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 일상, 깨달음

2007-05-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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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에 대한 잘못된 주장들

한국은 숫자로만 말하면 세계 제2의 선교 대국이다. 하지만 그만큼 대접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선교사가 많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준비된 좋은 선교사가 많이 배출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좋은 선교사가 되는 것이 선교사만의 몫은 아니다. 선교사를 파송하고 후원하는 교회와 평신도 모두가 인식을 함께 할 때 좋은 선교가 된다. 교정이 필요한 선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살펴보자.
①교회가 선교를 주도해야 한다=주님의 백성이 모인 교회가 선교의 주체라는 주장은 맞다. 교회가 선교를 동력화하는 주체라는 점도 명백하다. 하지만 교회가 선교사를 단독으로 파송하고 관리하고 정책결정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 교회는 예배 공동체라 선교정책을 세우고 선교사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잘못된 관행이 선교사가 장기적으로 사역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 지금은 선교도 전문화 시대이다. 교회와 전문 선교기관이 함께 선교정책을 정하고 공동으로 파송한 뒤 전문 선교기관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②오지 현장에서 뛰는 선교사가 진짜다=전방의 전투, 후방의 지원, 사령부의 작전이 삼위일체를 이루어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전략 선교의 시대에 선교 본부의 전략과 관리 후원자의 지원에 힘입어 선교현장에 올인하는 선교가 바람직하다. 그러므로 본부 선교사, 순회 선교사, 행정요원도 똑같이 중요한 자원이다. 특별히 본부 선교사나 행정요원을 후원하는 것을 경시하는 풍조는 시정돼야 한다.
③선교사는 반드시 목사 안수를 받아야 한다=목사 안수 받고 선교에 제약받을 때가 많이 있다. 선교를 목회자가 주도하는 시대는 지났다. 선교는 종합예술이다. 전문인 선교가 새롭게 조명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종목표가 교회를 세우는 일이라 할지라도 교회를 세우기까지 다각도로 접근하는 다양한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선교지에서 목사 안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수 아래로 취급받는 풍조도 빨리 시정돼야 한다.
④단독선교가 효과적이다=지금은 협력선교, 네트웍 선교의 시대이다. 지금까지 한국 선교가 소모적이고 폐쇄적이었던 이유가 개교회, 개교단, 개단체 위주의 선교정책을 펴왔기 때문이다. 개개 선교사의 꿈은 크지만 서로 협력하지 못했기 때문에 쪼가리 선교로 주저앉게 된 경우가 허다하다. 선교사가 가장 힘든 점이 현지 선교사간 반목과 질시라고 하니 얼마나 한심한가. 서로 돕고 함께 하더라도 모자라는 게 선교현장인데 말이다.
⑤긍휼사역은 아무나 할 수 있다=구제사역, 치유사역, 호스피스, 장애인 사역은 직접 선교의 문을 열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직접 선교의 문이 열릴 때까지 긍휼사역이나 하자는 생각이 팽배한 것 같다. 이제 긍휼사역도 전문화 시대다. 보조수단이 아니라 킹덤 사역이다.
⑥돈 많이 벌면 후원해야지=이렇게 말하는 사람 치고 선교하는 사람 없다. 선교는 옵션이 아니라 명령이다. ‘가든지 보내든지’의 구호는 이래서 설득력이 있다.

김 홍 덕 (목사·조이장애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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