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석이야기 ‘마법과 같은 빛의 향연’

2007-04-21 (토)
크게 작게
보석의 움직임에 따라 항상 다르게 보이는 신비로운 빛이란 뜻의 이름을 갖고 있는 문스톤. 옛날엔 달이 뜨고 기우는 형상을 볼 수 있다고 믿었던 신비하고 따스한 보석, 백년 전 아르 누보(art neuveau) 시기에 특히 인기였던 문스톤은 프랑스의 골드 스미스였던 Rene Lalique가 이를 이용한 많은 제품을 선보였다.
원산지인 스리랑카의 문스톤은 투명한 배경색에 pale blue인 반면, 인도의 문스톤은 브라운, 그린, 오렌지 등의 배경색이 빛과 그림자의 상호작용에 따라 흐릿하게 반투명 혹은 불투명으로 보이는 특징이 있다.
이런 미묘한 컬러와 좋은 광택은 관능적이고 여성적인 아우라를 표현하기에 이상적인 보석이다. 많은 나라에서 신비와 주술의 힘이 있다고 믿어진 문스톤은 인도에선 신비하고 성스러운 보석, 밤엔 시력을 좋게 해준다고 “dream stones”이라 불린다.
아라비아에선 부드러운 빛이 우리의 감성과 잠재의식, 직감을 강하게 해줘 우리의 존재를 완전함으로 이끄는 보석이라고 추앙한다. 한편 진정한 사랑에 눈뜨게 해주고 그 사랑을 지켜준다고 해서 “lover’s stone”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문스톤은 cabo-chones으로 커팅하는데, 스톤의 높이와 이상적인 빛의 효과를 내기 위한 스톤의 축을 잘 맞춰 커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스톤의 희미한 빛은 속에 있는 얇은 판 혹은 주름 때문인데, 들어오는 빛이 여기에서 굴절되고 흩어지면서 생기는 빛의 효과야 말로 다른 보석과 구별되는 문스톤만의 아주 특별한 현상이다.
원석 자체를 놓고 보면 우리가 보는 문스톤의 아름답고 신비한 빛을 상상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좀처럼 호감조차 가지 않는다. 이런 신비한 빛은 cutter가 만들어내는 정교한 장인 예술로, 훌륭한 보석에는 따뜻한 열정과 애정을 불어넣는 cutter, setter, designer 등 많은 사람의 손길과 혼이 담겨진다.
이렇게 만든 제품은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기능만을 강조한 제품과는 달리 생명의 기운과 감동을 준다. 따라서 오래도록 그 가치를 유지하는 앤틱이 될 수 있다.
가장 값어치 있는 문스톤은 3차원 색의 깊이를 보여주는 푸른 문스톤이지만 다양한 색의 인도 문스톤은 전통적인 푸른 문스톤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저렴하다. 이는 오늘날 누구라도 자기 취향에 맞는 문스톤을 선택해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밋밋한 옷일지라도 우이한 진주 목걸이, 혹은 예술적 향취가 느껴지는 문스톤 반지를 더하면 클래식 수트를 입은 듯 보이는 힘이 있다. 보석은 크기는 작지만, 그 효과는 강한 아이템으로, 여성 패션의 끝이자 화룡점정이 아닐까.

메이 김 <젠 보석 대표>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