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소년 문제는 부모에서 온다

2007-04-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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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들여다보기>

청소년 자녀 때문에 괴로운 부모들이 많다. 어떤 아이는 마약을 하고, 가출을 하고, 성적은 F를 받아도 상관하지 않으며 자신의 진로에 대해 자포자기한 것같이 무관심하다. 어떤 아이는 대부분의 시간을 방에 들어앉아 컴퓨터 게임과 비디오 시청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틴자녀의 문제에 대해 부모들은 난감하다. 아이 때처럼 소리치고 야단을 치면 반항심만 더해서 아예 마음 문을 닫아버리고 부모를 세상에 둘도 없는 원수처럼 대하기 때문이다.
청소년 자녀의 문제는 일이년 사이에 생긴 것이 아니다. 아이를 잘 키워보겠다고 정신없이 바쁘게 살았건만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단 말인가? 부모들은 종종 아이를 사랑한다는 자신의 마음만 믿고 아이를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너무도 무지하다.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지나치게 걱정하고 간섭하며, 자녀의 잘못된 행동에 부모 자신의 스트레스와 신경증을 얹어서 불합리하게 비판하고 처벌한다. 부모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관성 없이 신경질과 분노로 아이를 윽박지르며 혼란하게 만든다.
또 어떤 부모는 시대와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자신이 양육 받아온 방식 그대로 권위적이고 통제적이고, 아이의 인격은 존중함 없이 억압하며 명령한다. 게다가 아이의 개성과 능력은 생각하지 않고 비현실적인 기대감으로 아무리해도 칭찬하지는 않고 끊임없이 더 잘하도록 압력을 가한다. 그래서 아이의 자긍심은 그 누구도 아닌 부모가 꺾어 놓는다. 어떤 때는 아이가 자신을 골탕 먹이려고 일부로 문제를 일으킨다는 피해망상적인 생각으로 오버하며 아이를 황당하게 한다. 어떤 부모는 아이를 통한 대리만족을 얻기 위해 완전주의적인 양육을 시도하다가 자기 뜻대로 행동하지 않는 아이에게 내심 분노하고 증오한다.
문제 청소년 자녀 때문에 어찌할 바 모르는 부모들을 상담할 때 난감하다. 아이의 문제가 일이년 동안에 생긴 것도 아니고, 아이 혼자 만든 문제도 아니기 때문이다. 또 많은 경우, 문제 자녀는 상담조차 오는 것을 거부한다. 문제아 자신이 상담을 거부하니 어떻게 문제를 고칠 것인가? 그래서 부모들은 더 안타깝다. 아이가 상담을 받으면 문제를 고칠 수 있을 텐데 하며 말이다.
그러나 아이가 상담치료를 받는 것 못지않게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그것은 부모가 먼저 상담치료를 받는 것이다. 치열하게 열심히 일하며 키워왔는데 아이 양육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은 말하기도 쉽지 않고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문제아 부모들이 부모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저 아이만 상담해서 고쳐주십시오. 고치는 비용은 열심히 벌어서 대겠습니다”하는 태도이다. 그러나 아이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부모와의 관계에서 오는 것이다. 아이가 변화되기 원한다면 부모 스스로 물어보아야 한다. “부모로서 나는 변화할 수 있는가?” 하고 말이다. 아이 치료 못지않게 부모도 치료가 필요하다.
(213)500-0838

서경화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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