌다.

두번째 발표자로 나선 한국팀이 선택한 문제는 증기보트. 촛불 열로 데워진 증기가 2개의 금속관을 빠져 나가면서 추진력이 생기는 현상을 설명하고 최대 속도의 효율에 대해 설명하는 과제를 설명했다.


뉴질랜드팀과 호주팀의 반론과 평론에 이어 한국팀 발표에 대한 심사위원 10명의 점수표가 올라가자 방청석에서 안타까운 탄식이 흘러나왔다.

한국2팀 지도교수인 인천대 최성을 교수는 상대팀 반론에 대해 차분히 생각하고 답변했어도 되는데 답변도중 팀원들과 논의하는 장면이 심사위원들에게 자신감이 부족한 것 처럼 비친 것 같다며 기화와 액화의 반복이 추진력의 원인이 된다는 뉴질랜드팀의 반론이 역동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한국2팀 주장 옥종목 군은 최선을 다했다며 실험적으로는 높은 수준이었으나 영어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닌 것이 아쉬움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전 과정이 영어로 진행됐으며 7개조로 나눠 강의실에서 진행된 예선 라운드와 달리 많은 방청객이 몰린 강당에서 공개적으로 발표가 진행돼 영어가 모국어인 호주와 뉴질랜드 학생 조차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한국2팀은 빠듯한 수업일정 속에 한 달전부터 최 교수 연구실에 모여 대회를 준비해왔고 마지막 일주일은 거의 매일 밤을 새다시피했다고 옥 군은 전했다.

결승전이 열린 경원대 예음홀에는 각국 참가자들과 교수들, 그리고 청주교대 영재교육원, 경기과학고 학생 등 500여명이 물리영재들의 논리대결을 지켜봤다.

IYPT는 개인별 문제풀이 방식의 물리올림피아드(IPhO)와 달리 과학적 지식 이외에도 사전에 제출된 과제를 놓고 팀원들이 협력해 연구한 후 영어로 발표하고 토론하는 능력과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과학교육의 방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은 2002년 우크라이나 대회에 첫 참가한 뒤 2003년 스웨덴 대회 우승, 2006년 슬로바키아 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내년 대회는 크로아티아에서 열릴 예정이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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