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달 10달러 후원 빈곤국가에‘생명의 우물’을

2007-04-27 (금)
크게 작게
■지구촌공생회 미서부지회 출범식 온 송월주 스님

“베풂은 마음 비우는 자비의 실천”

한국 불교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번이나 지낸 송월주(72) 스님이 LA를 찾았다. 지구촌공생회 대표 자격으로 29일 출범하는 서부지회를 격려하기 위해서다.
2004년 2월 정식 출범한 지구촌공생회는 빈곤국가에 빈곤 퇴치와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불교 구호단체다. 월 1만원 후원금으로 빈곤국가에 ‘생명의 우물’을 파는 지구촌공생회를 이끌고 있는 스님은 베풂에 대해 이야기했다.


HSPACE=5

<송월주 스님은 “10달러면 빈곤국가에는 밥과 물이 된다. 생명 우물이 장애인에게는 발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진천규 기자>>

― 지구촌공생회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유엔이 지정한 30개 빈곤국가를 돕고자 합니다. 못 배운 사람, 질병자, 배고픈 사람이 빈곤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환경 보존과 전쟁 방지도 중요합니다.”
― 어떻게 구호 사업을 벌일 생각을 하셨나요.
“2001년 노르웨이에 갔었습니다. 우리 나라보다 국토도 작고 인구도 적은 노르웨이가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연간 3,000만달러를 투자해 캄보디아 지뢰 제거에 앞장서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1년에 10만달러도 안 내놓는 한국이 안타까웠어요. 한국도 6·25전쟁 때 많은 것을 받았으니, 우리도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HSPACE=5

<400달러면 캄보디아 빈민 마을에 맑은 식수를 공급할 수 있는 우물 한 개를 팔 수 있다. 우물에서 길러 올린 물에 어린이가 몸을 씻고 있다.>

― 지금까지 어떤 성과가 있었나요.
“캄보디아는 더러운 물을 그냥 마시기에 수인성 피부 질환 등이 많이 시달립니다. 깨끗한 물을 마시게 하기 위해 우물을 파기 시작했는데 그 덕택에 환자가 80%나 줄었답니다. 그래서 3년 안에 우물 1,000개를 완공하려고 합니다. 저희는 ‘생명의 우물’이라고 부릅니다. 몽골에도 12개 우물을 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식수 문제가 심각한 케냐, 탄자니아, 에티오피아에도 우물로 도울 겁니다.”
― 세계 구호를 왜 하십니까.
“지금은 정말 지구촌 아닙니까. 하루면 세계 어디라도 가잖아요. 모르면 안 돕지만, 알고도 모른 척 할 수는 없잖아요. 지금은 세계 시민으로서 살아야 합니다. 하루에 1달러도 없이 사는 사람이 세계에 14억명입니다. 전기 없이 사는 사람도 16억명입니다. 풍요한 곳이 많은 만큼 어두운 곳도 많습니다. 최선을 다해 빈자를 돕는 게 공생 아닌가요.”
― 지구촌공생회가 미국에 지회를 세우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가장 부강한 나라, 미국에 사는 한인이 빈곤 국가를 돕는다면 상징성이 있을 것입니다. 미국인에게도 우리가 하는 자비와 사랑을 알릴 수도 있을 것이고요. 잘 살수록 고통받는 사람을 돕는 데 앞장서야죠.”
― 경제적으로는 갈수록 풍요해지고 있지만 정신은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가진 사람의 탐욕심 때문입니다. 베푼다는 것은 자기를 비우는 운동이요, 남과 함께 산다는 자비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남을 도우면 탐욕심도 줄고 마음도 비워질 것입니다. 베풂은 정신 개혁 운동입니다.”
― 바로 옆 이웃도 제대로 보기 힘든 게 현대인의 모습입니다.
“동체 대비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불교는 천지가 한 뿌리이고, 만물이 한 몸이라고 봅니다. 그러니 이웃도 나와 똑같은 존재인 거죠. 도우면 고통이 줄고 즐거움을 늘어납니다. 동체심을 가지면 우리 모두 한 울타리 안에 있다는 것을 사회와 가정이 교육해야 합니다. 이웃을 감싸고 품으려는 노력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 현대인이 잊지 말고 살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자기중심 주의를 버리고 더불어 함께 사는 마음을 가져야 해요. 자비심이 곧 부처입니다. 이기적 생각에서 벗어나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자비와 사랑이 모자라기 때문에 모래알 같은 세상이 된 겁니다.”
한편 지구촌공생회 미서부지회 창립법회는 29일 오후 2시 달마사에서 열린다. 장소 3505 W. Olympic Blvd., LA. 문의 (213)382-2179

HSPACE=5


<김호성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