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히트 가방 내 손에 달렸다”

2007-04-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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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제이콥스 핸드백 한인 디자이너
조이 그레이슨 자신의 브랜드 런칭

20002년 유명 제이콥스에 특채
인기 상품 디자이너로 명성 날리다
지난해 독립, 출시되자 예약자 줄서

이제 세계 패션계에서 코리안 파워는 놀랍다 못해 눈부시다.
특히 그 중에서도 코리안 아메리칸 여성들의 활약은 비약적이다. 그래서 최근엔 ‘알고 봤더니 그 유명 브랜드 담당자가 혹은 디자이너가 한인 여성이었더라’ 하는 소식이 늘고 있다.
조이 그레이슨(33·Gryson) 역시 최근 패션계 한인관련 뉴스에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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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제이콥스 수석 디자이너로 근무하다 자신의 이름을 딴 그레이슨 핸드백을 런칭한 조이 그레이슨>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녀는 전 세계 여성들이 열광해 마지않았던 마크 제이콥스 핸드백 라인의 수석 디자이너였다. 물론 그전에도 코치나 캘빈 클레인 등 쟁쟁한 브랜드에서 일했으며 그녀의 손을 거친 꽤 많은 디자인들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전 세계 패션 피플들을 열광시켰던 마크 제이콥스의 히트상품 ‘스텔라 백’ ‘소피아 백’ ‘조 백’ 등이 모두 그녀의 손끝에서 디자인된 백들이다.
그렇게 잘 나가던 그녀가 지난해 과감히 자신의 든든한 백그라운드였던 마크 제이콥스를 떠나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런칭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우려를 접고 그레이슨 백은 출시되자마자 유명 백화점인 블루밍 데일과 니먼 마커스에 바로 입점했고 예약자들이 줄을 이었다.
패션지 바자는 ‘새로 나온 가방 중 최고의 아이템’이라며 그녀의 가방에 열광했다. 최고급 이탈리아산 송아지 가죽에 꼼꼼한 재단, 철저한 수공예 짜임이 특징인데다 가격도 유명 메이커의 50~70% 수준이라 상당수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세 살 때 홀트 아동복지센터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된 그레이슨은 어릴 적 건축가가 꿈이었다고 한다.
FIT 패션 스쿨에서 머천다이징(merchandising)을 전공했다.
2002년 마크 제이콥스에 특채돼 핸드백 디자이너로 명성을 떨치던 그녀가 지난해 돌연 사표를 던졌다. 남들이 볼 땐 최고의 직장이었지 자기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없었기에 결국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거기서 일한 3년 동안 단 하루도 쉰 적이 없었어요. 임신한 채 뉴욕과 밀라노를 한 달에도 몇 번씩 오가며 일했죠.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지금 후회하지 않아요.”
현재 남편 피터 그레이슨과 사이에 어린 딸 올리비아를 두고 있는 그녀의 핸드백 디자인은 모던과 빈티지, 반듯함과 무정형성 사이를 오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방은 대형 빌딩과 같아요. 버클에, 손잡이, 지퍼, 주머니, 안쪽 칸막이 등등이 완벽히 조화를 이루려면 하나의 빌딩처럼 완벽히 설계돼야 하죠.”
핸드백 샤핑을 나서는 샤퍼들에게도 꽤 유용한 어드바이스가 될 그녀의 핸드백 디자인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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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슨이 올 봄 내놓은 핸드백 디자인. 벌써부터 패션 리더들에게 입소문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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