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성시대의 패션

2007-05-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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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과 패션

예이츠의 ‘하늘의 옷감’이라는 시 중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금빛, 은빛 무늬가 있는 하늘이 수놓는 옷감이, 밤과 낮 어스름한 저녁 때 푸르고 검은 옷감이 내게 있다면 그대의 발 밑에 깔아 줄텐데…”
저는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맑고 영롱한 빛의 크리스탈로 장식된 아름다운 옷감을 연상하게 됩니다. 크리스탈은 유리의 욕망이 진화된 것으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모래와 재로 만든 불사조’로 일컫는 인류가 발명한 손꼽는 발명품 중 하나인 유리가 탄생한 이래 영롱한 빛과 투명함에서 천연 보석을 뛰어넘는 크리스탈로 거듭나기까지 인간은 끊임없이 연구를 거듭 하였습니다.
1676년 영국 유리제조공 Gorge Raven Craft가 다량의 산화연(PbO)과 탄산칼륨(K2CO3)을 적절히 배합, 종전의 유리에 비해 뛰어난 투명도, 높은 굴절률, 중후한 무게감, 아름답고 경쾌한 충격음, 뛰어난 연삭성 등의 특징을 갖춘 신제품의 개발에 성공하게 되고 종전의 유리제품에 비해 수정(Crystal)과 비견되는 아름다움을 갖게 되어 그것을 크리스탈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크리스탈 명가로 알려진 스와로브스키는 유럽 유리산업의 중심지였던 보헤미안 지방에서 태어난 다니엘 스와로브스키(1862~1956)가 그 창시자입니다.
스와로브스키의 프로덕트 라인은 실버 크리스탈과 크리스탈 메모리, 셀렉션, 패션 등인데, 이러한 분야에서 스와로브스키는 유명브랜드와의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크리스탈을 독보적으로 공급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크리스탈 제국이 되었습니다.
뉴욕의 카네기홀과 오페라하우스, 러시아 크렘린궁, 사우디아라비아 왕궁의 우아함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스와로브스키 샹들리에 입니다.
현대의 패션에서 크리스탈은 소품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옷감에 장식된 크리스탈의 찬연의 빛이나 패션에 활용되는 여러 소품의 아름답고 영롱한 빛은 의상과 그것을 착용한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배가시켜 주는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합니다.
예전에는 크리스탈로 장식된 의상은 주로 파티복에 한정됐지만 지금의 트렌드는 평상복에도 적용되는 대중화로 변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탈은 무색의 투명함에 빛이 굴절되는 효과로 어느 종류의 의상에서도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소품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크리스탈 자체가 패션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착용한 의상에서 얼마나 조화로운 배열과 포인트를 주느냐에 따라 빛을 발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은 넘치는 것보다 적당한 것이 보기에 아름다운 법입니다. 이번 여름과 가을 패션의 경향은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도록 영롱한 크리스탈이 많이 장식된 의상이 유행할 전망입니다.
의상뿐 아니라, 구두, 핸드백, 벨트, 액세서리도 크리스탈로 장식된 많은 제품들이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크리스탈의 가장 큰 의미는 맑음입니다. 다가오는 시즌에는 단순히 유행에 따라 크리스탈로 장식된 의상이나 소품을 착용한다는 것 보다 우리의 맑음 그 자체를 표현하는 아름다운 패션을 창출해 봅시다. www.acawh.com

소니아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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