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반야사서 법회 가진 중견 탤런트 선우용녀씨

2007-04-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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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사서 법회 가진 중견 탤런트 선우용녀씨

선우용녀씨는 “결혼하고 이민오기 전 14년 동안 18번을 이사 다닐 정도로 돈 욕심에 산 것 같다”며 “욕심을 버리는 게 마음 공부에 첫 걸음이라는 걸 나중에 깨달았다”고 말한다.

“인기는 부평초 같은 거죠”

“미국 와 사기 당하기도 욕심 버리니 편안해져”
불교와 30여년‘인연’108배가 나의 웰빙운동

푸근한 인상에다 소탈한 성품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중견 탤런트 선우용녀씨.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너무 친하게 봐서 그럴까, 그저 이웃사촌 같이 느껴진다. 정이 가는 모습이다.
선우씨가 8일 속리산 법주사 분원 반야사(주지스님 현철)에서 법회를 가졌다. ‘나는 왜 불자인가’를 주제로 부평초와 같은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의 본래 자리를 찾는 삶을 나누었다.
선우씨는 불교와 다양한 인연을 밝혔다. 그녀는 젊어서부터 호기심이 유별났지만, 오직 종교에만은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유독 불교에만 매료됐다고.
잘 나가던 연기 생활에 갑작스레 환멸을 느끼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1983년, 교회에는 발도 딛지 않았다. 심지어 목사인 친언니가 발벗고 나섰지만, 기독교로 개종을 거부했단다.
“그저 다른 나라 신앙인 기독교 교리를 선뜻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어요.”
선우씨의 미국 생활은 어려웠다. 남편이 진 빚을 갚기 위해 결혼 첫 10년을 보내고 온 미국에서도 식당을 하다가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렸다. 그러다 미용 기술을 배워 미용실에 취직하기도 했었다. 그러다 1989년 한국으로 돌아갔다.
30년 전부터는 대원 장경호 거사가 세운 대원정사를 꾸준히 다니고 있다고 한다. 두 자녀를 임신했을 때는 삼각산 도선사에 가서 새벽 공양을 드릴 정도로 불심이 깊었다. 지금도 대원정사를 비롯해 도선사, 강남 봉은사, 의정부 회룡사 등과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선우씨는 오랫동안 불교를 믿은 효험을 털어놓았다. 아들을 잃을 뻔한 큰 사고 이야기였다.
“지난해 LA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큰아들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우리 애가 타고 다닌 차가 완전히 부서졌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아들은 가벼운 외상 정도만 입었어요. 마침 아들의 사고 소식을 듣기 전에 이상한 꿈을 꿨어요. 아들이 꿈속에서 제게 저벅저벅 걸어오다가 갑자기 동자승으로 변해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무심결에 ‘아이쿠, 관세음보살’하고 명호를 불렀죠. 요즘 들어 부쩍 드는 생각인데, 평소 아들에게 화엄경이나 법구경 속 좋은 경구를 자주 읊어주고 기억하라고 했던 것이 나름의 효험을 발휘한 게 아닌가 해요. 불교를 제대로만 믿으면 부처님의 가피를 받아 생사를 위협하는 거친 파도나 풍랑도 너끈히 피해갈 수 있다고 말이죠.”
선우씨는 한국에서 차로 이동할 때도 불교방송을 듣는다. 일요일마다 불교TV로 법문도 꼬박꼬박 챙겨본다. 집에서는 종종 남쪽을 보며 108배를 하는 습관도 있다. 108배는 종교 행위인 동시에 큰돈 안들이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효과적인 웰빙 운동이라고 한다.
선우씨의 딸인 가수 최연제씨도 엄마를 닮아 모범적인 불자다. 화엄경, 법구경 등 경전 공부는 물론이고 가까운 선원에서 선과 명상 등도 배우고 있다고.
“제가 살아온 것도 그렇고 드라마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대신 살아봤는데 사람이 욕심을 내면 못써요. 내가 못 가진 걸 다른 사람이 가질 수 있고, 다른 사람이 못 가진 걸 내가 가질 수도 있는데 그런 걸 인정하고 나면 사는 게 편안해져요.”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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