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치유 기적은 믿음없으면 없다”

2007-05-0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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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기적은 믿음없으면 없다”

15년 동안 겪었던 온갖 고난과 그 극복을 간증하고 있는 장민아씨.

■장민아 변호사 ‘감동스토리’

세차례 암 투병·실명 위기
자폐아 위해 10년 눈물 기도
“은혜 체험 후 삶이 설레요”
부친 이어령 전 장관도 변화

“내 자아가 죽으니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았어요. 아이의 병이 낫지 않아도, 내가 시각 장애인으로 살더라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하나님의 넉넉한 은혜를 알았거든요.”
LA시 검사로 활약하며 청소년 마약 문제를 다뤘던 장민아(47·변호사)씨가 한국 온누리교회에서 한 간증이 인터넷에서 인기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성형 인간’으로 영성이 접근할 틈이 없었던 그의 아버지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73세에 세례를 받겠다고 결심하게 된 걸까.
장씨는 3월말 눈 수술을 받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하와이에서 망막이 파열돼 시력을 잃었었다. 눈이 안 보여서 설거지를 못하자 아버지가 속이 상해 ‘미국 사람들은 손이 커서 수술을 못한다. 한국으로 가자’고 해서 한국으로 왔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시력이 회복되는 기적이 장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는데 망막이 나았다는 거였다. 그 의사는 ‘혹시 미국 사람이 영어를 빨리 해서 못 알아들은 거 아니냐’고 장씨에게 농담처럼 물었다.
“많은 사람들이 상식에서 벗어나려 하질 않아요. 상식을 초월한 성경 말씀을 믿을 때 기적의 열매가 맺힙니다.”
장씨에게 지난 15년은 닥쳐온 시련과 맞서는 시간이었다. 어려서 유학 와 어렵게 변호사가 된 장씨는 한인 사회에서 앞길이 밝은 유망주였다. 그런데 1992년 장씨에게 갑상선암이 찾아왔다. 수술을 했지만 96년과 99년에 같은 암이 재발했다. 지금은 치유가 된 상태다.
자신도 자신이지만, 특수 자폐 판정을 받은 아들로 인해 장씨의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아들이 유치원에 간 이후 장씨는 “지난 10년간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울지 않고 잠든 적이 거의 없었다”고 고백한다.
약물 치료를 요구하는 학교와 싸움, 기도 끝에 LA 변호사 사무실을 닫고 아이 치료를 위해 무작정 하와이로 건너갔던 일, 아이를 받아줄 수 없다는 학교 목사 앞에서 ‘잃어버린 하나의 어린양을 받아달라’고 통곡했던 일…. 하나님은 무너진 장씨의 가슴에 자폐 치료를 안겨주었다.
“하나님은 항상 기적을 행하실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믿지 못하기 때문에 기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믿는 만큼 일하십니다. 기적의 신앙이란 중간 지대가 없어요. 내 안에 예수가 사시는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장씨는 외할머니의 신앙 이야기를 꺼낸다. 평양 대부흥 운동의 영향을 받아 예수를 영접한 외할머니는 치유하시는 하나님의 기적을 목격했지만 정작 자신은 기적을 체험하지 못했다. 그러나 외할머니의 기도는 땅에 떨어지지 않았다.
“외할머니의 기도는 복음의 씨앗이 되었어요. 기도는 결코 소멸되지 않아요. 기도 응답이 당대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 이루어져요. 이것이 하나님의 약속이지요. 기적 뒤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기 시작한 게 진정한 축복이었어요.”
고통의 끝에서 기적을 맛본 장씨는 자신을 ‘15세 된 사춘기 신앙인’이라고 말한다. 15년 전 예수를 믿은 후부터 사춘기 소녀처럼 가슴이 설레기 때문이다. 이제는 하와이로 돌아와 휴식하며 변호사 업무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장씨는 하나님의 자녀로 써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한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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