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히타치사, 염력 리모컨 개발

2007-06-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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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머릿속에서 명령만 내리면 장난감 기차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리모컨 기술이 개발됐다.

일본 히타치사는 뇌혈류의 미세한 변화를 분석해 전기신호로 바꾸는 이른바 `두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을 이용, 사용자가 생각만으로 장난감 기차를 움직이도록 하는 시연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광섬유로 연결된 모자와 매핑 장치가 다시 제어 컴퓨터와 모터를 통해 장난감 기차에 연결돼 사용자의 생각을 기차에 전달하도록 한 것이다.


시연자가 심호흡을 하고 긴장을 푼 뒤 두뇌로 명령을 내리자 기차는 철로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는데 이는 덧셈이나 노래하기 등 뇌 전두피질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일어난 현상이다. 이어 시연자가 몇번 심호흡을 하고 다시 긴장을 풀자 기차는 멈췄다.

이 장치의 핵심인 `시각 지형도’ 기술은 뇌피질을 통해 소량의 적외선 광선을 방출, 혈류의 변화를 정밀하게 표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두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은 주로 의료용으로 사용됐지만 히타치사나 혼다자동차 등은 다양한 상업적 용도로 개발하고 있다.

히타치사는 TV를 켜고 끄거나 채널을 바꾸는 리모컨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혼다사는 이미 의료용 MRI 같은 기계로 두뇌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차세대 스마트 자동차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런 기술이 보다 진전되면 리모컨이나 키보드를 대체해 장애인들이 휠체어나 침대, 의수족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있게 되고 근육운동 기능을 상실한 환자의 의사소통이 훨씬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히타치사는 지난 2005년 사지마비 환자가 `예’ `아니오’란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장치를 시판하기 시작했는데 미국의 뉴럴 시그널사가 개발한 장치가 두피 밑에 칩을 이식해야 하는 것과는 달리 신체 외부에서도 작동하는 이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두뇌의 배경활동을 무시하고 정확한 지시 신호만 포착하도록 인터페이스 장치를 조정하는 기술과 머리띠, 매핑장치를 모두 합쳐 0.9㎏이 나가는 적잖은 부피와 무게가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하토야마 <일본>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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