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커버스토리 그랜드캐년 ‘속살’보다

2007-04-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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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땅’그랜드캐년

지상 1,200m 공중전망대 ‘스카이워크’ 탐방

그랜드캐년 서쪽, 그 절벽 끝자락에서 대자연의 숨결을 느끼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2박3일의 일정으로 새로 생긴 그랜드캐년의 스카이워크 관광을 다녀왔다. 다녀온 소감은 뭐랄까…한마디로 설명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소문의 전망대도 전망대이지만 그랜드캐년을 그렇게 가까이서 느끼고 온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유리바닥 발밑 대협곡 장관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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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에서 내려다본 스카이워크. U자 모형의 전망대가 절벽 끝에서 허공으로 70피트 뻗어있다. >

아직 뜨겁지는 않지만 강하게 부는 모래 섞인 바람에, 파아란 하늘에, 잔잔히 흐르는 콜로라도강, 인디언들 그리고 그랜드캐년 깊숙이 대자연의 혼을 느낄 수 있었던 스카이워크 절경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란 대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사실 한인들이 주로 가게 되는 그랜드캐년 사우스림에 비해 스카이워크가 있는 웨스트림은 한인들에게도 거의 처녀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그랜드캐년 사우스림이 하루 1만명이 다녀간다면 이곳은 그동안 하루 관광객 숫자가 약 800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스카이워크가 완공된 이래 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관광객 숫자가 4배 이상 급증했다. 아직 스카이워크까지 가는 도로가 정비되지 않아 울퉁불퉁하고 험난하지만, 올 7월께는 도로도 정비될 예정이라 여름부터는 관광객이 더 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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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노 포인트에서 한인 관광객들이 식사를 하며 절경을 감상하고 있다>

스카이워크는 후알라파이 인디언 보호구역에 자리한다. 모뉴먼트 밸리에 나바호족이 있다면 그랜드캐년 웨스트림에는 후알라파이족이 있다. 사실 스카이워크는 후알라파이족이 라스베가스 여행객을 끌어 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다.
라스베가스와 약 120마일 정도 떨어져 있어 사우스림보다는 가깝기 때문이다. 자동차로 라스베가스에서 그랜드캐년 웨스트림까지 약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그랜드캐년 웨스트림은 이글 포인트와 스카이워크, 인디안 빌리지, 구아노 포인트, 후알라파이 랜치 등이 주요 관광 포인트이다. 스카이워크는 자연훼손의 논란도 있었지만 그랜드캐년의 병풍 같은 대장관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황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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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워크는 바닥과 옆면이 모두 강화 특수 유리로 돼 있어 하늘에서 그랜드캐년을 보다 가깝게 체험할 수 있다. 유리를 보호하기 위해 일회용 덧신을 신고 둘러본다. >

주마간산 “이제 그만”… 들춰보니 또다른 감동


스카이워크는 캐년 바닥에서부터 약 4,000피트(1,200미터) 높이에 지어졌는데, U자 모형의 전망대가 절벽 끝에서 바깥 허공쪽으로 70피트(21미터) 뻗어 있다. 바닥과 옆면이 모두 강화 특수 유리로 돼 있어 하늘에서 그랜드캐년을 보다 가깝게 체험할 수 있다.
이 유리 전망대는 90톤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120명이 한꺼번에 올라갈 수 있지만 들어갈 때 인원을 조금씩 제한한다. 유리를 보호하기 위해 일회용 덧신을 신고 둘러보게 되는데, 처음에는 조금 떨리지만 이내 그 스릴을 만끽하게 된다.
관람객들은 U자 모형의 전망대를 걸어다닐 수 있는데, 전망대의 넓이는 10피트로 생각보다 그렇게 좁지는 않았다. 옆면의 유리벽 높이는 4.5피트 정도. 바닥유리로 투과해 볼 수 있는 콜로라도 강의 누런 강물 줄기는 유유자적 흐르고 있었다. 또한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주는 캐년의 협곡과 절벽 등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어 눈을 감을 수 없게 만든다.
현재 스카이워크 안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개인 카메라나 전화기 등 개인 가방을 들고 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혹시 생길 수 있는 낙하위험이나 유리바닥의 손상 등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다. 개인 사진을 찍을 수 없는 대신, 15달러를 내면 사진을 찍어준다. 즉석에서 현상해 주는데 약 15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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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전망대는 120명이 한꺼번에 올라갈 수 있지만 들어갈 때 인원을 조금씩 제한한다. 전망대의 넓이는 10피트로 생각보다 그렇게 좁지는 않았다. >

스카이워크를 걸어나오면 임시 관광객 센터내 벽면에 ‘I did it’ 등 세계 각국어로 ‘나 여기 다녀왔다’는 내용의 낙서를 쓰기도 한다. 이미 한 쪽 벽면에는 세계 각국어로 낙서가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스카이워크가 있는 이글포인트는 절벽형상이 커다란 독수리가 날개를 편 형상을 닮아서 명칭을 이글 포인트라 지었다. 주변에 가드레일이 없어서 우스갯소리로 사진을 찍을 때 ‘조금만 뒤로 가라’했다간 바로 천길 낭떠러지로 향하게 된다.
인디안 빌리지 역시 스카이워크 바로 옆에 조그마하게 마련돼 있는데, 이곳에서 후알라파이 족을 만날 수 있다. 인디언들이 깊은 음색의 피리를 불기도 하며 춤을 선보이기도 한다. 전통 민속춤 공연 때는 관광객들이 함께 참여해 춤을 추기도 한다.
작은 빌리지 내에는 후알라파이족, 호피족, 나바호족, 플레인 족, 하바수파이족 등의 5개 부족의 주거 건물이 모여 있다. 자세히 보면 부족들마다 집 모습이 조금씩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천막 모양의 티피(Tipi)에서부터 토담집, 움막 등을 볼 수 있다.
스카이워크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가면 구아노 포인트에 당도한다. 구아노 포인트에서 보는 그랜드캐년의 전경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장관이다. 콜로라도 강과 멀리 캐년 끝까지도 구경할 수 있다. 또한 구아노 포인트에서는 후알라파이족이 대접해 주는 ‘All- you- can -eat’ 부페로 닭고기와 옥수수 등을 먹을 수 있는데 맛이 별미다. 이곳에서는 하이킹도 가능한데, 관광객들은 가장 높은 바위산에 오르기도 한다.
스카이워크여행에서는 꼭 빼먹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헬리콥터 투어다.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보는 그랜드캐년의 장관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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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알라파이 모터 보트를 타고 콜로라도 강 주변 경관을 보고 있는 한인 관광객들>

저니(Journey)라는 일인당 199달러짜리 패키지를 구입하면 헬리콥터와 모터보트 타기 경험을 약 한시간 동안 할 수 있는데 결코 싸지 않지만 꼭 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우리 일행은 56명중 24명이 저니에 나섰는데 모두들 대단히 만족스러워했다(이 패키지를 구입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동안 사진도 많이 찍고 좀더 여유롭게 관광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을 들었다).
헬리콥터를 타고 그랜드캐년의 협곡을 보면서 4,000피트 아래 콜로라도 강쪽으로 내려가면 후알라파이 모터보트를 탈 수 있다.
콜로라도 강을 타고 캐년 아래쪽을 탐험해보는 보트 탐험 역시 운치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TV에 소개됐다는 바람 동굴 터널 등 주요 명소를 구경할 수 있다. 헬리콥터를 타고 약 7분간 비행하며 캐년을 내려가 콜로라도 강에서 모터보트를 타게 된다. 보트를 탄 후에는 다시 헬리콥터를 타고 캐년 위로 올라오게 된다.
현재 개인 차량은 스카이워크 바로 앞까지는 가지 못한다. 개인 차량으로 갈 경우 그랜드 캐년 웨스트 공항까지 가면 이곳에서 무료로 주차하고 투어 패키지 티켓 및 스카이워크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대개 관광객들은 스카이워크(25달러)와 스피릿 패키지(49.95달러) 등을 구입한다(관광사를 통하면 여행사 에이전트의 디스카운트가 있다).
공항이라고 해봐야 소규모 경비행기 및 헬기 등이 내리는 곳으로, 이곳도 앞으로 비행시설이 보강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15분마다 운행하는 그랜드 캐년 웨스트 익스프레스 셔틀버스를 타게 되는데, 스카이워크까지 약 14마일을 울퉁불퉁하고 거친 꼬불꼬불한 길을 달리게 된다.
그랜드 캐년 웨스트 공항까지의 길도 비포장 US 93번도로라 험난한 편이다. 개인으로 갈 경우 SUV 이상의 차를 타고 가는 것이 안전하다. 일반 승용차의 경우 타이어가 펑크날 가능성이 아주 높다. 한편 올해 말에는 스카이워크에 영화관과 뮤지엄, VIP 라운지, 레스토랑 등을 포함하는 관광객 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티켓 정보>
▲그랜드캐년 웨스트:이달 말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오픈하며 그 이후는 오후 6시까지다. 그랜드캐년 웨스트 공항에 자리한다.
-스카이 워크: 25달러
-스피릿(Spirit) 패키지: 일인당 49.95달러. 점심식사 포함 구아나 포인트, 이글 포인트, 후알라파이 랜치 등이 포함돼 있다. 스카이워크는 따로 25달러를 내야 한다.
-스카이: 일인당 74.95달러. 스카이 워크, 이글 포인트, 구아나 포인트, 후알라파이 랜치, 점심식사 등 포함
-익스플로러: 일인당 109.95달러. 점심식사, 이글포인트, 스타이워크, 구아나 포인트와 말타기 및 허머 타기가 포함된다.
-저니(Journey): 일인당 199달러. 헬리콥터 및 콜로라도 강에서 보트타기.
-크리에이션(creation): 일인당 29.95달러. 스카이워크는 포함돼 있지 않다. 점심식사와 구아나포인트 또는 후알라파이 랜치 중 한 곳만 선택해 구경할 수 있다.
-말타기: 30분간 59달러, 90분간 79달러
-허머타기: 30분간 59달러, 1시간 89달러.
-문의: (877)716-9378, (702)878-9378
www.destinationgrandcanyon.com
www.grandcanyonskywalk.com(한국어로도 게시판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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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버댐 경유: 약 375마일, 약 6시간15분 소요.
10번 east 샌버나디노 방향으로 40마일 가다가 15번 north 바스토우/라스베가스 방면으로 213마일 정도 달린 후 215번 east 헨더슨(Henderson) 방면으로 갈아타 11마일 정도 간다. 93번 south로 62마일 간 뒤 Pierce Ferry Rd. 에서 좌회전해 북쪽으로 향한다. Diamond Bar Rd.에서 우회전해 다이아몬드 바 로드가 끝나면 그랜드캐년 웨스트를 만난다.

▲킹맨 경유: 387마일, 약 5시간50분 소요.
10번 east를 타고 샌버나디노 방향으로 40마일 달려 15번 north 바스토우/라스베가스로 갈아탄다. 73마일 가면 40번을 만나 east를 타고 애리조나 킹맨으로 향한다. 204마일 정도 가면 스탁튼 힐(Stockton Hill) 로드가 나온다. 스탁튼 힐 north 방향으로 42마일 가면 Pierce Ferry Rd.를 만나 우회전해 7마일 정도 간다. 다이아몬드 바 로드를 만나면 우회전, 21마일 정도 가면 그랜드 캐년 웨스트 입구를 만난다.

▲LAX에서 비행기를 타고 갈 경우
아메리칸, 사우스웨스트, 유나이티드, US 에어웨이 등이 논스톱으로 라스베가스까지 간다. 항공료는 약 78달러부터. 라스베가스에서 2시간30분 정도 운전해 가거나 그랜드캐년 웨스트 일일관광을 이용한다.

<아주관광 코스>
매주 월요일 출발한다. 2박3일의 여정으로 2박 모두 라스베가스에서 묵는다. 선택관광으로 라스베가스 시내 야경 관광, 쥬빌리쇼, 헬리콥터와 모터보트 투어 등이 있다.
일인당 299달러로 75달러의 스카이 패키지가 포함돼있다.

정이온 객원기자·아주관광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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