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값 하락해도 구매능력 더 떨어질 전망

2007-07-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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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 집값이 떨어질 전망이지만 구입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이자가 계속 오른다면 늘어나는 페이먼트가 새로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주머니를 더욱 가볍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 주택연구소의 2007년 보고 자료에 따르면 1,700만 미국 가정이 자신들의 수입 중 50% 이상을 주거를 목적으로 한 비용에 쏟아 붓고 있다. 이는 2001년 1400만 가정에 비하면 엄청난 증가이다.
왜 집값이 떨어짐에도 집을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줄어드는 것인가? 주택구입 능력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크게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모기지 이자이고, 두 번째는 수입, 그리고 마지막은 집 가격이다.
모기지 이자는 2001년 이후 계속 저렴한 상태를 유지해 왔다. 가장 낮았던 2003년에는 5%정도이었고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06년 6월로 7.16%이었었다. 그 후 이자는 계속 하락2007년 초 한때 6%까지 하락했으나 현재 30년 고정이자는 6.5%를 넘나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 인상과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올해 말까지 7%선으로 오르리라 전망하고 있다.
평균 수입은 2000년에서 2005년 사이 오히려 줄었다. 연방 인구조사국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06년의 수입이 199년 수준에 비해 1% 줄었다고 한다. 수입이 줄었지만 이자가 그대로 안정적이었으므로 주택가격만 변화가 없었다면 구입 능력은 그리 떨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았다.
주택가격은 지난 2000년에서 2006년 사이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관차처럼 빠른 속도로 올랐다.
2000년 미국 평균 주택가격이 15만4,563달러에서 2006년에는 22만1,900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주택가격이 2000년에 비해 46% 올랐음을 의미한다.
지난 6년간 부동산 투자 과열로 돈을 번 사람들도 많고 막차를 탄 관계로 페이먼트의 버거움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낮은 10% 다운에 1% option arm 융자로 구입하신 사람들의 경우 원금은 늘어나고 집 가격은 떨어지는 이중고를 당하여 집을 버릴 계획을 세우는 경우도 있다.
어떤 분들은 자녀의 좋은 학군을 찾아 다소 무리하게 집을 구입한 경우 수입의 70% 이상을 집에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좋은 가구도 못 사고 여행도 못 가고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고 푸념을 늘어놓으시기도 한다. 모기지 페이먼트는 총 수입의 25%가 넘지 않아야 한다고 융자 가이드라인에 명시되어 있다.
우리 민족은 특히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나 몰고 다니는 자동차에 자신들의 체면이 많이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소 무리하더라도 좋은 집과 차를 선호한다. 남을 의식하고 자랑하려는 마음에 자신들이 얼마나 고통을 받아야 하나?
옛말에 화광동진(화할 화, 빛 광, 한 가지 동, 티끌 진)이란 말이 있다. 빛나는 재능을 숨겨 세속과 동조한다는 뜻이다. 한 수 배우려 찾아온 공자에게 노담이라는 중국의 철학가는 “총명하고 통찰력이 풍부하면서도 죽음의 위험에 빠지는 자가 있는데 그것은 남을 비판하기 때문이다” “웅변이 좋고 박식한데도 그 몸을 위험하게 하는 자가 있는데 그것은 남의 악을 들추기 때문이다“라고 공자를 빗대 말했다고 한다. 즉 자기 주장을 삼가고 적절히 자제하여 재물이나 재능을 뽐내지 말라는 뜻이다.
화광동진의 경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자신의 분수에 맞게 집을 사던, 돈을 쓰던, 차를 사던, 해야 스트레스 덜 받고 편안히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면서도 실천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213)219-9988
브라이언 주
뉴욕융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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