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봄철 입맛 돋우는 보양식

2007-04-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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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계절 봄의 생기 맛보세요

특별히 하는 일도 없는데 몸이 유난히 나른하고 피곤하다. 입맛이 없고 소화가 잘 안 되고, 밤에는 불면증 증세까지 나타난다.
해마다 봄이면 찾아오는 불청객, 춘곤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춘곤증이란 겨울 추위에 적응했던 신체가 따뜻한 봄 기온에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증상으로 보통 1~3주간 지속된다.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는 겨울에 익숙했던 신체가 일조시간이 긴 봄에 맞춰 체온조절을 하기 위해 피부혈관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자주 일어나는데, 이를 조절하는 아드레날린과 인슐린, 멜라토닌 등의 호르몬 분비가 많아져 몸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많아지고 자연히 피로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봄에는 또한 근육형성에 필요한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이 겨울보다 훨씬 많이 필요한 시기인데 입맛이 없어 식사를 거르다보면 춘곤증은 더욱 심해진다는 것. 나른한 몸에 생기를 주고, 잃어버린 입맛을 찾아 줄 보양식이 필요한 때다.
춘곤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아침에는 생선, 두부나 콩 종류, 채소위주의 식사를 하고, 저녁에는 잡곡밥이나 봄나물 등의 신선한 채소, 미역 등 해조류를 충분히 섭취하면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춘곤증으로 고생하는 남편과 자녀들을 위해 봄기운 가득한 보양식을 만들면 어떨까. 대표적인 봄철 보양식을 한 자리에 모았다.


▲영양 솥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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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따끈한 밥 한 공기는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영양식이다. 각종 약재와 몸에 좋은 재료를 듬뿍 넣어 정성을 다해 만들면 우리가족 부족한 기를 보충할 수 있을 것이다. 의외로 만들기 편하고 다른 반찬도 필요 없는 한 그릇 음식이라 주부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메뉴.

▲삼계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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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른 감이 있기는 하지만 오뉴월만 되도 90도를 넘나드는 더운 날씨를 보이는 남가주에서는 봄에 즐길 수 있는 보양식에 삼계탕을 넣어줄 만하다.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면 찬 음식을 많이 먹게 되기 일쑤. 이때 속을 따뜻하게 해주면서 단백질과 비타민이 많은 보양식으로 삼계탕만한 것이 없으니 말이다. 푹 고아 뽀얗게 우려낸 닭 국물에 몸에 좋은 한약재가 듬뿍 들어간 삼계탕은 잃어버린 입맛도 찾고 원기도 회복할 수 있는 최고의 보양식이다.

<보양식 효과 200% 얻으려면>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도 생활 습관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보양식을 먹어도 큰 효과를 얻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춘곤증을 이겨내기 위해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 이외에 숙면을 취하고 유산소 운동을 함으로써 신진대사 기능을 원활하게 할 것 등을 조언했다. 나른한 몸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간장약이나 비타민, 보양식에만 의존하기보다는 하루 7~8시간의 숙면을 취하고 1주 3~5회, 30~50분씩의 운동을 시작해 보자.

■집에서 쉽게 만드는 봄철 보양식


전복죽 한 그릇에 춘곤증 저멀리

■삼계탕
재 료: 닭 1파운드짜리 1마리, 수삼 1뿌리, 마늘 3쪽, 생강 약간, 밤 2개, 대추 3개, 황기 1/2뿌리, 불린 찹쌀 1컵, 은행 4개, 잣 약간, 송송 썬 대파 약간, 노란 지단, 흰 지단, 소금과 후추가루 약간씩

만들기: 닭은 내장을 꺼내 손질한 뒤 흐르는 물에 안팎을 깨끗하게 씻고 물기를 빼 둔다. 수삼은 껍질을 긁어 싹이 나는 부위는 잘라내고 씻어 건진다. 밤은 껍질째로 준비하고 황기는 너무 긴 것은 적당한 길이로 잘라 준다. 은행은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데쳐내 껍질을 벗겨준다. 손질한 닭 속에 불린 찹쌀과 밤, 대추를 넣고 오므려 무명실로 꿰매 고정시킨다. 냄비에 닭을 담고 푹 잠길 만큼의 물을 부어 넣고 수삼과 황기, 마늘, 남은 밤, 대추, 생강을 넣고 끓인다. 푹 끓인 삼계탕을 담고 흰색과 노란색 지단 채 썬 것, 은행, 잣을 올리고 송송 썬 대파와 소금, 후춧가루를 곁들여낸다.


■영양 솥밥
재 료: 찹쌀 1/2컵, 멥쌀 2컵, 말린 도라지 50g, 인삼가루 2큰술, 닭 뼈 300g, 마늘 3쪽, 양념장(간장 4큰술, 물 2큰술, 다진파 2큰술, 설탕 2작은술, 깨소금 1큰술, 참기름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만들기: 찹쌀과 멥쌀은 30분 정도 불렸다가 깨끗이 씻어 망이나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다. 말린 도라지는 미지근한 물에 불려서 잘게 자른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닭 뼈와 마늘을 넣고 뽀얗게 국물이 우러나도록 끓인다. 식으면 깨끗한 가제를 깔고 걸러 맑은 국물만 준비한다. 준비한 분량의 양념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솥에 불린 도라지와 인삼가루, 쌀을 담고 닭 국물을 적당히 부어서 밥을 짓는다. 뜸을 충분히 들여야 밥이 부드럽게 된다.


■냉이 된장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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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료: 냉이 300g, 소금 약간, 양념장(된장 1 1/2큰술, 다진 파 1 1/2큰술, 다진 마늘 1 1/2큰술, 깨소금 1큰술, 참기름 1큰술, 설탕 1/2작은술)

만들기: 냉이 뿌리는 칼로 긁어 흙을 털어내고 누런 떡잎은 떼어낸 다음 물에 여러번 헹군다. 손질한 냉이는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살짝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다. 굵은 것은 반으로 가르고, 긴 것은 먹기 좋은 길이로 썬다.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데친 냉이에 양념장을 넣고 간이 쏙 배도록 조몰락 조몰락 무친다.


■전복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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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료: 전복 중간크기 1개, 찹쌀 1컵, 참기름 1큰술, 물 6컵,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소금 혹은 간장 약간

만들기: 전복은 깨끗이 씻어 물에 살짝 불렸다 건진다. 작은 솔을 사용해 전복 가장자리 까만 것들을 문질러 씻어 살짝 헹군다. 작은 칼이나 얇은 숟가락을 사용, 껍데기에서 살을 떼어낸다. 전복살과 내장을 분리한 후, 내장은 까만 모래집만을 떼어 내고 소금을 약간 넣은 물에 살짝 데친다. (이 때 살아 있는 전복일 경우에만 내장을 손질하며 죽은 전복일 경우 내장은 버린다.) 전복 살은 얇게 썰고, 살짝 데친 내장도 건져 작게 썬다. 내장 데친 물은 버리지 말고 두었다 죽 쑬 때 물과 섞어 사용한다.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전복살과 다진 파, 마늘을 넣어 볶다가 불린 찹쌀을 넣고 함께 볶는다. 쌀이 냄비에 눌어붙기 전에 물을 붓고 끓인다. 내장을 넣을 때는 한 소끔 끓고 난 후에 잘게 썬 내장과 내장 데친 물을 붓고 가끔씩 저어가며 쌀 알이 완전히 퍼지도록 끓인다. 소금 혹은 간장으로 간한다.

▲냉이
봄의 정기가 가득 담긴 봄 보양식에는 뭐니뭐니해도 산과 들에 자생하는 새순과 봄나물이 빠질 수 없다. 봄에 트는 싹은 전분과 무기질, 비타민이 주성분으로 그 중 냉이는 채소 중 단백질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건강식품이다. 향긋한 향으로 유명한 냉이는 한약 재료로 사용될 정도로 약용이 뛰어난데, 간에 쌓인 독을 풀어 주고 간기능을 정상으로 회복하게 하게 해주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냉이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칼륨 성분은 나트륨을 배출하는데 도움을 주며, 지혈효과가 있어 보혈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전복
바다의 인삼이라고 불리는 전복. 전복은 비타민과 미네랄 등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산성체질을 약 알칼리성 체질로 변화시켜 준다. 전복은 4계절 다 맛이 좋은데 5월 한달만 산란기라서 맛이 조금 떨어지니 주의하자. 전복 회는 주로 봄부터 초여름에 먹는데 살이 단단해서 촉감이 좋을 뿐만 아니라 맛도 일품이기 때문이다. 말린 전복은 타우린이라는 영양을 함유하는데, 시력 회복은 물론이고,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도움을 준다. 간과 심장 기능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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