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프리카에 물고기 낚는법을”

2007-04-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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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 물고기 낚는법을”

김평육 선교사는 “무슬림은 아프리카 곳곳에 모스크를 세워 전도하고 있는 만큼 기독교인도 대응을 잘 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평육 선교사 ‘월드미션 프론티어’대표로 복음 전파

사업가 활동하다 1994년 르완다행
‘비전 2012’선포… 자급자족 계몽 선교 모색

전쟁이란 사람의 운명을 통째로 뒤집어 놓는다. 전쟁은 김평육(51) 선교사의 삶도 바꿔놓았다.
그의 삶은 1994년을 기점으로 나뉜다. 그 이전에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컴퓨터 통신 분야 사업체인 ‘데이터링크 시스템’을 경영하던 사업가였다. 신앙인으로서는 크리스천 라이프를 발행했다.
그러다 1994년 아프리카 르완다에 내전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카메라를 들고 그 곳으로 날아갔다. 종군기자를 자임한 것이다.
살기등등한 눈빛의 어린 소년병, 먹을 것을 찾아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아이…. 르완다에서 목격한 처참한 광경은 그를 사업가로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이때 고아 8명을 키우고 있는 한 미망인 사모를 돕기 시작했다. 그 이후 그는 구호단체인 ‘월드미션 프론티어’ 대표로 아프리카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38세에 시작한 일인데, 세월이 이렇게 빨리 흘렀네요”라고 말하는 김 선교사의 머리에는 ‘흰 눈’이 뽀얗게 쌓였다.
김 선교사는 최근 ‘월드미션 프론티어 비전 2012’를 선포했다. 핵심은 아프리카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그래야 선교도 제대로 될 수 있다는 경험에서 선포가 나왔다.
“르완다 내전 현장에서 시작해 부룬디, 탄자니아, 우간다, 콩고에까지 많은 구제 사역을 벌여왔습니다. 고아원을 세우고 전쟁 과부와 난민을 돌보는 일도 했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주는 일만 할 수는 없습니다. 아프리카 국가 스스로가 자립해서 발전해야만 선교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김 선교사는 2012년까지 아프리카 4개국에 12개 종합선교센터를 건축할 계획이다. 건물만 짓는 게 아니라 농장 속에 건물이 들어서는 형식이다. 더 이상 주는 걸 얻어먹는 게 아니라, 아프리카 사람이 자급자족하도록 유도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일꾼 양성도 중요 과제다. 이미 한동대와 연세대에서 5명이 공부를 하고 있다. 탄자니아에 개설한 한글학교에는 20명이 한국 유학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전기, 농사 등 단기 기술 유학단도 한국으로 많이 드나들고 있다.
김 선교사는 아프리카 현지의 선교 현황을 둘러볼 수 있는 여름 단기선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7월 한달간 르완다, 부룬디, 콩고, 우간다, 탄자니아를 둘러보게 된다. 이 기간에 찬양팀, 체육선교팀, 전통예술 공연팀도 함께 한다.
참가 경비는 항공료와 체류비를 더해 약 3,500달러. 문의 (562) 921-1233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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