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은 전도사님이 설교하는 날

2007-06-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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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전도사님이 설교하는 날

밴나이스 연합감리교회의 홍성준 전도사(앞줄 왼쪽부터), 엘렌 박 전도사, 정영희 담임목사, 박진영 전도사, 황지용 전도사(뒷줄 왼쪽부터), 민호창 부목사.

밴나이스 연합감리교회‘팀 사역’독특한 실험

밴나이스 연합감리교회는 3년 전 교회가 갈라지는 아픔을 겪었다. 6년간 하와이에서 사역하던 정영희 목사는 상처가 있는 교회에 부임했다. 정 목사는 “이제 기초공사는 끝났다. 하나님 비전을 갖춘 성경적인 교회를 건축할 때”라고 말한다.
정 목사가 아문 상처를 딛고 새로 뛰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팀 사역’이다. 담임목사 혼자 뛰는 게 아니라 젊은 교역자들이 함께 가자는 말이다.
정 목사는‘안디옥 교회’를 본받겠다고 한다.

초기 안디옥 교회 본받아
젊은 교역자와 사역 분담
수요·열린 예배 등 개방
“개성있는 설교”반응 좋아
3년전 분열 상처도 아물어


“안디옥 교회를 담임하던 바나바는 혼자 사역하지 않았습니다. 그 먼 다소까지 걸어가 바울을 모셔와 힘을 모았죠. 미리 리더십을 키운 거죠. 그 덕택에 바나바와 바울이 모두 선교를 떠난 뒤에도 안디옥 교회는 세계 최초 선교센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정 목사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수요예배와 주일 목마른예배(흔히 열린예배라 한다)의 강단을 부목사와 전도사에게 개방했다. 그 효과를 민호창 부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황지용 전도사님은 열정적이세요. 박진영 전도사님은 지적이고 어려운 단어를 많이 쓰세요. 엘렌 박 전도사님은 여성답게 매우 감성적이면서 온화한 표현을 합니다. 저는 조용한 편입니다. 뜨겁고 찬 설교 스타일이 섞이니 좋은 화합이 이뤄지는 것 같아요.”
여기에 최근 홍성준 전도사가 합류했다. 정 목사는 “홍 전도사님은 전도의 열정을 팀 사역에 더해주실 거라 기대합니다”고 말했다. 홍 전도사의 독특한 배경 탓이다.
홍 전도사는 10대 말부터 7년을 레이크 휴즈에 위치한 나성산기도원에서 보냈다. 마약에 빠졌던 친구를 회복시켜달라는 친구 어머니의 부탁에 함께 기도원에 갔다 눌러앉았다. 홍 전도사는 어려서부터 방황을 많이 했던 탓에 힘들고 지친 친구들에게 카운슬러 역할을 해왔었다.
“그 곳에서 마약 중독자, 홈리스 등 소외되고 절벽에 선 사람을 구제하면서 제가 구원을 얻었어요. 새벽기도로 시작해 저녁예배까지 군대식 삶을 살면서 철저하게 기도 생활을 한 게 방황하던 저를 붙잡았어요. 내가 왜 살아야 하냐는 가치관이 확립된 거죠.”
중고등학교를 제대로 나오지 않은 홍 전도사는 기도원에서 랭카스터 칼리지를 다녔다. 그러다 또래보다 뒤늦게 USC로 편입을 하며 공부에 도전했다. 금식기도 하듯 악착같이 공부한 덕택에 모건스탠리 증권에도 입사했다. 그런데 2000년 나스닥이 붕괴할 때 어쩔 수 없이 빚만 잔뜩 지고 회사에서 쫓겨났다.
“그때 ‘너는 주의 일을 해야 한다’는 영감이 떠올랐어요. 때마침 보험 사업을 새로 시작했는데, 서브리스를 준 세입자가 쫓겨나 저도 길거리로 나앉아야 할 판이었어요. 렌트로 3,000달러짜리 부도 수표를 주인에게 끊어주면서 ‘하나님께 이것을 채워주시면 주의 일을 하겠습니다’고 기도했어요. 그런데 그달에 하나님께서 2만7,000달러를 보내주시더군요. 그래서 바로 풀러신학교에 입학했죠.”
그게 2002년이었다. 이후 홍 전도사는 사업, 신학교, 교회 일을 한꺼번에 하고 있다. 새벽 3시까지 일하다 보면 다 그만 두고 싶은 ‘유혹’도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소명 의식 때문에 버틴다고.
“기도원에서 만났던 분들을 잊을 수가 없어요. 가정이 깨져 마약에 중독 되고, 세상 끝으로 몰린 분들을 위해 사역하라고 주님이 불러주신 것 같아요. 제 사업이 번창하는 것도 이런 일에 쓰라고 돈을 보내주시는 거라 생각합니다. 밴나이스 연합감리교회에서 이런 꿈을 펼쳐나갈 수 있게 잘 훈련받고 싶어요. 기도원이 저를 영적으로 강한 사람으로 키워줬듯, 제가 교회에 갚아야 할 차례죠.”
주소 6260 Tyrone Ave., Van Nuys. 문의 (818)785-3256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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