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룡 멸망 직후 포유동물 폭발적 등장

2007-06-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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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비롯한 오늘날의 태생(胎生) 포유동물이 지구를 지배하게 된 데는 공룡의 멸망이 큰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가 확인됐다.

미국 카네기 자연사박물관의 존 와이블 박사 등 연구진은 지난 1997년 고비 사막에서 화석으로 발견된 땃쥐 비슷한 동물을 진화적 변화의 기준점으로 삼아 현존하거나 멸종한 포유 동물 69종의 변태 양상을 비교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태생 포유동물들이 백악기 말기에 등장했음을 밝혀냈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마엘레스테스 고비엔시스’로 명명된 이 멸종 동물은 7천500만~7천100만년 전 백악기 후기에 살았는데 이 시기는 벨로시랩터와 오비랩터등 유명한 공룡들이 지배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포유동물은 모두 5천416종이고 이 가운데 5천80종은 인간과 개, 고양이, 쥐, 고래 등 태생이며 나머지는 캥거루 같은 유대류이거나 오리너구리처럼 알을 낳는 난생 포유류이다.

포유동물의 조상이 언제 등장했는 지는 지금도 고생물학계에서 큰 논란의 대상인데 많은 학자들은 모종의 격변으로 인해 백악기가 끝나고 공룡들의 지배도 끝난 6천500만년 전 경으로 보고 있지만 DNA 돌연변이의 `분자시계’ 기법을 이용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백악기 초기인 약 1억4천500만년 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와이블 박사 팀은 지금까지 관심을 끌지 못하던 문제의 화석에 새로 주목, 포유류 진화도를 재작성함에 따라 태생 포유동물이 백악기 말기 가까운 시기에 등장했고 이 때 등장한 동물의 범위는 비상한 폭발 수준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와이블 박사는 만일 분자시계 기법이 정확하다면 백악기에도 현생 태생 포유류 같은 동물들이 있어야 마땅한데 그렇지 않았다면서 우리의 연구는 태생 포유 동물이 공룡 멸망 시기인 약 6천500만년 전 등장했다는 전통적인 견해에 신뢰와 무게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룡들이 사라지자 이들이 누리던 온갖 생태적 이점을 현생 태생 포유동물들이 누리게 된 것 이라며 이는 마치 광활한 오클라호마의 토지를 놓고 벌어진 개척시대의 러시 현상과도 같았을 것이라고 비유했다.

(시카고.파리 로이터.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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