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복음주의 신세대 부상‘새 바람’

2007-05-2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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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 신세대 부상‘새 바람’

복음주의 기독교 운동의 새 지도자로 떠오르는 릭 워런 목사.

정치 기피… 환경·빈곤에 관심

릭 워런·빌 하이벨스·짐 월리스 목사가 주도

1980년대 이후 미국의 정치 지형을 재편하는데 중심 역할을 한 복음주의 기독교 운동이 최근 변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15일 제리 폴웰 목사의 사망은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 기독교인들이 주를 이룬 구세대가 저물고 신세대가 부상하는 것을 보여준다. 신세대는 과거의 당파적이고 대결적인 접근법을 기피하며 복음주의 기독교 운동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다.
새 움직임은 오렌지카운티 새들백 교회의 릭 워런 목사와 시카고의 윌로크릭 커뮤니티 교회의 빌 하이벨스 목사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낙태와 동성결혼 등 사회적 논란에서 벗어나 에이즈와 다르푸르, 빈곤과 지구 온난화 등 좀 더 진보적이고 폭넓은 의제에 접근하고 있다.
‘목적이 이끄는 삶’으로 유명한 워런 목사는 지난 수년간 아프리카의 에이즈 퇴치를 위해 나설 것을 설파했다.
지난해에는 하이벨스 목사 등 수십 명의 다른 복음주의 지도자들과 함께 기후 변화 대처 방안을 촉구하는 성명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복음주의 기독교 단체인 ‘소저너스’의 짐 월리스 목사와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복음주의자’의 로널드 사이더 등 진보 성향의 인사도 성명서 발표에 참여했다. 하지만 폴웰 목사와 패트 로버트슨, 제임스 돕슨 등 구세대 지도자들은 불참했다.
종교 역사학자인 D. G. 하트는 양식과 기질 면에서 기존 세대와 다른 이들이 지도부를 장악하면서 복음주의 기독교 운동이 진화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트는 “베이비붐 세대인 이들이 사회 정의와 인도주의 실현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신도들과 소원해질 것을 우려해 정치에 연루되길 기피한다면서 “앞으로 폴웰 목사처럼 정치적으로 능동적인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복음주의자는 믿음의 강도와 세계 변화에 적응하려는 의지에 따라 전통주의자와 중도파, 현대주의자로 나눠진다. 보수적인 전통주의자와 신학·사회적으로는 보수적이지만 정치적인 발언은 기피하는 중도파의 비율은 각각 40∼50%로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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