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웰빙 이야기 ‘아름답게 늙기’

2007-04-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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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은 노인에 대한 오해가 많다.
“노인들은 돈이 없다. 또는 가난하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미국 75%의 자산이 65세 이상 분들이 조절하며, 자신이 원하면 쓸 수 있는 용돈의 반 이상이 65세 이상 어른들이 가지고 있다.
“노인이 되면 정신력이 약해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분들의 정신력이 놀랄 만하다. 이때야 말로 자유로워져 원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때이다. “나이가 들면 망령기가 있다”고 알지만 사실은 노인의 95%는 망령기가 없다는 발표이다.
“늙으면 만성 질환이 생긴다.” 그것도 사실이 아니다. 1970년대 미 정부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15%만이 만성 질병에 시달린다고 한다. “노인들은 외롭다.” 젊어서 심심하게 산사람은 늙어서도 외롭다.
결론은 자신부터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이 원하는 것, 원하는 곳을 향해 새로운 선택을 하며 활동적으로 사는 사람은 나이가 40세, 50 또는 80, 90, 100세에 별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지금 50세인 분은 앞으로 40년을, 또 60세인 분은 25년 이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음을 편히 가져야 한다. 영혼의 건강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 묵상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현하며 사람과의 관계가 좋아야 한다.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노년의 안정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한다. 모든 일에 균형을 잡을 줄 알고 만사에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라. “주는 것이 남는다”는 말, 계속 남에게 베풀라는 뜻이겠다.
“아름답게 늙기”는 지난주 한미여성회의(KAWA)에서 있었던 멤버 교육 세미나의 제목이다. 이 시간에는 67세부터 92세 되시는 분들의 글을 모아 출판한 ‘한세상 살다보니’ 책과 편집자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밝은 표정과 단정한 옷차림으로 회의 준비에 바쁜 이들을 보며 ‘이분들은 정말 아름답게 늙어가는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 “나 그 책, 밤을 새면서 다 읽었어. 그중에 카터 대통령 글이 제일 내 마음에 와 닿네.”
“내 나이? 20년생이니까 90이 다 되었지” 그 옆자리에 계신 19년생이신 권사님은 저녁마다 국민체조를 하시고 아침마다 묵향이 가득한 방에서 천자문을 쓰신단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날 것을 상에 놓으면 없어지나? 먹게 해 놓아야지.”
아침마다 브라컬리와 당근을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 잡수신다는 연세 여쭙기가 어렵도록 예쁘고 당당하신 권사님, 그리고 식사기도를 해주신 김 전도사님, 이분들이 KAWA 멤버의 일원으로 뜨개질과 바느질을 가르치시고, 만드시고, 또 카운슬링을 하시는 어른들이시다.

김준자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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