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티브 김 -김원실 부부 프랑스 배낭 여행기 1

2007-06-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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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김 -김원실 부부  프랑스 배낭 여행기 1

바다에 떠있는 거대한 성이자 수도원, 프랑스 혁명 때 감옥소로도 사용되었던 몽 생 미셸 앞에서.

스티브 김 -김원실 부부  프랑스 배낭 여행기 1

도착 첫날 구경한 에펠탑. 아름다운 파리 시내는 아무리 걸어도 피곤하지 않았다.

온몸으로 느낀 파리의 겉과 속

여행에서 얻어지는 것은 무엇에도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귀중하다. 특히 처음에 가보는 외국여행은 더욱 더 그러할 것이다. 언어, 문화, 음식 등 여러 가지가 맞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즐기기보다는 단체로 관광여행사를 통해 여행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일단 여행사를 통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에 따르는 고생을 감수해야 한다. 먹거리, 잠자리, 여행 일정표 이 모든 것을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지만 뜻있는 여행이 될 수 있다.

출발 석달전부터 계획 세워
지도·여행가이드 북등 구입


탑승권은 5월 셋째주 예약
호텔숙박 하루만, 민박 이용

비성수기 땐 200~300달러 싸
필자 김 스테파노(스티브 김)는 동갑내기 아내 김원실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 3개월 전부터 계획을 잡았다. 내년이면 만 오십이 되니 사십대가 다 지나기 전에 젊었을 때 하는 배낭여행을 한번 해보기로 한 것이었다.
우선 동네에 있는 가까운 책방에 들러 몇 권의 책과 지도를 구입했다. 현지에서는 지도를 구입한다 해도 영어로 표시되어 있는 지도를 구입하기 어렵다는 말을 전에 누군가를 통해 들은 적이 있었다. 프랑스 기초회화 책과 약간의 역사가 곁들여진 여행가이드 책이었다.
그리고는 매일 출퇴근하면서 차안에서 회화 테입을 듣기 시작하였다. “봉쥬” “봉수와” “멕시”… 처음에는 듣고 돌아서면 잊어버리곤 하였지만 계속 되풀이하면서 흥미를 갖기 시작하였다.
퇴근하여 집에 와서는 지도책을 펴놓고 어떻게 여행을 할까 하고 계속해서 여행로를 그려보았다.
출발 두 달 전에 비행기표를 예약하였는데 일반적으로 매년 5월 마지막 주부터는 성수기 요금으로 비성수기 때보다 200~300달러 정도 더 비싸기 때문에 우리는 5월 셋째 주를 택했다.
비행기 표를 예약하면서 호텔도 예약을 같이 하였는데 물론 단 하룻밤 만이었다.
그 이유는 첫째, 경비를 줄이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둘째는 공항에 처음 도착하여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가운데 엄습해 오는 그 두려움을 떨쳐버리기 위한 방책이기도 하고, 셋째는 프랑스라는 곳의 좋은 이미지를 깨지 않기 위함이기도 했다.

호텔비 하루 190달러
호텔비가 하루에 평균 150유로(약 190달러)를 상회하였다. 유럽에서는 유로라는 통화단위를 쓰는데 10유로가 약 13달러 정도 된다.
그런데 운 좋게도, 90유로짜리 호텔을 발견하여 예약을 하였다. 그 밑으로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교통편도 공항에서 전철을 타고 한번만 갈아타면 되니 그리 나쁘지 않았다.
출발 일주일 전에 옛날에 파리에서 수년 동안 살았다는 어떤 사람으로부터 정보를 얻어 인터넷을 통해서 파리 외곽지역에 한국인이 경영하는 몇몇 민박집을 찾아낼 수 있었다.
가격은 하루에 60유로 그리고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첫날은 호텔에서, 둘째 날부터 며칠은 민박집에서 머무르기로 하였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LA 공항에서 프랑스 에어라인으로 프랑스의 ‘드골공항’까지 10시간 정도 몸을 실었다. 드골 공항을 빠져 나와 예정대로 전철을 갈아타고 호텔로 향하는 길이었다.

화장실 태부족, 돈내고 이용
지하철은 한국에 있는 지하도, 지하철과 너무나 비슷하였다. 지하철을 갈아타려고 지하도로 내려가는데 바닥에 이상한 물질을 발견하였다.
다름 아닌 인분이었다. 누군가가 오죽 바빴으면 저렇게 실례를 했을까. 하마터면 밟을 뻔하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가끔 사람들이 그렇게 대소변을 지하도나 길거리에서 본다는 것이다.
그 가장 큰 이유로는 공중화장실이 턱없이 부족하고, 일반 패스트푸드 식당에서도 자기네 손님 외에는 화장실 사용을 금하거나 아니면 2~3유로(약 3~4달러)씩 받고 사용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거리 곳곳 사기도박판도
필자도 한번 소변이 아주 급해서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우쏭 또왈렛”(화장실이 어디 있습니까?) 했더니 “농”(없다고) 하면서 불어로 또 뭐라고 하기에 5유로짜리 지폐를 주니까 1유로를 거슬러주면서 사용하라고 했던 것을 볼 때, 돈 없으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실례를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지하도 한 구석에서는 사람들이 대여섯 명 정도 모여 무엇인가 열심히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는데, 다름 아닌 옛날에 한국에서도 있었던 ‘돈 놓고 돈 먹기’ 다름 아닌 카드 석장을 가지고 좌우로 몇 번 섞은 다음 이것을 뽑으면 돈을 두 배로 준다는 도박 아닌 사기를 치는 것을 보고 터지는 웃음을 참았다.
아마도 이러한 뜻밖의 일들은 단체로 관광하는 여행객에게는 같은 파리 시내에 있었어도 느낄 수 없는 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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