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옵션 변동 모기지’ 무엇이 문제인가

2007-06-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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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변동 모기지’ 무엇이 문제인가

옵션 변동 모기지는 미국 경제에 파문을 불러일으킨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의 주범이었다. 따라서 이 상품을 선정 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첫 몇년 낮은이자’에 솔깃했다 낭패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으로 변동 모기지(ARM)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모기지 페이먼트를 내지 못한 대다수의 주택 소유주들이 변동 모기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변동 모기지 중에서도 ‘옵션 변동 모기지’(Option ARM)는 장점도 있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많아 선택 시 주의해야 한다. 옵션 변동 모기지에 대해 알아본다.

최저 페이먼트 낼 경우
높은 이자로 원금 불어나
재융자 받으려 해도
높은 페널티 ‘함정’숨어
서브프라임 부실 주원인
모기지 신청때 주의해야


LA에 거주하는 신혼부부인 조셉과 제이미 호튼은 LA에 주택을 구입하면서 옵션 변동 모기지를 받았다. 이들은 이자율이 1.75%에 불과하고 5년간은 페이먼트가 고정될 것이라는 론 브로커의 말에 솔깃했다. 낮은 이자율로 인해 저축할 수 있는 돈으로 추후 원금을 목돈으로 갚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론을 신청했다. 그러나 두달째 페이먼트부터 실제 이자율은 8% 이상으로 상승했으며 매달 최저 페이먼트만 겨우 갚아 나갈 수 있었다. 수개월 후 갚지 못한 이자율 수천달러가 고스란히 원금에 더해지면서 전체 모기지 액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그러나 이들은 재융자를 하려고 했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모기지를 신청할 때는 몰랐는데 재융자를 할 경우 1만8,000달러의 페널티를 내야 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결국 1년 후 재융자를 했는데 1년 동안에 약 8만3,000달러의 손해를 봤으며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렌더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옵션 변동 모기지는 무엇
당초 옵션 변동 모기지는 인컴이 들쭉날쭉하지만 수익이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시작할 때의 낮은 이자율과 낮은 페이먼트 장점 때문에 주택 경기가 좋을 때 너도나도 신청을 했으며 지난 3년간 전국적으로 대출된 옵션 변동 모기지만 2,500억달러에 달한다.
옵션 변동 모기지는 매달 4가지의 페이먼트 옵션을 제공한다. △가장 높은 페이먼트를 매달 낼 경우 15년에 모기지를 모두 갚을 수 있다. △두번째로 높은 페이먼트는 30년에 모기지를 모두 갚을 수 있다. △3번째 옵션은 매달 이자만 내고 원금은 갚지 않는다. 대신 원금은 늘지 않는다. △4번째 옵션인 최저 페이먼트는 이자율을 1~2%로 가산해서 산정된 것이다. 대부분의 론 브로커나 렌더들이 이 상품에 대해 광고를 할 때 이 4번째 옵션의 혜택만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최저 페이먼트만 할 경우 실제로 쌓이는 이자를 모두 갚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 모기지는 증가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낮은 이자율의 실체
옵션 변동 모기지를 광고하면서 렌더나 론 브로커들이 내세우는 1~2%의 낮은 이자율은 사실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것이다. 이같은 인위적으로 낮은 이자율은 첫 페이먼트에만 적용이 된다. 두달째부터는 높은 이자율이 적용이 된다. 렌더의 광고처럼 ‘월 페이먼트’는 몇 년간 고정이 될지 모르지만 최저 페이먼트만 낼 경우 실제로 원금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페이먼트가 고정되는 기간에는 처음에 제공됐던 낮은 이자율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그렇지가 않다. 호튼 부부의 경우 최저 페이먼트만 냈는데 3번째 모기지 청구서를 받으면서 2,300달러의 이자가 원금에 더해졌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신청하기 전 주의할 점
옵션 변동 모기지는 세일즈맨처럼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좋은 금융상품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매달 정기적인 수입이 있는 사람에게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옵션 변동 모기지를 고려할 경우 겨우 최저 페이먼트만 낼 수 있는 여건이라면 신청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같이 매달 최저 페이먼트만 수년간 내다가 모기지 원금이 늘어나면서 모기지가 주택 가격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주택을 차압당한 주택 소유주 때문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이 발생한 것이다. 매달 최저 페이먼트보다 높은 액수를 낼 수 있으며 1년에 한두 번은 최저 페이먼트만 내더라도 미달된 이자 금액을 갚을 수 있는 재정적 여건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제한 조건을 파악해라
옵션 변동 모기지의 경우 특히 재융자 조건을 꼼꼼하게 파악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상황으로 인해 재융자를 못 받는 경우가 빈번하다. △재융자를 할 만큼 에퀴티가 없는 경우다. 예를 들어 12만달러 부동산을 위해 10만달러를 빌렸는데 그동안 최저 페이먼트만 했다면 갚아야할 모기지는 12만달러를 초과할 수 있다. 최근처럼 주택가격 상승이 둔화될 때는 이같은 현상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만약 페이먼트가 연체됐거나 최저 페이먼트만 했을 때는 재융자 자체가 힘들 수 있다. 크레딧 점수가 낮아져 신청 자체가 기각되거나 신청을 해도 높은 이자율이 적용돼 손해를 볼 수 있다. △대다수의 옵션 변동 모기지는 원금을 미리 갚을 경우에 한해 높은 페널티(prepayment penalty)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론 브로커를 통해 자신의 재정 상태에 맞는 모기지 상품을 선정하고 있다. 또 대다수의 론 브로커들은 자신의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이 알아야 할 것은 론 브로커들은 자신들이 알선한 융자상품에 대해 커미션을 받고 있으며 융자 상품의 액수가 높거나 수수료가 많을수록 론 브로커가 챙기는 커미션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렌더들은 융자상품의 수익성에 따라 커미션을 정하기 때문에 론 브로커는 이자나 수수료가 높은 렌더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모기지 상품을 소개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의 입장과는 상충될 수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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